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1화만 보더라도 이 프로젝트의 총감독 야마모토 유타카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는 명확하다. 그는 아이돌물이
성문법처럼 따라야하는 법칙들을 지킬 생각이 거의 없다. 고토다이 공원의 작은 야외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는 Wake up Girls의 라이브
장면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눈이 내리는 날씨에서 지켜봐주는 이가 거의 없다는 상황에서 비롯되는 애처로움뿐만이 아니다. 1화가 방영되
고 숱한 논란을 일으킨 (그리고 놀림감이 된) 팬티노출 장면은 아이돌물이라는 장르를 감안했을 때 신성 모독에 가까웠다. 역설적으로
그 장면은 야마모토 유타카 감독 의 의도를 가장 확실하게 노출시킨 연출이었다.
스토리를 보자. 센다이에서 활동하는 약소 예능 프로덕션 그린리브스 엔터테인먼트는 도산 위기에 처해있다. 하나 남은 탤런트마저
도주하고 사장은 공금을 가지고 도주해버렸다. 매니저 마츠다는 (이미 극장판에서 등장한) 과거 인기 아이돌 그룹의 센터유닛이었던
시마다 마유를 비롯한 6명의 소녀들을 모아 Wake up Girls라는 그룹을 결성한다. 마츠다는 Wake up Girls의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업계의 마당발이라 불리는 프로듀서를 데려오지만 그는 Wake up Girls를 스파에서 여성도우미로 부려먹기 일쑤다. 때마침 탄게 사장이
복귀하여 사기꾼으로 판명난 프로듀서를 때려눕혀버리고 그녀는 지역 방송의 레귤러 프로그램을 따내면서 그녀들에게 다시 무대를
쥐어준다. 하지만 아직 모든 것이 어설프고 낯설기만한 멤버들은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하고 아이돌의 길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1화의 (충격적이었던) 연출을 제쳐두고라고 는 아이돌물로서 따라야 할 규칙에서 허점을 보인다. 일단 캐릭터들부터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여타 아이돌물과는 달리 채도를 극도로 낮추고, 외모와 머리의 색깔도 거의 비슷한 멤버들의 특성을 외우는 건
상당히 어렵다. 게다가 멤버 각자의 개별 스토리도 주인공격인 시마다 마유를 제외하면 별로 부각시키지 않는 편이다. 아이돌물에서
생명처럼 다뤄야하는 캐릭터성이라는 측면에서 이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타츠노코 프로덕션에서 담당한 작화 역시 빈말로도 좋다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마지막 12화에서 Wake up Girls가 펼치는 라이브 장면은 특히 경악스러울 정도의 작붕을 선보이면서 그나마
이 작품에 걸려있던 마지막 희망마저 산산조각 내버렸다. 아이돌 물에서 라이브장면이 이렇게 연출된 적은 전대미문에 가까웠다.
태생부터 쉽지않는 프로젝트였다. 일단 총감독을 맡은 야마모토 유타카란 이름이 방영 내내 족쇄처럼 걸려있었다. 이미 애니메이션 팬들
에게 제대로 '찍힌' 전과가 있었던 유타카는 방영이 시작되기 전부터 숱한 인터뷰를 통해서 자신의 연출의도와 의견을 설파했는데 감독이
작품을 홍보하는 게 큰 문제가 없다 할지라도 이미 그의 이미지가 바닥이었던 와중에 인터뷰는 어떤 측면에서 거의 구걸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너무 말이 많았다. 훌륭한 감독은 말이 아닌 작품으로 보여주는 법이다. 게다가 극장판을 보지 않고서는 (1화 방영날짜와 동시
에 개봉한) 1화를 이해하기 어려운 홍보방식 역시 의문 분호를 대폭으로 늘리는 데 일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는 그 단점들 때문에 잊혀지기에는 아까운 작품이다. 숱한 단점들이 있지만 야마모토 유타카 감독은
자신이 생각한 비전을 이루는데 어느정도 성공한다. 그는 별다른 화장기 없이 아이돌들이 스테이지에 서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는지,
어떤 가치 위에 아이돌들이 스테이지에 서서 춤출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녀들은 평범한 일상을 뒤로 한 채 아이돌의 길을 선택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녀들은 길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진다. 아이돌이 과연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가.
두 개의 장면이 있다. 하나는 Wake up Girls의 결성과정, 그리고 첫 라이브 이후로 그녀들을 줄곧 응원하는 한 아이돌 팬의 모습이다.
그는 어느 때는 인터넷에서 Wake up Girls에 쏟아지는 악플들에 맞서 싸우는 키보드 워리어이며 어느 때는 평범한 일반인이지만
Wake up Girls의 라이브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따라가서 응원한다. 아이돌을 지탱하는 생명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바로 팬이다.
이 당연한 사실을, 그동안 많은 아이돌물들이 조명하지 않았다. 아이돌과 팬은 서로가 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는 역학관계이자 공생
관계다. 비록 그가 뚱뚱하고 안경을 쓴 오타쿠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언정 그것은 비단 수많은 라이브에서 형광봉을 흔들며 아이돌의
이름을 외치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마지막 라이브에서 Wake up Girls가 공연을 마칠 때 어느새 팬클럽은 처음보다 훨씬
늘어난 숫자가 되있다. 아이돌들이 성장할 수록 팬들도 성장한다. 둘은 동반자인 것이다.
다른 하나의 장면은 Wake up Girls의 대립항으로 존재하는 1-1 클럽의 존재다. 일본 제일의 인기를 자랑하는 1-1 클럽은 콜로세움의
시스템을 차용하면서 자격미달에 해당하는 연습생들을 가차없이 쫓아낸다. 체계적인 동시에 극도로 억압되어 있는 환경에서 일탈하는
연습생들도 생기지만 이내 탈락한다. 하지만 수많은 연습생들이 참고 인내한다. 비록 불합리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도 필요악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미래를 생각한다. 마지막 무대에서 1-1 클럽의 센터 시노는 한 때 동료였던 시마다 마유와 조우한다. 둘은 어느새
각 그룹에서 중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로 성장해 있었다.
1-1 클럽은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지만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혹독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극중에서도 1-1클럽은 악역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하지만 1-1 클럽을 이끄는 사장은 자기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방식이 잔인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틀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Wake up Girls의 대립항이지만 평면적인 악역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단지 두 개의 다른 가치관과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할인 것이다. <아이돌 마스터>에서 그룹 주피터와 <러브라이브!>의 어라이즈가 주인공 그룹의
대립항으로 존재하면서도 극도로 평면적으로 그려져 별다른 활약없이 퇴장한 걸 상기하면 이는 주목할만한 지점이다. 1-1 클럽에선
서로가 목숨을 걸고 자발적으로 경쟁하는 시스템이 작동하지만 그것이 아이돌계의 생리라는 걸 담담하게 비춰진다.
결국 Wake up Girls는 마지막 무대에서 우승을 하지 못 한다. 하지만 그녀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그들이 원한 것은 우승이 아니라
아이돌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무대에서 노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들도, 그리고 그들을 응원하는
팬도 아무도 그들이 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자리에 오기까지 그녀들은 수많은 고난을 겪었다. 멤버간의 불화, 생계 문제. 수험.
가혹한 스케줄과 연습으로 인한 불만과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다.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그 나이대 학생들이라면
당연히 생각할 문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조명하지 않은 문제였을 뿐이다. 그녀들이 저울질하면서 고민했던 수많은 가치들을
뒤로하고 아이돌의 길을 택한 것은 그 무대에 서고 싶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제대로 된 라이브 장면은 마지막 화에서만 등장한다)
1-1클럽이든 Wake up Girls든 서로가 지향하는 무대에 걸려있는 가치는 동일하다. 1-1 클럽의 사장은 트레이너인 하야사카의 말을
들으면서 마지막 화에서 Wake up Girls의 무대를 보고 그녀들을 인정한다. 무대는 하나지만 그 길로 가는 방식만이 다를 뿐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여동생은 수많은 아이돌의 팬이었다. 그 아이의 방에는 여러 아이돌들의 앨범이 꽂혀있는데 개중에는 그들의 연습생 시절이 담긴
CD도 섞여있다. 거기서 그들은 목표는 오직 언젠가는 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연습하면서 서로 싸우고
이해를 하지 못 하며 펑펑 울기도 한다.아름답지만은 않지만 동시에 생생함이, 무대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아이돌들의 표정이 담겨있다.
그것이 우리가 알면서도 무심코 모르는 척 해왔던 얼굴이다. 아이돌물은 캐릭터가 생명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없는 캐릭터는 그저 인형일
뿐이다. 많은 작품들이 그동안 우리가 아이돌들에게 원하는 모습만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야마모토 유타카는 <Wake up Girls>에서
아이돌들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 그런 모습 또한 우리가 긍정해야하는 아이돌이라고 말한다. 캐릭터와 작화의 아름다움 대신 드라마와
감정을 위태로우면서도 결국에는 성공적으로 담아내면서 결과적으로는 가장 인상깊은 이야기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2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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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아이돌애니 관련 논문쓰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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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ug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좋은 작품이였다고 봅니다. 스토리적인 측면에서는요. 전개측에서는 아이마스보다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몇번을 말해도 작붕과 저퀄 라이브 씬은 용서가 안됩니다. 2기가 나온다면 그둘은 확실히 잡아줬으면 합니다. 일단은 아이돌물이니까 캐릭터가 사랑스러워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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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라이브를 테러해서 그렇지 스토리는 3대 아이돌물 중에 가장 좋았었네요. 반면 라이브 작밀레로 쩌는 모 아이돌물은 제설 라이브와 함께 1기에서 쌓아왛던 애정을 싸늘하게 식게 만들었습니다. (이젠 라이버 아니지 말입니다! ) 그러니깐 여러분 모두 로봇이 나오는 아이돌이 최곱니다. 왕따도 없고 72도 아닌 아이돌물을 봅시다!! (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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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 논문도 써주실 수 있다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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