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를 정리는 해야겠는데 올릴 곳이 마땅찮아서 고심 끝에 루리웹에 올립니다.
3년간 장교로 군복무를 하고 11월 30일에 전역했습니다.
전역하면 해외여행을 가봐야겠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가족여행을 일본으로 가자고 제안하셔서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와 동생이 계획을 거진 짜고 저는 숟가락만 얹은지라 제가 처음에 생각한대로 여행이 된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2년 살면서 처음 가보는 해외여행은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처음 간 해외여행이라 시행착오가 많았기에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일본에 가실 분들이 있다면 참고할만한 점들을 적어둘까 합니다.
근데 다 쓰고 보니 큰 도움은 안 될 것 같네요;;;
피치항공을 이용해 칸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하면 셔틀버스를 타고 터미널 1로 가시면 됩니다. 이것도 못 찾고 좀 헤매서...
난카이 공항철도. 일본 지하철은 색에 따라 속도가 다르더군요. 색이 진할수록 빨리 가는듯?
저는 칸사이 스루패스 3일권 2개를 샀는데, 나중에 계산해보니 이게 그닥 효율적이진 않더군요.
오사카 일대만 돌아다닐 거면 일일권이나 IC카드 사서 충전해서 다니시는 게 더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래피드 전차의 위엄. 타보고 싶었는데 추가금액 내는 곳을 몰라서;;;
이번 여행 내내 주로 돌아다녔던 난바 지역입니다. 난바역 일대는 정말 어마무지하게 크더군요. 부평역 지하상가보단 덜했지만 익숙해지기 전엔 길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는 블로거분이 추천해서 갔던 시장스시. 무난했습니다.
분위기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기보단 지역분들이 많다는 느낌?
간단히 주변을 돌아다녔는데 뭐 이리 빠칭코 가게가 많은지; 게다가 다들 되게 컸습니다.
파칭코 머니로 부활하는 작품들도 많다고 하니 뭐라고는 못하겠지만 이건 뭐...
좀 둘러본 후 신이마미야 부근에 있는 숙소로 이동해서 하루 묵었습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찾아간 오사카 최고의 돈카츠 만제. 루리웹에서 보고 알게 된 집입니다.
오픈시간이 1130이고 제가 간 시간이 1020인데 이미 대기자가 10명에 오픈 시점에 대기자가 33명... 정말 무시무시했습니다;
가게 내부 풍경입니다.
로스&히레 세트? 아무튼 제가 시킨 메뉴입니다.
진짜 맛있었습니다. 살면서 먹어본 돈카츠 중 최고였고 이번 일본 여행에서 먹은 모든 음식들 중 단연 No.1이었습니다.
오사카에 가게 된다면 꼭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은 맛집이었습니다.
식사 후 다시 난바 일대 구경.
동생이 글리코가 여자로 바뀌었다는 말을 하던데 사실무근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도톤보리 강에서 한국 고등학생이 물에 빠져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이돌 그룹 공연장으로 보이는 곳.
루리웹 유저라면 와봐야 할 곳. 덴덴타운. 원래 사람이 적은건지 평일이라 그런 건지 구경은 편하게 했습니다.
여기 3층은 도저히 올라가볼 용기가 안 나서 패스했습니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물품들을 팔고 있었지만 덕력도 없고 아는 것도 없어서 딱히 살 게 없더군요. 그래서 구입한 게...
레트로 게임 전문점에서 팔던 봄버맨 뱃지. 전 이런 센스를 좋아해서...
타이토 스테이션. DDR도 오랜만에 해보고 기타도라, 그루브코스터, 비트스트림도 플레이했습니다. 기타도라는 왜 이렇게 바뀐 건지 모르겠더군요...
격투게임 코너에서 스파제로3이 리마스터링되서 돌아가는 걸 보고 놀랐습니다;;;
어머니와 동생과 합류하기 위해 교토로 가는 한큐전철이 있는 우메다로 이동. 여기도 사람 무지하게 많더군요;
피치항공 티켓을 어머니와 동생이 먼저 예매하고 저는 여권 발급이 늦어져서(군인 신분일 땐 여권 받으려면 사령관 승인이 필요함;) 좀 늦게 뗐더니 티켓 가격이 막 오르더군요; 결국 원래 일정보다 하루 일찍 가서 하루 늦게 오는 티켓을 끊었습니다. 그렇게 확보한 일정을 나름 유용하게 써먹긴 했지만... 아무튼 혹시라도 일본 가실 분들은 여권 빨리 만들고 티켓 빨리 예약하시길; 여권 없이 가짜 여권번호 써서 티켓 예매하고 나중에 바꿔도 된다곤 하는데 확실치도 않은 방법이니 그냥 빨리 하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눈 내린 오고토온천 역. 저도 좀 추웠다고 생각했는데 보니까 연말-연초 계속 추운듯?
일본 갔으니 료칸을 꼭 가봐야 된다고 해서 예약한 곳. 좋았습니다. 저녁밥이 되게 맛있었는데 폰을 놓고 와서 사진이 없습니다;
그게 아쉬워서 아침은 폰을 가져왔습니다. 정갈하니 맛있었습니다.
동생이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가본 교토역 동양정. 함박스테이크로 유명한 집입니다. 근데 찍은 사진은 토마토 뿐...
괜찮은 곳이었습니다만 나중에 알고 보니 우메다에도 있다고 해서 굳이 교토에서 먹을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는 밥만 먹고 오사카에 있는 숙소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교토까지 왔는데 뭐라도 보고 가야 하지 않겠냐고 하셔서 급히 찾은 곳, 기요미즈데라입니다. 사실 교토 하면 떠오르는 게 금각사라 여기부터 찾아봤는데 교토역에서 꽤 먼 곳이라 못 가고, 가까운 곳에 있는 기요미즈데라로 이동했습니다.
언덕 위에 있는 사찰.
공사중이라 아쉬웠습니다. 공사가 내년에 끝난다고 하던가... 뛰어내릴 기회 자체도 없었습니다;;;;;;;;
운세뽑기는 패스.
올라갈 때는 고조자카? 쪽에서 내려서 갔고, 내려올 때는 기요미즈미치 방향으로 내려왔습니다.
사람 진짜 무지하게 많았습니다. 온갖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이 일본 교토에 다 모인 느낌...
전통 의상을 대여해주는 가게들이 있어서 서양인들이 기모노를 입고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었던 것 같은데 어디갔지...;
오사카로 이동한 후 먹은 저녁. 천지인이란 가게에서 라면을 먹었습니다. 저는 맛있게 먹었는데 어머니와 동생은 짜다며 남겼습니다...
제가 집에서도 엄청 짜게 먹는 타입이긴 한데 반대로 어머니와 동생은 싱겁게 먹는 타입이라 잘 안 맞는 것 같더군요.
혹시라도 싱겁게 음식을 드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난카이선 난바역 8/9번 출구 근처에 있는 난반테. 식신로드 정준하씨가 방문했던 곳입니다.
분위기는 그냥 동네 선술집 느낌?
감자, 닭꼬치 등을 시켰는데 저 감자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동생이 술을 되게 좋아하는데 생맥주는 생각보다 맛이 없다며 징징... 물론 생각보다 그렇단 거지 맛있었습니다.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 같네요.
사흘째 밤도 그렇게 마무리.
덴덴타운 근방에 있는 덮밥집 이치미젠입니다. 여기도 식신로드 때문에 한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이죠.
전 맛있었는데 어머니와 동생은 아점(?)부터 너무 부담된다며 또 남겼습니다. 뭔가 일본 음식과 안맞는건가...
오사카에 왔으니 오사카 성은 봐야지! 라고 동생이 주장해서 가보게 된 오사카 성.
굳이 가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비도 제법 쏟아지는 와중에 고생해서 돌아봤지만 그냥 뭐... 성이 있는 공원 느낌?
저 성 안에 들어가면 전망대가 있다고 하지만 입장료 600엔 보고 고개를 내젓고 갈 길 갔습니다;;;
난바역 난바파크스 3층에 있는 디저트 전문점 하브스. 대기자도 많고 가격대는 높은 편이지만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세 명이 각기 다른 걸 시키고 만족도가 다 달랐던 신기한 가게...
티라미슈, 밀피유, 스트로베리 케익이었는데 어머니는 티라미슈, 전 스트로베리 케익, 동생은 밀피유가 맛있다고 하더군요.
어머니와 동생이 쇼핑하는 사이 잠시 쉬면서 찍은 사진. 빅 히어로 6 광고가 많더군요. 일본은 이미 개봉했으니...
이후 우메다로 다시 이동하여 한큐백화점 지하 식품 코너를 둘러봤는데, 도저히 사진을 찍을 상황이 안 나오더군요;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가격대가 쎄긴 했지만 확실히 맛있어보이는 음식들이 많더군요. 캔맥주도 사고 도지마롤 케이크도 사고 맥주 업체에서 파는 카라아게도 샀습니다.
12층 푸드코트로 이동해서 먹은 소바. 그냥 그랬습니다...
다음 날, 어머니와 동생은 먼저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가는 길에 헤프닝이 있었는데, 난카이 공항철도 타는 법을 두 사람에게 설명해주고 저는 제 갈길을 갔습니다. 근데 10분 뒤에 보니 전화가 여러 통 와 있는 겁니다. 미처 전화를 못받아서 설마 철도를 잘못 탔나? 아니면 무슨 일이라도 있나 싶어서 전화를 해보니 안 받습니다.
놀라서 급하게 개찰구 쪽으로 갔는데 거기도 두 사람이 없었습니다.
진짜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싶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왜 전화했냐고 물어보니 허니버터칩(시아와세 허니?)을 사려고 하는데 돈이 없어서 돈 달라고 하려 했다고...;;;
두 사람이 가기 전에 엔화를 다 저한테 줘서 엔화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동생은 허니버터칩 먹고 싶다고 일본 와서 계속 노래를 불렀고, 보이는 편의점은 다 들어가보고 허니버터칩을 찾았는데 없었습니다. 근데 가기 전에 편의점에서 발견한 겁니다... 그래서 급하게 전화를...;;;
나중에 문자가 와서 공항에서 구매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저는 전날 급하게 짠 여행 코스대로 움직였습니다.
이케다 역에 있는 닛신 인스턴트 라면 박물관입니다. 닛신의 창업자 안도 모모후쿠 씨의 동상. 사실 몰랐던 분인데 대단하신 분이더군요.
그분이 하셨다는 말씀. 좋은 말 같아 찍었습니다. 일본어를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라 완전히 해석은 되지 않지만...
언어 관련해서 느낀 게 일본에 먼저 여행갔던 분들이 '어설프게 일본어 쓸바엔 영어로 대화해라'고 했는데, 가보니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게 됐습니다.
영어를 쓰거나 한국어를 쓰면 대답해주는 측에서 어려운 영어단어가 안 나와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만한데, 일본어를 쓰면 난이도 조절 없이 해석하기 힘든 말들이 튀어나와서 다 알아듣기가 어려워집니다;
동생이 영어 통번역대학원을 다녀서 영어를 좀 하는데, 얘가 대화를 할 때 너무 어려운 영어단어들을 써서 직원들이 못 알아듣는 경우에 제가 안 되는 일본어를 써서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근데 다들 일본어를 쓰면 '아 얘가 일본어를 쓰네? 그럼 일본어를 잘 알아듣겠지?' 해서 네이티브하게 말하다 보니 난감한 경우가 종종 생기더군요... 일본 가실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맛에 한점 후회도 없을 것 같은 라오우 라면.
국물 음식을 먹을 때 국물까지 다 먹는 일이 거의 없는데 이건 정말 맛있더군요. 역시 240엔이란 가격 값을...
맘에 드는 구도.
다음은 코시엔입니다. 한/미 야구는 즐겨보지만 일본야구는 딱히 누구 팬이다 이런 건 없지만, 그래도 코시엔 하면 야구소년들의 피가 흐르는 곳이니 한 번 방문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삼성에서는 안 하던 노예짓을 바다 건너서 해준 오승환. 설마 그것 때문에 메쟈 간다는 건 아니겠지? ;;;
베이스 루스 탑. 여기서 경기를 한 적이 있다네요.
야구탑.
코시엔 역사관. 입장료는 600엔입니다. 오승환 덕분에 한글 안내도 지원한다고 합니다. 근데 전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벽돌에 하고 싶은 말을 적어둔듯? 코시엔에 참가한 고교 선수들도 저런 걸 적어놨더군요.
역사관 내에 있는 고교야구협회(?) 등록 학교들 명단인데... 어디서 많이 보던 학교들이 있습니다? 되게 의아했던 부분.
저는 텍사스 레인저스 팬입니다.
마쓰이 히데키. 정말 고교 때부터 외모가 빛을 발하더군요.
이런 게 있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에나쓰 유타카.
랜디 바스.
카네모토 아니키.
돈을 내면 경기장 안에 들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더군요. 저 프로그램과 코시엔 역사관 관람을 합쳐서 1500엔입니다.
만화와 갑자원. 야구만화 중에서도 코시엔을 주로 다룬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라고 하기엔 없는 것도 있던데?
너무나도 유명한 거인의 별... 가만, 거인은 요미우리잖아?
도카벤. 프로편 연재한다고 들었는데 원래 고교야구였나요?
메쟈리거의 위엄
누가 스탠드고 누가 스탠드사냐!
예전엔 진짜 저렇게 던지면 안되나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스크류 스핀 슬라이딩!
명작이죠.
근데 이 작품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덕력이↗약해서↘...
최고의 고교야구만화라고 생각하는 다이아 A. 이거 외에도 최강! 도립 아오이자카 야구부나 저스트미트, 루키즈 등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폭렬 갑자원이나 미스터 풀스윙은 왜 없었지!?
이번에 갔을 땐 이런 걸 하고 있었습니다. 뭐 특별한 건 없고 일러스트, 성우진 사인 유니폼 같은 걸 전시해놨더군요.
다이아 A도 다시 봐야되는데...
다음은 우메다 공중정원. 가는 길이 정말 험난했습니다. 뭐 어디로 가라는 건지도 모르겠고 사람은 무지하게 많고...
우메다 JR선으로 가셔서 계단을 오르면 이런 곳이 나오고, 여기서 계단을 내려가서 지하도를 통해 가시면 됩니다.
여기 발견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공중정원. 173미터 상공에 있다고 173입니다.
올라가며 찍은 사진.
파노라마 모드를 써본 적이 없었는데 여기서 재미붙여서 이것저것 파노라마로 찍었습니다.
야경 사진은 못 찍었지만 일몰 타이밍인지라 이런 사진들을 주로 찍었습니다.
이렇게 일본여행이 마무리...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가보면 시야가 넓어진다고 한 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가보고 나니 확실히 알 것 같습니다.
일본은 생각한 것보다 물가가 비싸지도 않고, 음식은 맛있고, 생각만큼 사람들이 질서를 잘 지키지도 않는 사람 사는 곳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가족여행이라 주로 먹는 것 위주로 다녔고 난바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다음에 간다면 계획을 좀 잘 짜서 돈도 아끼고 이것저것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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