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본 게시물에는 쓸데없는 글이 많습니다. 한 성격 하시는 분들은 사진만 봐주세요.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직장생활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네요.

특히나 요즘은 미쳐버릴 정도예요. ㅜㅜ

제 성격상 뭔가에 몰두하면 다른건 다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뭔가에 몰두하기로 합니다.

그건 바로, 조이스틱!

※ 많은 분들의 게시물을 참조했구요, 특히나 키보드 배열 확인은 '미즈노요우코'님의 게시물에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자, 제작과정 들어갑니다~

우선 대략적인 구상 및 투자비용은 이러합니다.

전 예쁘게 만들 필요도 없고 좋은 레버감, 버튼감 이런거 아무 필요 없어서 대충 구입했고 대충 만들겁니다.

(사실...실력이 없어서요...;;)

usb연장 케이블은 다른 곳에 쓰기 위해 구입한 것이고, 만능기판과 페이스트는 작업 편의상 구입했습니다.

즉, 저 위에서 usb연장 케이블과 만능기판, 페이스트 값은 제하셔도 됩니다.

 

 

 

 

키보드와 만능기판, 10색선이 먼저 도착했는데 10색선이...너무 짧아요...ㅜㅜ

왜 1미터만 주문했을까요...왜...열가닥이니깐 10미터, 충분하겠다...라고 생각했을까요...

(제 키가 작아서 10미터는 상상할 수도 없을만큼 긴 길이다...라고 생각했을 수도...)

어차피 쓰지도 못할 선이니...10색선도 금액에서 제합시다.

그러고 보니 사무실에 UTP케이블이 한롤 있네요.

그걸로 써야겠습니다.

(아...진짜 왜 산거지...)

 

 

 

 

우선 키보드를 분해합니다.

오옷~ 깨끗하다~

뭔지 모를 신기함과 아까움이 난무합니다.

 

 

 

 

드디어 다른 게시물에서 보았던 기판이 나타났습니다.

음...다른 게시물에선 2파트(?)로 나눠져 있었는데 이건 3파트로 나눠져 있네요.

당황하지 않고 접점을 확인하면 '끝'

 

 

 

 

얼마 안하는 키보드지만, 요부분만 쓴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돈이 급 아까워지네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키보드 테스터 프로그램(FREEON Tester)을 실행시키고 접점을 확인하려고 하는데 버튼이 인식되지 않습니다.

'납땜을 해서 선끼리 붙여야 인식되나?'란 생각이 문득 듭니다.

그래서 납땜을 하는데, 이게 무슨...

기판에 납이 붙질 않습니다. (다른 게시물에선 이런 내용은 없었다고~)

계속 인두기로 지지다 결국 기판이 녹았습니다.

열받아서 기판을 냅다 버렸기 때문에 사진은 없습니다ㅋㅋㅋㅋㅋㅋ

 

당황하지 않고 지인들에게 버리는 키보드를 찾는 전화를 돌리면 '끝'

아, 위에 보이는 키보드는 쓰지도 못할 쓰레기니 또 비용에서 제합시다.

(생각치도 못한 원가절감 효과)

 

 

 

 

키보드를 기다리던 사이 MDF가 도착했습니다.

또 다시 신나기 시작합니다.

 

 

 

 

조립 같지도 않은 조립을 하고 상판에 타공 부위를 그려줍니다.

상판에 제 손가락을 자연스럽게 올려 대충 표시하고 속으로 '굉장히 인체공학적이다'라고 속삭입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키보드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울산에서 경주로 달려갑니다.

아, 물론 키보드 금액 아낄려다 휘발유값 및 하이패스 비용이 더 나간건 사실입니다.

어쨌든 다시 뜯어서 납땜을 시도합니다. (키보드 인식 따위보다 이게 더 급했어요.)

이번엔 납땜할 자리를 사포로 살살 문질러 줍니다.

그랬더니 뭔가 납이 붙을 것 같은 느낌이 옵니다.

 

 

 

 

역시나! 사포로 문질렀어야 됐어!

기쁨의 포효를 합니다.

팬티만 입고 와이프 앞에서 춤을 춥니다.

제 특유의 흐느적대는 몸놀림이 있는데 이를 보고 와이프는 '알 수 없는 리듬'이라고 합니다.

 

어쨌든 납이 붙어서 너무 신이 납니다.

납땜이라고는 13년 전에 잠깐 해봤던게 전부라 거지같이 붙었지만 혼자서 만족합니다.

 

 

 

혹시나 선이 떨어질까 얼른 만능기판에 붙이고 키보드 배열을 확인합니다.

 

 

 

 

 

와이프가 옆에서 보고 있어서 뭔가 굉장히 전문가인척 할려고

쓰레기(키보드)를 포장하고 있던 박스에 거지같은 회로도를 그려줍니다.

물론, 와이프는 대단하다고 난리지요.

 

 

 

 

만능기판에 버튼에 연결될 선들을 붙여줍니다.

선이 떨어질까봐 글루건도 쏩니다.

이로써 완벽한 거지같은 무언가가 완성 되었습니다.

 

 

 

 

이어서, 굉장히 기대도 되고 작업도 쉽게 될꺼라 예상했던 타공을 진행합니다.

근데...홀커터(홀쏘)의 깊이가 너무 낮아 한방에 뚫리질 않습니다.

그래서 앞, 뒤로 번갈아가며 뚫었는데, 진짜 다시는 하고싶지 않을 정도로 고생했습니다.

 

 

 

 

버튼을 삽입하고 선을 연결합니다.

매와 같은 눈으로 버튼과 레버의 단자 사이즈를 측정한 후 평단자(납작단자)를 사왔는데

역시나 사이즈가 안맞습니다.

이쯤되면 이제 뭐 당황도 안합니다.

까짓것 대충 롱로우즈로 찝어가며 꽂아줍니다.

 

 

 

 

드디어 완성!

다 만들고 나니 스트레스 해소 및 성취감이 장난 아닙니다.

신이 나서 와이프에게 '알 수 없는 리듬'을 다시 한번 시전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한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냥 돈주고 사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ps. 혹시나 궁금하실까봐 알려드립니다.

1P 레버 위 버튼은 TAP

가운데 윗쪽 버튼은 숫자 1,5 / 2,6

가운데 버튼은 윗쪽부터 아래 순서로 ESC, ENTER, P 입니다.

예, 오직 MAME를 위한 스틱입니다.

버튼은 많은데 정작 쓰는건 두개네요...

(와이프랑 보글보글이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