한달만에 글을 씁니다...
저번에 스시타츠 글을 올렸는데 어그로성이 너무 충만하여서 댓글이 무수하게 달렸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일본어를 가급적 자제하겠습니다..ㅜㅜ
제가 워낙 스시를 좋아해서 한달에 한번씩은 스시집을 가는데 입문을 아리아께(신라호텔 일식집)에서 하는 바람에 입맛만 높아져서
스시초희 같은 곳만 가게 되는 몹쓸 입맛이 되어졌습니다...ㅠㅠ
스시초희같이 비싼 스시집은 대부분 강남 도산공원일대에 몰려있는데 스시이끼는 스시효 광화문점과 함께 강북의 거의 유일한 고급
스시집입니다...(호텔 스시집은...빼구요)
강남에 비해 소비층이 직장인으로 한정되어있어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궁금했고 또한 제가 아는 쉐프님이 차리신 업장이라 시간을 내
방문을 하였습니다.
스시이끼는 광화문 근처 빌딩 지하에 있는데 워낙 식당이 많고 넓어서 찾기 조금 힘듭니다.. 특히 옆에는 갓포후루야라는 갓포집이
있는데 외관이 비슷해서 햇갈릴 수 있습니다. 외관은 참 단정합니다...
간판의 한자는 멋있네요...
스시이끼는 아리아께에서 근무하신 송웅식 쉐프님이 작년에 오픈하신 업장인데 아리아께에서 현란한 칼솜씨를 본 적이 있어
특히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른 점심인 11시30분에 도착해 바로 스시다이에 앉습니다...
테이블세팅이 참으로 단정합니다.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입니다.
냉녹차를 요청하고 바로 예약한 점심 오마카세를 청했습니다.
냉녹차에 녹차얼음을 넣어 시간이 지나도 녹차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니 소소한 면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는 모습이 좋습니다.
첫 전채요리로 모주쿠라는 해초에 키조개 관자를 칼이 아닌 손으로 찢은 후 새콤하게 버무린게 나옵니다.
관자를 손으로 찢으니 칼로 자른거와 달리 입으로 느껴지는 느낌이 사뭇 다르고 해초의 상큼함이 어우러져 산뜻하게 출발합니다.
첫 스시로 광어...
스시의 모양은 어느 스시집보다 단아합니다. 특히 생선을 참 이쁘게 떠내 더욱 단아한 스시를 내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날은 햅쌀을 사용했음에도 질지도 되지도 않은 균형잡힌 밥의 맛을 자랑했고 간도 아리아께 쉐프들과 같이 강하지 않은
스타일이여서 첫 스시로는 완벽했습니다.
사족으로 항상 여름은 스시집의 고난이라 하는데 생선의 맛도 그렇지만 여름 쌀도 스시용으로도 별로 좋지 않습니다. 특히 여름이 막
지나간 후 햅쌀이 나오는 시기에는 수분조절이 힘들어 고급 스시집도 밥이 질었다 고두밥이 되는 둥 밥하는 것 조차 어렵습니다.
입가심하라고 내주신 작은 사이즈의 맥주...
이런 서비스가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한치...
원래 오징어 스시들은 입안에 진득하거나 녹진한 식감이 있어 입안에 남는 경향이 있어서 별로 선호하지 않는데...
이날의 한치는 칼집을 정확하게 넣어서 부드러운 식감에 입안에 찐득하게 남지 않아 좋았습니다.
역시 밥도 완벽해 스시랑 잘 어우러집니다...
광어 지느러미도 나옵니다.
광어 지느러미의 기름지고 쫄깃한 맛을 파와 무로 밸런스를 근사하게 잡아준 스시였습니다.
여름은 지났지만 상태가 매우 좋아서 내준 부시리입니다.
재철은 아니지만 상태가 좋으니 적당히 기름진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적당한 타이밍에 나온 맑은국...
중간중간 마시면서 입가심하기 좋았습니다.
입가심 후 나온 참다랑어 속살 간장절임입니다...
한글로 풀어쓰니 겁나 기네요..ㅋ
참다랑어 속살은 참다랑어에서 가장 지방질이 적어 담백하지만 감칠맛이 부족한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단점을 보완하고자 간장에 절이면 감칠맛이 더해집니다.
이날의 속살은 간장에 와사비를 넣었는지 알싸한 맛이 나면서 담백하고 감칠맛이 매우 휼륭했습니다.
전에는 가장 좋아했지만 지금은 너무 기름져서 우선순위가 밀린 참다랑어 대뱃살 입니다.
이끼의 참다랑어도 상당히 좋은 퀄리티입니다..ㅋ
이번엔 대뱃살위에 와사비를 올려서 한점 더...
캘리포니아산 성게알에 연어알을 올린 덮밥(?) 입니다.
이 조합은 맛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죠.. 두그릇 더 달라고 싶었지만 진상이 될까봐 참았습니다..ㅋ
단새우에 단새우알을 올린 스시...
타츠의 단새우보다는 작지만 퀄리티가 좋으니 녹진하고 단맛이 강하게 우러나옵니다.
아구간도 나오네요..ㅠㅠ
다른데처럼 틀에 모양을 낸게 아니라 아구간 본래 모습으로 조리를 했습니다.
아구간은 푸아그라랑 비견될정도로 맛을 자랑하는데요...부드럽고 촉촉하게 쪄내서 더욱 좋았습니다^^
거의 동시에 나온 졸복 튀김과 작은전어 스시입니다..ㅎ
먼저 새끼 전어 스시..
새끼전어는 스시의 꽃이라 불리는데요...초절임정도가 매우 어렵고 전어의 맛을 살리기 어렵지만 맛을 살리면 전어중 가장 맛이 뛰어납니다.
작은전어는 일본어로 고하다와 싱꼬로 구분되는데요 고하다는 전어 한장으로 스시를 쥘 수 있는 크기이고...싱꼬는 두장 이상으로 스시를 쥐어야 할 크기
입니다.
그러니 이날의 전어는 싱꼬입니다..ㅋ
싱꼬여서 그런지 끝내주는 감칠맛이었습니다...
바로 졸복튀김도 먹어줍니다...
가디건 때문인지 웬지모르게 귀엽게 나왔네요..ㅋ
참 맛있게 튀겨내서 맥주를 부르는 맛입니다..ㅠ
선도가 좋아 비린 맛 없어 좋았던 전갱이...
드디어 이끼만의 시그니쳐 스시인 전복 세겹쥐기 스시가 나왔습니다.
다른 곳은 대부분 전복을 반으로 잘라 스시로 내주는데 그러면 밥이 다 넘어가고 전복만 남는 등 밸런스가 맞지 않는데
이렇게 세겹쥐기로 내주면 식감도 더 부드러워지고 밥과 전복도 밸런스가 잘 맞습니다.
물론 모양도 보기 좋습니다..ㅎ
추가로 전복에 전복내장으로 만든 소스도 올려줬습니다.
전복의 맛과 내장소스의 진한 맛이 일품입니다.
마무리로 향해가니 반가운 미소시루도 줍니다..ㅎㅎ
더럽게 비싼 왕우럭조개도!!
비싸지만 그만큼 바다내음과 식감이 조개중 압도적으로 좋은 조개입니다.
일반적으로 구워먹지만 스시로 낼때는 생으로 먹는게 더 좋은거 같습니다..ㅎㅎ
부드럽고 크리미한 식감이 좋은 가리비도 한점..
그리고 그리웠던 아리아께 스타일의 붕장어도 나왔습니다.
보통 붕장어는 바삭하게 구워내거나 부드럽게 조리하는 두가지가 있는데 아리아께스타일은 위 사진과 같이 바삭하게 구워줍니다.
그것도 장어 한마리를 통체로 잘라서 2조각은 스시로, 꼬리쪽은 그냥 주니 기분이 좋을수밖에 없네요^^
붕장어가 나오면 스시가 마무리 된다는 의미가 강한데...
진짜 마무리 스시인 박고지 김밥이 나옵니다..ㅎㅎ
밥의 간이 약한 편이여서 그런지 박고지의 간이 강해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맞았습니다.
박고지 김밥을 먹은 뒤 살짝 아쉬워하던 찰나, 송쉐프님이 더 드시고 싶은게 없냐고 하셔서 아무거나 달라고 했더니...
참다랑어살을 다져 파랑 섞은 뒤 김밥으로 만들어 주네요ㅎㅎ
원래 명칭은 네기도로마끼이지만...일본어 없이 스시 포스팅하는것이 애매한 부분이 조금 있긴 있네요..ㅜ
참다랑어살과 파의 어울림이 상당히 좋아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디저트로 진한 당도를 가진 파인애플과 포도로 마무리 합니다...
사진이 흔들려서 안좋은 사진이지만...ㅠㅠ
마지막으로 인상 좋으시고 말씀도 잘해주시던 송웅식 쉐프님...
강북은 스시집의 불모지여서 오픈 후 걱정을 많이 하였고 방문하고 싶었지만 여러 사정이 있어서 추석 끝나고 방문을 하였습니다.
생선의 다양성은 타츠, 초희보다 적고 양도 적은 편이지만...가장 중요한 스시의 기본인 생선의 질과 밥은 어느 스시집보다
안정적이고 최고였습니다.
특히 시기적으로 불안정한 쌀을 가지고 완벽한 밥을 짓고 간도 휼륭하게 하니 송쉐프님의 실력이 물이 오르신 것 같습니다..^^
9만원의 비싼 가격이지만 최상의 만족도를 얻을 수 있었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방문할 것 같습니다..ㅎㅎ
일본어 없는 포스팅을 작성해서 글이 개판이지만...ㅠㅠ 읽으시는데 불편함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ㅎ
하지만 진짜 마무리는 폴바셋 아이스크림으로 합니다..ㅋ 역시 더운 날씨에는 아이스크림만한게 없습니다.
어쩌다보니 오른쪽에 떳네요..ㅠㅠ
이 글을 보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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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우데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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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사람들은 못알아듣죠...병기하시거나 지금처럼 쓰시는게 이해도 쉽고 훨씬 좋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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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뚝뚝배기/잘 하신것 같아요 지금도 어떤 벌레같은게 꼬인걸 보니 현명하신 처사이신듯. 광화문 근처에서 일하는 데 기회되면 저도 가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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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에 대해서 잘몰랐는데 이렇게 한글로 풀어서 포스팅하니 저같은 초보가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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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포스팅이 개인적으로 더 알아듣기쉬웠는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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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우데스까! | 14.09.15 13: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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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뚝뚝배기/잘 하신것 같아요 지금도 어떤 벌레같은게 꼬인걸 보니 현명하신 처사이신듯. 광화문 근처에서 일하는 데 기회되면 저도 가봐야겠네요! | 14.09.15 14: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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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사람들은 못알아듣죠...병기하시거나 지금처럼 쓰시는게 이해도 쉽고 훨씬 좋은데요 | 14.09.15 15: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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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에 대해서 잘몰랐는데 이렇게 한글로 풀어서 포스팅하니 저같은 초보가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 14.09.16 15: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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