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4일, 자유를 빼았겼습니다.

9년간 재미있게 연애하다가

개털도 없이 결혼을 하게되었지요.

이때부터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양가모두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라

영혼까지 탈탈 털어서 겨우겨우 마련한 돈이 3천만원.

과연 어떻게 해야할까 ?

집을 사기는 커녕 원룸 전세도 힘든상황에 제가 몸이 많이 안좋기 때문에

일을 하지도 못해서 돈을 벌수도 없으니...! (혈액암 환자라서 ㅎ.ㅎ)

게다가 신부는 서양화가라서 사실상 프리랜서라고 보는게 맞구요.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진짜 노답이네예.

그렇지만 제가 일반적인 일은 못해도

가죽작업을 하고 있었거든요 :)

새색시랑 같이 디자인 구상, 작업 같은것을 하나씩 하며 가끔 수강생도 받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런데 띠용 이게 무슨일인가

동탄 (원래 살던집이 수원)에 25평의 작업실겸 집으로 사용할수 있는 곳이 매물로 나왔습니다.

1500에 80 !

원래 인테리어를 하는 분의 사무실 이었기 때문에

인테리어까지 되어있는 상황이더라구요.

어차피 원룸을 구해서 살고 있었지만 (이 보증금 천 오백을 빼서 전재산 3천만원이 조금 넘음)

결혼후에 어떻게든 먹고 살려면 가죽작업을 계속 진행하는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결국 작업실을 구해야 하는 상황 이었는데

주거까지 해결 가능한 곳이 나와서 진짜 잠깐 고민하고 바로 계약 했습니다.

월세 80은 저희에게있어 말도 안되는 큰돈이지만

결혼하면서

한달에 140만원쯤 벌면 식비, 월세까지 해결할수 있겠다라고 답을 냈습니다.

어차피 둘다 돈벌이에는 별 관심 없고 그냥 이대로 건강하게 살수만 있으면

행복하겠다 라는것에 초점을 두고 살았으니 딱이었죠 :)

아래는 작업실로 사용, 그리고 위를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충분히 넓은 평수고 불편함이 없겠다 싶어서

착착 진행 했습니다.

앤틱가구를 겁나게 좋아하지만 비싸서 안사다가

싸게사서 앤틱으로 만들면(?)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기저기서 최대한 저렴하게 사서 맞춰 봤습니다.

가죽작업에 필요한 도구들은 고가지만 눈물을 머금고 구매를 해야했구요 ㅎ.ㅎ

게다가 가죽도 일단 잔뜩 구매했구요.

전에 살던 형이 심심할때마다 지나다니면서 (근처에 사심!)

장식품등을 뿌리고 가시고

주인이모, 아저씨가 간식도 잔뜩 챙겨주시고 재미있게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작업실 입니다 :)

불박 책상

새색시 그림도 걸려있고

스팀펑크 좋아합니다.

그래서 바이오쇼크도 좋아합니다

이쪽은 가죽 랙과 재단책상, 그리고 쓸줄 몰라서 안쓰는 미싱.

미싱을 배워볼까 했었는데

아무래도 미싱작업이 싫어서 다시 되팔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의 구린 색상의 기계는 니피라는건데 가죽을 피할 (얇게 포뜨는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는 기계 :)

새색시 그림이 잔뜩 있네예

외관!

아..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진짜 더러운곳, 구석진곳에서만 살아와서 그런지

29년만에 이런 깨끗한곳에서 살게되니 너무 감동해서

사진찍으면서도 카메라 스트랩에 머리박고

빤쓰가 다 젖을정도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플삼!

몸 안좋고 돈벌능력 없고, 집도 가난한 저에게 귀한 따님을 주신 장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30년밖에 안산 애송이지만

살다보니 이렇게 능력이 개똥만큼도 없는 사람에게도 이런 행복한 순간이 올 수 있구나 싶습니다.

이제 결혼도 했으니 몸 건강에 더 신경쓰며

즐겁게 살아보겠습니다 :)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배우고, 공부하며 보내고 있는 분들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

오른쪽 가면 이렇게 해야하는것 같아서..

재간둥이인 저는 참지 못하고 요렇게 스샷을 해봤습니다.

작업하다가도 힘들면 응원해주신글들 보며 힘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PS. 쪽지로 질문을 해주셨는데 쇼핑몰은 하지 않고 블로그를 하고있습니다 :) 광고성 글이 될것 같아서

주소를 남기기는 그렇고 쪽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X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