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이 나오는 모든 장면을 기록해 두었습니다. = 줄거리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으니 안 보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FROZEN.
한국 개봉명. 겨울왕국.
개봉 11일째를 맞는 지금 애니메이션 장르라는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260만명이 관람하는 흥행돌풍을 보여주고 있다.
당연히 리뷰도 많고 분석글도 많다. 리뷰들을 보다보면 심심치 않게 보이는 키워드가 "트루 러브", "성소수자코드", "클리셰 브레이커", "디즈니의 역작", "섬세한 표정 표현", "FROZEN(얼어붙은)의 의미" 등을 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문" 또는 "창문" 이라는 키워드로 FROZEN 전반을 다뤄보고자 한다. 그럼 빠르게 시작해보록 하자.
1. 왜 문인가?
왜 문인가? FROZEN뿐만 아니라 타 작품에도 당연히 문은 몇 번이고 나온다. 하지만 FROZEN은 그 "문"이 의미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대사 속에서, 그리고 캐릭터의 행동에서.
FROZEN에서의 "문"은 그 캐릭터 자체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작품 전반적으로 엘사의 문은 거의 항상 닫혀 있다. 아렌델의 궁전에서, 얼음궁전에서. 감옥에서.
엘사가 문을 열때는 도망칠 때 뿐이다.
하지만 결국은 도망친 곳에서 조차 문을 닫는다. 그래서 엘사 자체가 매우 슬픈 캐릭터이다.
도망치고 도망쳐도 또 다른 곳으로 도망가야 한다. 그리고 또다시 그곳에서 문을 닫는다.
안나는 "엘사의 문"을 열려고 노력하는 역할을 한다. 3살부터 안나가 18살이 되는 15년 동안 안나는 엘사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렸다. 하지만 열리지 않는다. 15년이란 세월은 긴 세월이다. 이정도로 노력을 퍼부었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방법이 틀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엘사의 문은 과연 무엇으로 열리는가?
안나와 한스의 듀엣인 Love is an open door에서 모든 게 나와있다. 여기서부터 사실상 영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다 나와있는데, 닫힌 엘사의 문을 열면 영화가 끝이 나게 된다. 그럼 어떻게 문을 여나? 제목에 나와 있다시피 Love = an open door다. 사랑이 문을 연다.
영화는 이렇게 안나가 과연 엘사의 문을 어떻게 열 것인가(=어떻게 사랑을 표현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진행하게 된다. 이게 참 어려운 게, 일련의 사고 덕에 안나는 사랑에 무지한 채로 자라게 된다. 사랑으로 문이 열리는데, 안나는 사랑을 알지 못한다. 무슨 사건이라도 벌어지지 않는 한 이 둘의 관계는 끊임없이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엘사의 문은 반드시 안나가 열게 해주어야만 의미가 있다. 안나가 그 긴 세월동안 문을 두드렸던 것은 일종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노력을 무시하고 다른 누군가가 엘사의 문을 연다는 것은 말 그대로 뜬금없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디즈니는 그런 바보들은 결코 아니니까...
또 잠깐 생각해보면, 영화 속의 모든 인물이 '문'을 한 번이라도 봤거나 열고 닫았지만 단 하나의 예외가 있다. 바로 트롤의 마을이다.
트롤의 마을에는 문이 없다. 왜? 트롤은 사랑의 전문가다. 즉 사랑에는 문이 필요 없다...라는 것인데, 이것은 후에 다루도록 하겠다.
여담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사랑'에 멀어보이는 돌이 사랑의 전문가인 아이러니가 참 재미있게 느껴졌다.
2. 그렇다면 작품에서 문은 어떤식으로 등장하나?
대략적으로 "문"이 등장하는 장면을 꼽아보면,
1. 안나가 엘사를 깨워 무도회장으로 들어갔을 때의 문
2. 안나의 치료 후 닫히는 성문 + 창문
3. 안나를 보고 자기 방문을 닫는 엘사
(4~9):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중
4.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의 첫 장면 안나가 엘사 방문을 두드림
5. 안나가 9살이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두드리는 엘사의 방문
6. 갤러리(?)의 문(이미 닫혀 있음)
7. 시계 추가 나온 직후, 나오는 엘사의 방문(이후 힘을 통제하지 못해 두려운 엘사)
8. 15살이 된 안나 엘사의 방문을 보고도 그냥 지나침 (배를 타고 떠나는 부모님께 따로 인사를 드림)
9. 노래의 마지막의 부분 다시 한 번 두드리는 엘사의 방문(문 하나로 대립되어 있는 상황)
10. 대관식 날 아침 안나의 방문 (힘차게 열림)
(11~18):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 중
11. 무수히 열리는 창문
12. 열린 창문을 통해 그네를 타는 안나
13. 힘차게 열리는 갤러리(?)
14. 닫힌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는 엘사
15. 성문을 열어 밖으로 나가는 안나
16. 경비에게 문을 열라고 명령하는 엘사, 엘사는 이때 자신의 방문을 연다.
17. 열리는 성문(2개)
18. 창문을 여는 엘사
(19~23): Love is an open door 중
19. 발코니에서 안나가 문을 닫는다.
20. 안나와 한스 문을 연다.
21. 안나와 한스, 문 뒤로 숨는다.
22. 시계의 문
23. 문 여는 것으로 장난치는 안나(2번)
24. 아웃팅 당한 후 문을 열고 도망가는 엘사
25. 궁전 문을 열고 도망가는 엘사
26. 엘사와 같은 문을 통과해 엘사를 찾으러 가는 안나
(27): Let it go 중
27. 눈의 여왕으로 변신 후 당당하게 문을 닫는 엘사
28. 오큰의 집의 문을 여는 안나
29. 오큰의 집의 문을 여는 크리스토프
30. 사우나의 문
31. 가게의 문을 열고 크리스토프를 쫒아내는 오큰
32. 헛간의 문
33. 성문 안으로 들어오는 안나의 말
34. 얼음궁전의 문을 노크하는 안나
(35):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 (reprise) 중
35. 발코니의 문을 여는 엘사
36. 엘사의 폭주 후 2층의 문을 열고 난입하는 크리스토프
37. 마시멜로우맨에게 얼음궁전의 문 밖으로 쫓겨나는 안나 일행
38. 엘사를 죽이러 얼음궁전을 문으로 들어가는 용병들(위즐튼 소속)
39. 마법얼음벽으로 부서지는 발코니의 문
40. 엘사가 갇힌 감옥의 창문 & 문
41. 크리스토프가 안나를 성으로 데려옴. 안나를 내주고 닫히는 성문
42. 한스가 있는 방문
43. 창문을 닫는 한스
44. 안나를 내버려 두고 잠긴 문
45. 위즐튼에게 안나의 죽음을 알릴 때 들어오는 문
46. 엘사를 죽이러 감옥의 문을 뚫고 들어오는 경비들.
47. 벽 뚫고 프리즌 브레이크하는 엘사
48. 잠긴 문을 열고 안나를 구하러 오는 올라프
49. 눈보라에 열리는 창문
50. 열린 문으로 탈출하려는 안나와 올라프
51. 창문으로 도망치는 안나와 올라프
52. 한스를 가두는 감옥 문
이상, 52장면에서 문이 등장한다.
분명 이곳에는 의미가 전혀 없는 문도 있고 의미가 강한 문도 있다.
2-1. 엘사의 문
1. 안나가 엘사를 깨워 무도회장으로 들어갔을 때의 문
2. 안나의 치료 후 닫히는 성문 + 창문
3. 안나를 보고 자기 방문을 닫는 엘사
(4~9):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중
4.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의 첫 장면 안나가 엘사 방문을 두드림
5. 안나가 9살이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두드리는 엘사의 방문
6. 갤러리(?)의 문(이미 닫혀 있음)
7. 시계 추가 나온 직 후, 나오는 엘사의 방문(이후 힘을 통제하지 못해 두려운 엘사)
8. 15살이 된 안나 엘사의 방문을 보고도 그냥 지나침 (배를 타고 떠나는 부모님께 따로 인사를 드림)
9. 노래의 마지막의 부분 다시 한 번 두드리는 엘사의 방문(문 하나로 대립되어 있는 상황)
엘사의 문은 모든 것의 시작인 문이다. 이 문을 열게 되면 영화는 끝이 난다. 하지만 힘들다. 안나가 무려 15년 동안 두드렸지만 열리지 않았던 문이다. 그렇게 쉽게는 열리지 않는다. 쉽게 열린다면 영화가 재미 없었겠지...
Please, I know you're in there ♬
<개인적으로 안나가 얼었을 때보다 이 장면이 더 슬펐다...>
심지어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우리밖에 없으니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라고 애원하는 데도 엘사는 문을 열 수 없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1~3번의 문은 엘사가 왜 문을 닫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알려준다. 자신에게 통제할 수 없는 힘이 있고 그 힘은 안나를 위협할 수 있다. 그리하여 엘사는 안나를 지키기 위해 문을 열 수 없다. 일종의 희생인 셈이다. 희생? 어디서 많이 듣던 말 아닌가?
안나는 마지막에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결국 트루 러브를 이뤘다. 그 이전에 엘사는 15년 동안 희생하고 있었다, 아니 희생한다고 생각했다...
4~9의 문은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을 부르면서 나오는 문들이다. 이 문들은 안나의 노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안나는 모른다. 수천번 문을 두드렸지만 왜 문이 열리지 않는지.
바로 이해를 동반하지 못한 노크였기 때문이다. 기억이 지워진 것은 차치하더라도, 이때의 안나는 무대포정신이다. 이유도 모른채 강제로 문을 열려고 한다. 당연히 열릴리가 없다. 엘사도 답답하고 안나도 답답하다. 이유를 알려달라고 해도 알려주지 않는다. 이런 답답함이 15년이 갔다. 어찌보면 대단한 자매다...(정말로...)
2-2. 아렌델
10. 대관식 날 아침 안나의 방문 (힘차게 열림)
(11~18):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 중
11. 무수히 열리는 창문
12. 열린 창문을 통해 그네를 타는 안나
13. 힘차게 열리는 갤러리(?)
14. 닫힌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는 엘사
15. 성문을 열어 밖으로 나가는 안나
16. 경비에게 문을 열라고 명령하는 엘사, 엘사는 이때 자신의 방문을 연다.
17. 열리는 성문(2개)
18. 창문을 여는 엘사
시간이 흘러 드디어 문들이 열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결국엔 닫힌 문들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문을 여는 척했을 뿐이다. 엘사의 문은 아직도 닫혀 있다. 이해를 동반하지 못하는(=사랑이 없는) 열림이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정말 이 노래에서 문들은 그야말로 미친듯이 열리기 시작한다. 그렇겠지. 시간으로 따지면 15년간 열리지 않았던 문이다. 엘사가 방문을 걸어잠그면서 성도 15년간 갇혀 버렸다. (21세기 잠자는 숲속의 공주?)
문이 열리자 안나는 정말 기쁘다. 그리고 사랑에 목마르다. 안나는 방문을 힘차게 열어 기쁨을 표현한다. 계속해서 창문이 열리고 성문이 열리고 심지어 엘사의 방문까지 열린다.(물론 진짜로 열린 것이 아니다.)
2-3. 열린 문
(19~23): Love is an open door 중
19. 발코니에서 안나가 문을 닫는다.
20. 안나와 한스 문을 연다.
21. 안나와 한스, 문 뒤로 숨는다.
22. 시계의 문
23. 문 여는 것으로 장난치는 안나(2번)
Love is an open door.
앞서 언급했듯이 대놓고 엘사의 방문을 여는 방법이 나와있다. 사랑이다. 물론 사랑은 쉬운게 아니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Opening door 가 아니라는 것. An open door다. 즉 이미 열린 문을 의미한다. 문을 여는 행위와, 열린 문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열린 문은 이미 문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한 문이다. 애초에 문이란 닫혀있을 때 제 기능을 한다. 열린 문이란 건 안과 밖. 쉽게 얘기하여 A와 B 사이에 어떠한 경계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너와 나의 사이에 아무런 경계도 없을 때, 자유로이 왕래가 가능할 때, 우리는 이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내가 상대방의 문을 여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침략이다. 문을 열려면 그 사람의 사랑을 얻어야 한다. 이것을 잘 알아야 한다. 문은 여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문을 열게끔하는 것이다. 이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타인을 내 속으로 들이는 것이다. 잘못된 사람을 내 속으로 들이면 그 사람은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을 휘저어버린다. 아프다. 그래서 우리는 신뢰가 갈때만 문을 열어준다. 그 사람이 들어올 수 있도록...
문고리는 오로지 문의 주인만이 잡을 수 있다.
2-4. 열린 문 2
<아웃팅의 과정... 언니를 이해할 수 없었던 안나가 사고를 치고 만다...>
<아웃팅 직후의 엘사. 표정 묘사가 예술이다... 벌써 손은 무의식적으로 문 손잡이를 향한다.>
<의도치 않게 아웃팅을 해버린 안나. 마법은 엘사의 손에서 나갔지만 이것은 명백한 아웃팅이다. 다시 한 번, 표정 묘사가 예술이다.>
24. 아웃팅 당한 후 문을 열고 도망가는 엘사
25. 궁전 문을 열고 도망가는 엘사
26. 엘사와 같은 문을 통과해 엘사를 찾으러 가는 안나
바로 이전까지 Love = an open door였다. 하지만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즉, Love = an open door지만 an open door ≠ Love다.
열린 문은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다. 사랑의 기능도 하지만 도망칠 수도 있다.
스릴러 영화에서, 액션 영화에서, 긴박한 상황에서, 주인공은 항상 간발의 차로 적을 따돌리고 문을 닫는다. 도망이다. 문의 원래 기능이다. 너와 나의 사이를 갈라놓는 역할을 한다.
엘사는 도망친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자신이 원해서 문을 연 것이 아니니까.
안나는 쫒아간다. 당연하다. 드디어 언니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토록 급박한 상황에서 언니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무리지만 큰 그림이 그려진다. 왜 지난 15년 간 언니가 자신을 피해왔는지 이해할 수 있다...
2-5. Let it go
<엘사가 가장 당당했던 장면. 여왕의 포스란...>
(27): Let it go 중
27. 눈의 여왕으로 변신 후 당당하게 문을 닫는 엘사
드디어 여왕으로 각성한다. Let it go는 FROZEN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드디어 제 모습을 찾은 엘사를 보여주며 15년간 참아왔던 울분을 폭발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고로 감정이 고조되는 노래인 것이다. 엘사 자체는 당당하지만 그 이면엔 역시 닫힌 문이 있다. Let it go의 장면들을 보면 그 배경이 점점 좁아짐을 알 수 있다.
처음엔 북쪽 산의 배경을 보여준다. 엄청나게 넓다.
계단을 만들어 올라간다. 활동범위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역대 애니메이션 사상 가장 간단하게 건물을 짓는다. 활동 범위는 성 안으로 줄었다.
2층으로 올라간다. 활동 범위는 더더욱 줄어든다.
발코니로 입성. 매우 좁아진다.
마침내 문을 닫는다...
엘사는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자유롭게 도망쳤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문을 닫아버린다. 그것도 엄청 당당하게.
상황은 최악이다. Let it go는 얼핏 들어보면 여왕의 울분을 풀어내고 자유를 만끽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시 자신을 구속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아렌델의 엘사의 문이 얼음궁전의 문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2-6. 스토리 상 등장하는 별다른 의미 없는 문
28. 오큰의 집의 문을 여는 안나
29. 오큰의 집의 문을 여는 크리스토프
30. 사우나의 문
31. 가게의 문을 열고 크리스토프를 쫒아내는 오큰
32. 헛간의 문
33. 성문 안으로 들어오는 안나의 말
이것에 대해선 별다른 이야기를 할 거리가 없다. 오큰의 가게의 문을 열었다고 해서 오큰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스토리 상의 문이다...
애초에 가게에 문이 없는 게 말이 안 되잖아...
2-7 얼음궁전
34. 얼음궁전의 문을 노크하는 안나
<처음으로 열리는 엘사의 문>
수많은 망설임끝에 엘사의 문을 노크한다. 오죽하면 올라프가 노크할 줄 모르나봐... 라고 했을 정도로. 당연하지 15년간 열리지 않던 문이 이렇게 빨리 열릴까...
하지만 엄청나게 빠르게 문이 열린다...
안나는 놀란다. 처음으로 엘사의 문이 열린 것이다.
15년간의 노크에 언니가 드디어 답을 한 것일까?
아니다. 분명 안나가 노크라는 행위를 했지만 이는 결코 안나의 노크로 문을 연 것이 아니다. 안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저 엘사가 이미 열어둔 문을 향해 한발짝 뗐을 뿐이다.
엘사는 문을 이미 열어놓았다. 노크 한 번으로 쉽게 문이 열릴만큼, 누가 찾아올지 모르지만. 이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신뢰가 아니다.
다만 드디어 자유가 되고 자신의 모습을 찾은 엘사에게 누가 찾아오든 두려움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것인가?
아니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작은 몸부림인가.
그것도 아니면 안나가 또다시 찾아와 노크를 할 수 있다는 작은 기대감인가.
아니면 모두 다인가. 그것은 모른다.
중요한 것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랑으로 열린 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여기서 이미 안나가 엘사를 설득하는데 실패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8. 자매
<="" deep="" deep,="" in=""><Arendelle's in deep, deep, deep, deep snow♪>
<전혀 듣고 있지 않다...>
(35):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 (reprise) 중
35. 발코니의 문을 여는 엘사
다행히 문을 여는 장면이 나와서 쓸거리가 생겼다..
안나가 엘사의 문을 열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 노래에 나와있다.
노래 가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의 말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안나는 널 이해할 수 있음ㅋ 이제 여름을 돌려주셈ㅋ
라고 엘사를 부추기고
엘사는 내 힘이 너무 강력함. 난 무서움ㅋ
라고 할 뿐이다.
엘사가 발코니의 문을 열며 하는 노래는
<="" and="" alone="" but="" alone,="" i’m="">Just stay away and you'll be safe from me ♬>
슬프다. 결국엔 아까도 언급했다시피 안나를 향한 문을 연것이 아니다. 얼음궁전 안의 문 하나를 열었을 뿐이다. 그것도 엘사가 열었다. 안나가 열게끔 유도한 것도 아니다. 안나는 아직 트루 러브가 없다.
이렇게 안나와의 관계는 달라진 것이 없다. 안나를 향한 엘사의 문은 안나가 엘사의 신뢰를 얻고 엘사가 진정으로 열어야만 의미가 있다.
2-9. 강제로 열리는 문
<문을 닫아야만 하는 엘사.>
36. 엘사의 폭주 후 2층의 문을 열고 난입하는 크리스토프
37. 마시멜로우맨에게 얼음궁전의 문 밖으로 쫓겨나는 안나 일행
38. 엘사를 죽이러 얼음궁전을 문으로 들어가는 용병들(위즐튼 소속)
39. 마법얼음벽으로 부서지는 발코니의 문
문으로 난입한 크리스토프. 엘사의 초청을 받지 않은 불청객이다. 불청객은 쫓아내야만 한다. 엘사는 결국 마쉬메로우맨을 만들어 이들을 쫓아내고 또다시 문을 걸어 잠근다.
시간이 흘러 한스일행이 얼음궁전에 도착하고 엘사는 위기를 맞는다. 이때 문 앞에 마쉬멜로우맨을 둘 정도로 문을 열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힘만 쎘지 전반적인 전투력이 별로였던 마쉬멜로우맨은 쉽게 당한다. 그리고 문 또한 쉽게 열린다.
엘사의 문이 강제로 열리기 시작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엘사의 문을 열고 들이닥친다. 이때의 문은 물리적인 문이다. 엘사의 진정한 문은 아직도 열리지 않았다. '강제'는 언제나 힘을 동반한다. 그리고 '힘'은 물리적인 문밖에는 열 수 없다. 엘사의 진정한 문은 결코 열리지 않을 것이다...
그나저나 여왕님 멘탈이 찢어질만 하지. 안나조차 거리를 두고 문을 걸어잠궜는데 웬 외간 남자들이(병사는 전부 남자였다.) 한 놈도 아니고 우글우글 들이대니 멘붕 안하면 이상함 ㅠㅠ....
2-10. 그 외.
40. 엘사가 갇힌 감옥의 창문 & 문
41. 크리스토프가 안나를 성으로 데려옴. 안나를 내주고 닫히는 성문
42. 한스가 있는 방문
43. 창문을 닫는 한스
44. 안나를 내버려 두고 잠긴 문
45. 위즐튼에게 안나의 죽음을 알릴 때 들어오는 문
46. 엘사를 죽이러 감옥의 문을 뚫고 들어오는 경비들.
47. 벽 뚫고 프리즌 브레이크하는 엘사
48. 잠긴 문을 열고 안나를 구하러 오는 올라프
49. 눈보라에 열리는 창문
50. 열린 문으로 탈출하려는 안나와 올라프
51. 창문으로 도망치는 안나와 올라프
52. 한스를 가두는 감옥 문
그 외 12개의 문이 왜 그 외임; 님 무책임함; 이라고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이것은 FROZEN 자체의 옥의 티이다. 상영시간 108분(애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맞추다보니... 후반부가 빈약해졌다. 어떻게 분석해봐도 후반부는 너무 빠르게 전개되었다. 아니, 앞부분도 상당히 빠른 전개를 보여줬지만 뮤지컬 특성상 노래로 빠른 전개를 커버했지만 후반부는 노래도 없고 빨라도 너무 빠르다. (노래는 트롤들이 부르던 Fixer-Upper가 마지막이었다.) 개인적으로 러닝타임을 150분 정도로 늘렸으면....하는 바램이 있지만 안 될거야 아마...
덧붙이자면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은 10년의 역사를 담아내었고, 바로 다음에 3년 뒤... 한 방에 13년을 보여주었다.
Let it go의 경우, 불안/걱정/내적 감정을 자유/발산/리미트 해제로 바꾸는데 3분 걸렸다... 이렇게 극과 극을 달리는 감정 간의 빠른 변화와 전개는 뮤지컬 장르가 아니면 확실히 힘든 일이다...
다시 돌아와서... 관객들이 어? 하고 느꼈던 위화감이 여기서 나온다. 더 이상 "의미있는" 문은 등장하지 않는다.
스토리를 깔 것이 아니다.
안나가 트루 러브를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으로 엘사의 문을 열었다는 것은 클리셰 브레이커로써의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이때까지 수동적인 공주상(뮬란/라푼젤에서 조금씩 깨졌지만)을 벗어나 받는 사랑이 아니라 주는 사랑으로써의 공주상을 나타낸 것은 정말 디즈니의 진화를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공주는 사랑을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랑을 줄 수도 있는 존재다. 라는 것을 알려주는 디즈니의 역작인 것이다.
또, 겨울왕국의 진짜 주인공이 누구냐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엄연히 안나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조금 거칠게 말하면 엘사는 안나가 트루 러브를 찾고 트루 러브의 행위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도구로써 작용하였다. 하지만 너무 이쁘고 매력이 터진 나머지... 주인공보다 더 인기가 많지...
후반부를 요약하자면 스토리는 좋았으나 급전개가 문제였다라고 하겠다. 감옥에서 엘사가, 스벤의 위에서 안나가 서로를 이해하며 부르는 노래 하나만 있었어도 후반부가 이렇게 빈약하지는 않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노래 하나로 해결될 빈약함이 아니지만 그래도...)
<안나 기여어. 그것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아무튼 엘사의 문은 안나의 희생에 입각한 트루 러브의 행위로 결국엔 열리고 영화는 끝이 난다. 그리고 영화는 끝까지 문에 대해 언급한다.
안나의 대사
I like the open door.
그것을 받는 엘사의 대사
We are never closing them again.
이것은 물론 아렌델의 성문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문이었던 엘사 자신의 문을 절대 닫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15년간, 동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희생하며 문을 걸어잠근 엘사는 결국 안나의 노크로, 그리고 희생이라는 트루 러브를 실행함으로써 드디어는 언니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언니는 결코 문을 닫지 않을 것이다. 동생의 희생이 있었기에.
I Love You.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이해가 사랑을 낳고, 사랑은 문을 연다. 안나는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언니에 대한 사랑을 나타냈다. 즉, 언니를 이해하면서 문을 열었던 것이다.>
<사랑을 깨달은 엘사, 마법의 통제력을 갖게 된다.>
3. 마치며
초반에 트롤의 마을에는 문이 없다라는 말을 했다.
정말 중요한 요소다. 문이 없기에 그들은 사랑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 애초에 닫을 문이 없기 때문에. 모두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FROZEN 초반, 크리스토프를 받아들인다.
안나를 치료해준다.
사랑에 대한 노래를 부른다. (FIxer Upper - 모두가 단점이 있지만 서로 이해하고 보완하는 진정한 사랑이 있으면 문제없다는 내용)
안나의 치료 방법을 알려준다.
뜬금없이 결혼시키려고 한다(...?)
...
여닫는 문이 있는 것과 애초에 여닫을 문이 없다는 것.
갈등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과 어떠한 갈등도 없는 것.
사랑할 수도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과 사랑이 전부인 것.
아렌델/얼음궁전과 트롤마을은 그렇게 대비되어 있다.
갈등과 사랑은 이렇게 대비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것 또한 사랑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
갈등만 존재한다면 살 수 없고 사랑만 존재한다면 삶이 재미가 없다.
이 둘을 이어주고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것 또한 사랑이다.
이렇기 때문에 사랑은 그 어떤 소재보다 가장 많이 쓰이고 가장 많이 재생산되는 소재가 되었다.
갈등-사랑의 구조에서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사랑이니까.
그리고 세상에 이런 희안한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니까.
그래서 사랑은 가장 많이 쓰이며, 가장 위대한 힘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랑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 문이 닫혀 있는 한 사랑이 아니다.
끝.
p.s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니 빈약한 후반부도 따라간 감이 없지 않아있습니다...
"문"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으므로 올라프가 엘사의 분신이라거나 한스와 크리스토프의 이야기라던가 이런 부차적인 것들은 다 빼버렸습니다...
애초에 한스와 크리스토프는 자매애를 강조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 애들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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