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졸업작품으로 준비하다가 완성을 못했던 고대 그리스조각 컨셉의 세일러문 전신상을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종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 때문에 집에 못가고 거의 학교에 붙어 살았네요.....ㅠ_ㅠ

 

 

 

 

 

저번에 올렸던 사진입니다. 동생들이 아직 붙어있지 않던 머리카락이랑 손을 들어준 모습, 그리고

 

포토샵으로 완성 후의 모습을 예상해서 편집해본 것입니다. 

 

 

 

 

 

 

 

 

작업 과정.

 

서페이서 살 돈을 아끼기 위해 회색 락카를 뿌렸습니다.

 

만약 서페이서를 샀다면 돈이 무지막지하게 깨졌겠지만...........회색 락카로 대체한 것은 어쩌면

 

실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이유는 후술)

 

 

 

죽도록 사포질.

 

 

회색 락카 뿌린 곳이 남아있으면 그 자리는 완전히 평평해지지 않았다는 뜻이므로 그런 부분을 찾아내서

 

갈아줍니다. 서페이서 쓸 때와 같은 원리죠.

 

 

 

맨 위 사진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 무려 2주가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제 사포질 하면 노이로제

 

걸릴 지경입니다. ㅠ_ㅠ

 

 

그렇게........기숙사 퇴관 후 3주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완성! 

 

 

 

 

 

 

 

 

 

 

딱히 비너스같은 기존 조각과 똑같이 만들려고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석고상같이 익숙한

 

이미지를 만들려고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이렇게 찍으니 뭔가 진취적인 느낌(?)이 나는군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붙잡기 위해 손을 내뻗는 그런 모습?

 

 

 

 

 

아무도 원치 않을 서비스샷.

 

 

 

뭔가 웅장하고 경건한 느낌을 주기 위해, 관객과 눈높이를 맞추지 않고 높이 우러러볼 수 있도록

 

좌대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좌대도 완성.

 

 

이런 인물조각에는 보통 생몰년도가 적혀있기 마련인데 세일러문-츠키노 우사기는 작중 15세라는

 

언급은 있으나 정작 당시 시대 배경이 몇년도인지 언급이 없기 때문에 결국 현재 나이는 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현대 사회는 신에게 순종하기보다는 과학과 상식에 의지하며 개개인이 각자 원하는 삶을 사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얼핏 보면 그리스 로마 신화같은 건 구시대의 유물 취급을 받을 만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현재까지도 전설 또는 신화와 함께 하며 살아갑니다.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같은 서브컬쳐가 바로 그것입니다.

 

온갖 영웅들의 모험담, 서사시(특히 마블, DC코믹스같은)를 보면 결국 고대의 신화와 크게 다를 게 없습니다.

 

특별한 출생이나 능력, 여러가지 시련 등등.......어쩌면 현대의 서브컬쳐 작품들이 먼 미래에는 전설, 신화처럼

 

받아들여질지도 모르죠.

 

그리고 세일러문은 만화와 애니 역사상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작품입니다. 이전 마법소녀물= 마법으로 사람

 

들을 도와주는 일상물이라는 형식을 깨트린 파격적인 작품이면서도 이후 싸우는 마법소녀물이 하나의 장르로

 

발전해갈 때 그 원형으로서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즉, 세일러문 역시 마법소녀의 [고전]이 된 셈입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조각, 현대의 만화 세일러문. 시대적으로는 서로 다르지만 '신화', '고전'이라는 공통점이

 

있기에 저는 이 두 가지를 조합해봤습니다.

 

 

그럼 위에서 언급하다 만 실수를 얘기하자면.........

 

분명 사포질 과정에서는 폴리퍼티로 잔 기포들까지 싹 때우고 깔끔하게 마무리했다고 생각했건만, 막상

 

흰색 락카를 올려보니 여기저기 심각하게 구멍들이 송송 뚫려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더이상 못해먹겠다 싶어서 정말 티나는 곳 몇군데만 에폭시퍼티로 수정하고 GG. ㅠ_ㅠ

 

이건 추측이지만 아무래도 서페이서 대신 회색 락카를 썼기 때문에 자잘한 기포에 락카가 박혀서 구멍이

 

잘 막힌 줄 알았던 부분이 흰색 락카와 반응하여 녹아내리고 그 결과 숨어있던 기포들이 드러난 것이

 

아닌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말 작업이 너무 힘들고 진절머리나서 몇번이고 때려부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완성 해놓고 보니까 정이 많이 갑니다. 심지어 성당 곳곳에 서있는 마리아상에서 느껴지는

 

성스러움마저 느껴질 정도로...... 자뻑이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께서는 그냥 '아, 얘가

 

너무 지쳐서 맛이 갔나보구나!' 이렇게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_^;;

 

 

그럼 저는 조만간 1년간의 타지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