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어떻게 됬는지 모른다.
그놈들이 어디서 나타난것도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나에게 중요한건 지금 생존하는 것이다.
사태가 일어나고 난 후 오늘로서 2일째다..
달라진건 없다.. 평상시에도 남들의 눈을 피해 혼자 숨어 지냈으니까.
과거의 난 내 스스로를 아주 대단한 놈이라고 생각을 햇었다.
하지만 세상이 평화로워지자
더이상 나란 놈이 있을 자리는 세상의 구석일 뿐이었다.
그때부터 나의 세상에 대한 분노는 자라나 있었고
이런 사태가 발생했을때도
난 오직 방관만을 하며 그들의 살육을 지켜보기만 했다.
지금 난 생존자들의 집단에 끼어 대형버스에 올라와 있었고
대략 250명쯤 되는 이들은 군의 통재를 받으며
여러대의 대형 버스들과 급조한 장갑차들은
버려진 도시 사이를 지나가고 있었다.
안전한건 아니였지만 그래도 맨몸으로 걷는것보다
확실히 안전한 방법이었다.
"저기.."
그때 누군가 나를 불렀다.
"맞으시죠..? 그분?"
난 무슨 질문을 하는것인지 이해하고
아닙니다 라고 퉁명스럽게 말을 한 후 고개를 돌렸다.
"아니 맞잖아요! 저 되게 팬이에요!"
나의 의사는 묻지 않고 바로 옆에 앉아
얼마나 자신이 나를 존경하는지 떠들어 댔다.
난 듣고 싶지 않았다.
이미 당신들에겐 질릴대로 질렸고
난 수없이 당신들을 도왔지만
언제나 돌아오는건 손가락질과 버려짐이었다.
"저..정말 감사했습니다."
그의 이야기중 내가 유일하게 신경을 곤두 새우게 만든 말이었다.
감사했다고?
지금까지 내 동료들이 죽어갈때 까지 제대로 해준것도 없으면서
지금와서 감사했다고?
난 분노를 느낄수 밖에 없었다.
그 순간 갑자기 버스는 급정거 했고 앞의 버스와 충돌을 했다.
"무슨일이에요?"
"뭔데 뭐야!"
"설마 나타난거야?"
"싫어!"
간단한 충돌사고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생존자들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나올뻔 했다.
바로 창문 옆으로는 군인들이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생존자들의 걱정은 현실로 돌아온것 같다.
앞 창문으로 보이는 그놈들의 수는 샐수 없을 정도의 규모였다.
8천..아니 9천마리는 되보이는 숫자였다.
"빨리 후진해 후진!"
"안돼 맨 뒤에 차량 운잔자가 도망가 버렸어!"
"대신 운전하면 되잖아!"
"키를 부러트린것 같아! 이런 젠장 우리를 방파제로 삼을 샘이었나!"
생존자들은 절규하고 비명을 지르고 점점 하나둘씩 무리에서 벗어 나기 시작했다.
군인들은 통재를 하기위해 안심하라고 외쳤지만
그들의 눈에도 공포가 보이기 시작했다.
놈들은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다가왔다.
하나 둘씩 괴상한 신음소리를 내지르며
그들의 눈에 보이는 통조림의 먹이들을 먹기위해 다가오고 있었다.
"어서 최대한 장애물들을 만들고 버틸준비를 해!"
"탄도 많지 않습니다 어찌합니까!"
"버텨야지 새끼야!"
군인들도 점점 미쳐가는 상황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명이 명령을 어기고 총을 발사 하자
너도 나도 다같이 쏘기 시작했다.
머리를 맞춰야 하는건 잊은체
공포감에 떨며 탄을 낭비 하는것이 나의 눈에 보였다.
"..죄송합니다.."
옆에서 떠들던 그자가
갑자기 사과를 하니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자가 무찌를수있어요! 이사람이요!"
그자는 나를 가르키며 소리를 질렀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바라 보기 시작했고
하나둘씩 날 알아보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니 저사람은?"
"우린 살았어!"
"뭐하고 있어 빨리 나가라고!"
"그래 우릴 구해! 그게 너가 할일이잖아!"
부탁을 해도 안들어줄 망정
자신들의 권리인양 나를 향해 나가라고 구하라고 명령을 하는 이자들을 보니
지금 우리를 먹으려고 오는 놈들과 다를바가 없어보였다.
"내가 왜?"
내가 한마디 하자 순간 정적이 흘렀다."
"왜라니! 그게 니놈이 할일이잖아!"
마흔쯤 넘어보이는 아줌마가 소리를 지르며 일어났다.
"맞어 맞어! 당신이 할일인데 왜라니!"
그들은 하나의 선동으로 다같이 일어났다.
그리고 하나둘씩 나를 버스 밖으로 내다 버리기 시작했다.
"자 어서 하라고! 우릴 구해!"
난 그들의 명령을 따를 의무도 없었고
오히려 구역질이 났다.
그래서 난 반대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어..어디가?!"
"야 그쪽이 아니라고!"
"저 새끼가 우릴 버리는구나!"
난 당신들을 지킬 의무따윈 애초에 없었다는걸 모르는것 같다.
그들의 야유는 이미 오랜 새월동안 받아 왔기에 무시 하는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난 조용한 아기의 울음소리에 돌아설수 밖에 없었다.
아기를 안고 있는 여자는 아기에게 괜찮아 아무일 없을거야 라고 말하며
아기를 다독이고 있었다.
나와 눈을 마주치자 여자는 웃음을 짓고 죄송하다고 입모양을 만들었다.
아주 사소한 계기다.
내가 이 직업을 택한것도 아주 사소한 계기였기에
어째선지 난 놈들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총을 쏴대는 군인들 뒤로 걸어가자
군인들은 어리둥절해 하며 나를 지켜 보았다.
오랜 새월동안 꺼내본적 없는 나의 절친한 친구를 꺼내야 할 차례가 왔다.
"마지막으로 한번더 춤을 춰 보자꾸나 친구여.."
섬광이 일어났다.
벼락이 내리 치듯 매마른 하늘에서 강한 빛이 떨어져 나의 손에 쥐어졌다.
한때 나를 대변하는 무기였던
섬광의 기억이라 불리우는 전설의 검이 오랜 친구를 만나 기쁜지
그의 감정이 나에게 손을 통해 전해졌다.
친구도 알겠지 오늘이 마지막이란것을..
군인들은 더이상 총을 쏘지 않았고
나를 야유하던 인간들도 더이상 아무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떠들어 대도 나에게 들릴것은 오직 아기의 울음소리였을 뿐이다.
난 천천히 걸어 가다 점점 속도를 올리며 놈들의 중앙으로 뛰어들어갔다.
9천마리..
확실히 나에게라도 많은 숫자다
하지만 놈들은 마왕의 정예 부대 처럼 재빠르거나
무기를 들고있거나 하지 않았다.
하지만 놈들에겐 공포나 감정을 느낄수가 없다는 장점이 있었다.
아무리 배고 배어도 놈들의 수는 줄 생각이 없었다.
왠만하면 쉴 타이밍이 나오는 예전 전투와 달리
놈들은 그저 날 파먹기 위해 다가오고 있었다.
얼마나 배어 넘긴지 모르겠다.
난 지쳤다.
오랜새월 동안 아무 일도 안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지금 이 채력으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는 기술이 하나 남아있다.
하지만 해야한다.
난 저 아기의 울음이 내일도 들렸으면 하기 때문이다.
"업드려!"
사람들을 위해 말한것이 아니다.
아기를 안은 여자를 위한 배려일 뿐이었다.
한바퀴 검을 휘둘러 공간을 만든후
기술을 시전했다.
"..아수라 파천무.."
강한 섬광과 빛은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고
순식간에 나의 주위를 초토화 시켰다.
9천마리..
이 기술 앞에선 우습다..
하지만 채력때문에 사용하지 않았고
나의 마나도 버텨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악물고 버티는 내 모습이
조금은 웃기게 보였다.
아주 사소한 소리 때문에
나의 목숨을 버리는 내 자신이
과거로 돌아간것 같기 때문이다.
하나둘씩 사라지는 녀석들중
한마리가 기어나왔다.
놈은 마지막 힘을 다해
나에게서 한입을 배어 먹더니 그대로 소멸했다.
기술의 시전이 끝나자
세상은 조용해 졌고
사방엔 오직 재만이 휘날릴 뿐이었다.
이러면 된거다.
나를 부축하러 오는 군인들을 뿌리치며
지금 지나가지 않으면 그 소리에 더 많은 놈들이 올거라고 조언해 주었다.
군인들은 제정비를 하고 바로 생존자들을 이끌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나를 지나쳐갔고
난 마지막으로 그 여자와 아기를 볼수 있었다.
그 이후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마 기절했었던걸로 생각한다.
그렇게 난 쓰러졌고
눈을 떴을댄 다음날이 된것 같았다.
잿더미 사이에 엎어져 있었더니 온몸이 검게 뒤덮여 있었다.
어제 물린 상처를 보았다.
생각해보니 마왕을 잡으며 알수없는 내성이 생겼는데
놈들의 저주도 나에겐 통하지 않는것 같았다.
정신을 차리니 저 멀리서 차 한대가 달려 오는게 느껴졌다.
나는 지쳤다.
이들을 위해 목숨을 거는것도 어제로 다 끝난 일이다.
나에게 더이상 책임감은 없다.
달려오는 차량을 보니
아주 단단하게 무장을 한것 같다.
앞에 막는 그 어떠한것도 쳐 내 버릴만큼 용접을 해놓은걸 보니
난 안심했다.
점점 속도가 붙으며 달려오는 차량앞에
난 가만히 서있었고
고맙게도 단 한번에 나를 해방 시켜줄수 있었다.
그렇게 끝이 났다.
드디어 나의 동료들을 보러 갈수 있게 되었다.
다시 태어난다 해도 이 직업을 택할지는 모르겠다.
아니 하지 않을것이다.
이런 빌어먹을 세상에 용사는 두번다시 나타나지 않을것이다.
님 의 주무기는 아수라파천무, 없앤 좀비는 9천마리입니다.
생존기간: 3일
구한사람: 250명
사망원인: 교통사고
음 다들 6000일 생존하는데 전 3일 생존하는게 억울해서
만들어 본 저의 생존기 입니다.
본문
[잡담] 당신은 좀비사태가 일어나면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까요? [23]
추천 14 조회 9705 댓글수 23
ID | 구분 | 제목 | 글쓴이 | 추천 | 조회 | 날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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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다가 뜬금없이 판타지가 돼서 당황했는데 마지막을 보니 이해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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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주만 버티면 부패시작 근육경직 알아서 분해됨 그냥 집에서 한달만 버티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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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사태.. ???: 고심 끝에 좀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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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너무 무서움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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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좀비가 무슨 무지막지하게 강할꺼라고 생각하는듯 정작 좀비보다 더 무서운게 좀비바이러스인데 주객전도 오지는게 좀비 시나리오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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