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주 사이에 폭풍 같은 인기를 얻으며 본 게임인 아르마 2를 스팀 차트에 올려놓은 DayZ 모드의 개발자, 딘 홀 (Dean Hall) 인터뷰를 옮겨왔습니다. 약간 축약한 부분도 있습니다.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과 영상은 TacticalWitness님의 글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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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공화국에 있는 보헤미아 인터랙티브에서 일하는 거 맞죠? 거기서 무슨 일 하나요?
네! 멀티플레이어 게임 디자이너로 일해요. 아르마 3의 멀티플레이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목을 뭐라고 읽나요? 데이지? 데이제드?
데이지요. 이상한 이름이라고 생각은 해요. 원래는 가제였는데 사람들이 쓰다보니까 정착되어버렸네요. 쓰다보니 그다지 나쁘지도 않은 것 같아요.
전 맘에 듭니다. 데이지라고 하니까 무슨 말장난 같잖아요. 이 모드는 여가시간에 개발한 것 맞나요? 아니면 보헤미아 측에서 업무시간에 개발할 수 있도록 해줬나요?
겹치는 부분이 있네요. 실험에 좋은 모드기 때문에 [실제 개발에도] 도움이 되었어요. 게다가 주말에 시간 보내는 일이기도 했고요. 저는 뉴질랜드 사람이고 체코말을 모르는 탓에 이 프로젝트에 몰두할 수 있었어요. 뉴질랜드에서 육군 복무했을 때도 마찬가지네요. 인터넷 되는 작은 마을에서 별로 할 일이 없었거든요. 할 일 없는 사람한테 인터넷 되는 컴퓨터 하나 줘보세요. 굉장한 일이 일어나죠.
데이지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왔나요?
모딩을 처음 시작했을 때 살펴본 게 좀비 관련된 걸 만드는 거였어요. 아르마 모딩을 처음 했을 때부터 했던 거죠. 하지만 진짜는 캐릭터에 정서적 접점을 가질 수 있는 게임을 하고 싶다는 욕구에서 나왔다 할 수 있네요. 그동안 제가 했던 게임들은 대부분, 그 자체로는 즐겁지만 캐릭터와 접점을 갖기가 어려웠죠. 캐릭터가 스토리 진행이란 이유로 저라면 하지 않을 행동을 하잖아요. 공포영화를 보면서 등장인물한테 왜 그러는거야 소리치는 거랑 마찬가지였죠. 게임에서도 그러고 있었던 거에요. 그걸 바꾸고 싶었습니다.
그렇네요. 데이지는 스토리가 없고 오픈월드라서 플레이어가 직접 겪은 일을 이야기로 만들고 싶은 충동이 들죠. 하프라이프처럼 모두 똑같은 사건을 경험하는 게 아니라 각자 자기만의 사건을 경험하니까요. 그러고보면 꽤 초반부터 데이지 경험담들을 들어왔을 것 같은데요...
네, 포럼과 블로그에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가 겪은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읽는 건 정말 둘도 없는 경험입니다. 이야기를 하는 능력은 인간만이 지닌 특수한 능력이잖아요. 인간은 그런 식으로 뭔가 배우고 정보를 전달해왔죠. 모드의 인기도 그런 근본에서 비롯되었다고 봐요. 물론 모드 자체는 플레이어에게 아주 단순한 감정과 반응을 이끌어낼 뿐이지만, 거기서 한 경험을 이야기로 전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도 불러일으키죠. 딱히 발표도 홍보도 없었지만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욕구에서 인기를 일으킬 수 있었다고 봅니다.
인기에 꽤 놀랐을 것 같은데요. 지금 웹사이트에 4만7천명이 등록해있네요!
그게, 아르마 커뮤니티 안에서는 인기가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아르마 커뮤니티가 꽤 튼튼한 커뮤니티거든요. 특히 혁신에 대한 인식 면에서요. 커뮤니티 사람들은 새로운 걸 접하고 시험해보길 좋아하면서, 그 대답으로 또 새로운 걸 만들어내요. 그래서 그 정도는 예상했는데...주류로 넘어갈 것까지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어요. 아르마는 겉보기에 어려운 점 때문에 사람들이 그 안에 있는 걸 보려고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런 인기를 얻게 되어서...지난 2주 반 동안은 서버 수용량과 씨름해야 했습니다. 서버를 하나 올릴 때마다 금방 들어차버려요. 웹사이트를 두번이나 큰 서버로 옮기다 이젠 클라우드 서버로 옮겼어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할 틈도 없이 수용량 문제에 대처해야 했습니다.
지금 상주 서버에 한계치가 있나요? 증가하는 접속량에 계속 대응할 수 있는건가요?
상주 서버는 만 명까지 동시 접속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5천이었고요. 그러니까 대응하는 데 별 문제 없을 거에요. 설마 동시 접속자가 만 명까지 나오진 않겠죠. 안 그래요?
하하, 글쎄요...
사실 전에는 600명이 최대라고 생각했으니...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지켜봐야죠.
이번주에 꽤 많은 매체에서 모드를 다루었으니, 다음 일요일에 뭔 일이 일어나는지 보죠.
지금 무서운 게 두 가지 있어요. 하나는 주말이고, 다른 하나는 업데이트입니다. 120개 서버에 업데이트를 올리고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게 얼마나 지옥 같은데요.
아, 업데이트요. 얼마나 자주 업데이트할 건가요?
원래는 야간 빌드였어요. 저나 팀원들이 뭘 만들 때마다 업데이트했죠. 하지만 그건 서버 두 대에 50명일 때 이야기죠. 수천명이 접속하는 데는 적용할 수 없어요.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을 완전히 다시 생각해야 했습니다. 원래 계획을 완전히 철회하고 수용량을 맞추는 데 집중하려고 해요. 프로젝트를 포기하거나 접속을 제한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한 번 수요에 대응해보려고 합니다. 다른 걸 생각하기 전에 먼저 다가올 위기부터 관리해야죠. 물론 이따금 업데이트도 있을겁니다!
위기가 해결된 다음에는 뭘 하고 싶은가요?
실험을 계속 할 겁니다. 이렇게 위험을 감수하고 실험을 하는 건 큰 회사에선 못 하는 일이죠. 기존 공식을 부수거나 유저베이스의 신경을 거스르는 일들 말이에요.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가능합니다. 그런 면에서 실험은 아직 시작되었을 뿐이에요. 정말로 하고 싶은 부분이 한 가지 있다면 날씨와 지형 같은 환경 부분이네요. 좀비와 다른 플레이어 뿐 아니라 환경과도 맞서야 하는 거죠. Chernarus 같은 훌륭한 맵에 입체감을 더해줄 겁니다. 앞으론 거처도 걱정해야 할 거에요.
제가 모드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가 폐차량을 수리해서 더 빨리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점이었는데요. 그리고 어떤 지역에는 차량을 수리하는 데 더 어울리는 물품들이 잘 발견되기도 하더군요. 이건 의도적인 건가요? 아니면 무작위적인 건가요?
제가 물건을 놓으니까 의도적인 거죠. 주울 수 있는 아이템의 스폰은 건물이 주거지냐, 군용이냐, 산업용이냐, 유형에 따라 결정되요. 플레이어의 개성에 따라 직관에 의존할 수 있게 하고 싶었거든요. 좀비 아포칼립스에 처해있을 때, 군기지로 가서 장비를 챙겨오자고 할 수도 있고, 농장으로 가서 농부가 쓰는 소총을 가져오자고 할 수도 있고, 다른 생존자를 돕자고 할 수도 있죠. 사람들의 개성에 따른 반응이 그 세계 속에서 이치에 맞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이렇게 접근법을 정해놓으면 다른 맵에도 적용하기가 쉽죠. 다른 비슷한 규모의 맵에 적용하는 데 한 시간 정도 걸릴 거에요.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방식에서 얼마나 많이 피드백을 받나요? 강도와 생존자 구분은 역시 믿을만한 사람을 구분하려는 용도인가요?
강도와 인간성 시스템을 추가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먼저, 판단을 좌우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어요. 시스템이 플레이어에게 어떻게 플레이하라고 말하지 않아야 해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플레이어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필요가 있었어요. 식량을 가져올까, 탄약을 가져올까 같은 결정도 있지만, 저 사람을 쏠까 말까 같은 결정도 있죠. 사람을 쐈을 때는 뭔가 영향이 있어야 해요. 물론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주면 안 되죠. 유럽 서버를 세웠을 때는 이전의 평화로웠던 뉴질랜드 서버와는 달리 모두가 모두를 죽이는 상황이 일어났어요. 아마 언어 장벽 때문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금새 혼돈으로 빠져들었습니다. 플레이어의 평균 수명이 30분 정도로 떨어졌죠. 뭔가 조치를 취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강도 시스템을 넣어서 살인자들을 알아볼 수 있게 했어요. 하지만 제대로 통한 것 같진 않아요. 겉모습은 인간성이 아니라 찾아서 사용한 물건으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자기가 원하는대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죠.
저는 사실 놀랐습니다. PvP 같은 느낌을 예상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평화롭게 생존하려고 노력하더군요. 역할의 다양성이 그렇게 다양한 데에 당신도 놀랐나요?
분명 어느 정도는 기대했는데 이 정도로 많을 줄은 몰랐어요. 저는 플레이어가 자신이 내린 결정에 따라 살아가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가 내린 결정까지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사람들은 게임 내 PK의 수를 과장해서 말하는데, 실제로 전체의 10% 정도만 강도에요. 전통적인 PvP와는 좀 다르다고 생각해요. PvP가 따로 규정된 게 아니라는 점에서요. 플레이하고 싶은대로 플레이할 수 있게 하는 것 뿐이고, 다른 플레이어를 죽이는 건 그 방식 중 하나일 뿐입니다.
개별 서버에 다른 캐릭터가 적용되도록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요. 왜 어느 서버에서든 동일한 캐릭터로 로그인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나요?
오랫동안 그런 걸 좋아했어요. 더 많은 게임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안 했다면 작업이 더 쉬웠겠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그래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데이지가 지금의 데이지라고 생각해요.
확실히 그렇네요. 그게 이 모드의 가장 흥미로운 점이고 경험의 핵심이죠.
쉬운 방법이라는 이유로 그냥 선택해서는 안 되니까요. 이런 요소는 제가 그동안 플레이했던 많은 게임에서 빠져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게임에서는 게임 안에서 일어나는 일의 중요성이 크지 않죠. 자신의 캐릭터가 내일도 그대로 존재할 것이라 생각하면 지금 내릴 결정의 의미는 달라집니다. 더 복잡한 결정을 내리게 되요. 이 모드에서 중요한 건 모드 안에 들어있는 게 아니라, 플레이어가 머릿 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느냐입니다.
이 모드 덕분에 아르마 2가 다시 스팀에서 잘 팔리고 있죠. 상당한 업적인데, 스튜디오 안의 반응은 어때요?
솔직히 모두 다 충격 먹었어요. 이제 막 실감하기 시작했네요. 전에는 그냥 웹사이트에 숫자가 늘어난 정도였고, 접속량 문제를 해결해야 했을 뿐이죠. 그런데 점점 다른 사람들한테 메시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실감했습니다. 친구가 "야, 데이지 모드 봤냐?"라고 보내서, "응, 그거 내가 만들었다"라고 답신하니까, 싸더군요.
정말 들불처럼 번졌죠.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 모드 한 번 봐보라는 메일이 잔뜩 와있더군요.
커뮤니티의 반응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여기서 게임 개발자들이 새겨야 할 교훈이 있다고 생각해요. 플레이어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임을 진정으로 원한다고요.
그렇네요. 이제 더이상 우리 스스로 퍼블리셔와 개발사에게 그걸 증명해줄 필요가 없어졌다고 봐요. 많은 게임들이 증명하고 있으니까요. 데이지에 대한 반응 중 하나가, "왜 전에는 이런 게임이 만들어진 적이 없나?"였어요. 이런 좀비 서바이벌 게임을 하고 싶은 사람은 많았는데요. 왜 그동안 아무도 만들지 않았다고 생각하나요?
지금 욕이 안 들어간 대답을 생각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오랫동안 이런 아이디어를 제안해왔었어요. 예전에 어디서 프로듀서로 일했을 때도 했었고요. 그러면 듣는 소리라곤 "플레이어가 원한다고 해서 진짜로 원하는 게 아냐. 원하는 걸 받으면 싫어하게 될걸?" 같은 거였죠. 그래서 데이지를 만들어서 "이것 봐라!"라고 대답해준 셈이죠. 전에 제안을 보냈던 사람에게서 이메일이 왔었어요. "내가 잘못 생각했었던 것 같네"하고.
네, 이런 게임을 원하는 게이머들이 많아요. 자기가 한 경험이 의미를 지녔으면 좋겠다는 거죠. 게임이라면 플레이어가 플레이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데, 왜 아직도 우리는 영화나 책 같은 게임을 만들고 있는 걸까요? 말이 안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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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 한 번만 가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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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야, 데이지 모드 봤냐?"라고 보내서, "응, 그거 내가 만들었다"라고 답신하니까, 싸더군요. 자기가 한 경험이 의미를 지녔으면 좋겠다는 거죠. 플레이어가 플레이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데, 왜 아직도 우리는 영화나 책 같은 게임을 만들고 있는 걸까요? 말이 안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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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임은 포커싱이 "좀비 kill"로 인해 얻는 쾌감보다, 좀비 "떄문에" 내가 "생존"을 해야만하는 그 재미를 주는거 같은데... 실제로 내가 좀비한테 쫓기는 것보다는 안전하기(?) 때문에..많이 하는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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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의 성공공식 = 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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