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깊이 읽기
정가 - 17,000원
『드래곤볼 깊이 읽기』는 만화가 토리야마 아키라가 어떻게 《드래곤볼》이라는 거대한 성공을 이루어 낼 수 있었는지를 그의 어린 시절과〈소년 점프〉 연재 당시의 일본 사회상을 들여다보며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은 그동안 신나게 액션만 즐기는 게 전부인 작품으로 평가되던 《드래곤볼》을 둘러싼 담론의 새 장을 연 노작이자 만화 《드래곤볼》을 파헤친 성인을 위한 평론이다.
《드래곤볼》은 레드리본군과의 싸움 중 갑자기 등장한 살인청부업자 타오파이파이와의 사투부터 재미있어집니다. 타오파이파이는 인간 같지 않은 능력을 보여줍니다. 돌기둥을 발로 가볍게 ‘툭’ 차서 떼어내더니, 그걸 투창처럼 던진 후 그 위에 올라타고 날아서 이동합니다. 그전까지 《드래곤볼》에 나온 적과는 명백히 다른 타입의 적이 등장한 것입니다. 로봇이나 전투기 등의 병기를 사용하는 레드리본군의 ‘강함’은 인간의 연장이었습니다. 하지만 타오파이파이의 강함은 예측이 불가능한 강함입니다.타오파이파이에 의해 블루 장군과 보라(우파의 아버지)가 살해당합니다. 이 만화의 첫 사망자입니다. 그 전까지 사람은 발에 차이거나 주먹에 맞아서 기절하는 경우는 있어도 죽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블루 장군은 아라레의 박치기에 당해서 저 하늘 멀리까지 날아간 적도 있지만 죽지는 않습니다. 상처투성이가 돼도 조금만 지나면 상처 하나 없는 얼굴로 돌아옵니다. 이것은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에서 제리를 뒤쫓는 톰이 가구에 깔려 납작하게 찌부러져도 금방 원래대로 돌아오듯, 무슨 일이 있어도 죽지 않는 신체입니다.
그런데 그때까지 불사신이었던 블루 장군이 관자놀이에 타오파이파이의 혀 찌르기 한방을 맞더니 허망하게 죽어버립니다. 성지 카린을 지키는 보라도 심장을 창에 찔려 죽게 됩니다(보라는 드래곤볼로 되살아나는 1호가 됩니다). 그 후, 레드 총수도 부하의 총알에 이마를 꿰뚫려 죽습니다. 이전까지는 기호로서의 상처만 입던 육체에 이때 처음으로 죽음이 도입됩니다. 타오파이파이의 등장과 함께 이 만화의 규칙에 변화가 생긴 겁니다.
_〈세 번의 전환〉 30~31쪽
《드래곤볼》은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는 주간지 연재작이었기 때문에 미리 구성을 짜고 진행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습니다. 개그와 섹시 코드를 섞은 꼬맹이의 모험담이 인류와 우주의 운명을 건 싸움으로 발전해갈 줄은 아무도 생각 못 했을 겁니다. 작가도 “세부사항이나 결말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대로 만들어 갈 생각입니다”(1권 저자의 말 중)라고 쓰고 있습니다. 또한 피라후에게 잡힌 오공이 거대 원숭이로 변신하는 에피소드의 마지막 장면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놀랍게도 보름달을 본 오공이 괴물 원숭이로 대변신! 이번엔 작가도 쫄았다! 난 몰라~ 모른다구!” (21화)
적에게 붙잡힌 궁지에서 벗어나는데 ‘괴물 원숭이’로 변신시키는 아이디어 밖에는 생각해내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이후의 전개를 생각한 복선으로서가 아닌 궁여지책이었을 뿐이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코믹스 8권에 있는 질문 코너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크리링은 처음에 단지 ‘이상한 녀석’이라는 가벼운 기분으로 등장시켰습니다. 지금은 없으면 안 되는 중요한 멤버로 성장했고 팬도 꽤 많아서 놀라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거북선인 할아버지도 처음엔 평범한 할아버지로 등장시킬 셈이었는데, 왜 밝히는 캐릭터가 되어버린 건지 영문을 모르겠네요(작가의 적당주의가 들통나버렸어…).”가볍게 등장시킨 인물이 스토리가 전개되는 동안 중요인물이 되고, 반대로 처음에 압도적인 존재감을 풍기며 등장한 인물이 용두사미 격으로 퇴장하는 일은 이후에도 일어납니다. 예를 들면 사탄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탄을 처음 등장시켰을 때 이렇게까지 중요한 캐릭터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그냥 한 번 나오고 말 캐릭터라고 생각했는걸요.”
(《드래곤볼 대전집 2권》 토리야마 아키라 저, 集英社, 1995년)
_〈무계획적인 이야기〉 41~42쪽
드래곤볼을 심도 있게 탐구한 수준 높은 평론
사이야인의 ‘두근두근’과 니체의 ‘힘을 향한 의지’, 초사이야인 각성과 불교의 ‘깨달음’, 프리저의 최종형태와 1천년 이상 전해내려 온 일본의 ‘옹동 신앙’의 관계 등을 뛰어난 식견과 탁월한 분석력을 바탕으로 세세히 해설한다. 또한 만화가 토리야마 아키라가 어떻게 《드래곤볼》이라는 거대한 성공을 이루어 낼 수 있었는지를 그의 어린 시절과 〈소년 점프〉연재 당시의 일본 사회상을 들여다보며 분석한다. 그동안 신나게 액션만 즐기는 게 전부인 작품으로 평가되던 《드래곤볼》을 둘러싼 담론의 새 장을 연 노작이자 만화 《드래곤볼》을 철저히 파헤친 성인을 위한 평론이다.
○출판사 서평
드래곤볼 30주년을 기념하여
1986년 2월 26일 첫 화가 방영되면서 시작된 TV애니메이션 〈드래곤볼〉은 2016년 3월 현재 30주년이 되었다. 만화 《드래곤볼》의 연재는 그보다 이전인 1984년 11월 20일에 발매된 〈주간 소년 점프〉 51호(1984년 12월 3일호)를 기점으로 한다. 이 전설적인 작품은 지난 30년 동안 일본 내에서 1억 4천만부, 해외 포함 2억 3천만부(출판사 공식 발행부수 발표 기준)가 팔렸고, 드래곤볼 ‘카드’는 10년간 20억장 이상, 2010년부터 발매된 새로운 카드 시리즈 ‘드래곤볼 히어로즈’는 5년간 4억장 이상 팔렸으며, TV애니메이션은 최고 시청률 29.5%를 기록, 미디어믹스로 출시된 비디오게임 시리즈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비디오게임이 제작된 원작 만화’로 2013년 월드 기네스에 오르는 등, 드래곤볼은 하나의 거대한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30년 이상 사랑 받고 있는 《드래곤볼》의 매력은 무엇인지, 그 이야기세계를 철저히 해부한 책이 528쪽이라는 막강한 분량으로 출간되었다.
200개가 넘는 꼼꼼한 옮긴이 주
사료로서의 가치
“두근두근 하지 않냐 우부! 이렇게 센 녀석을 만나다니 말야!”
소싯적 《드래곤볼》 좀 읽었다는 독자는 대부분 이 대사를 기억할 것이다. 《드래곤볼》 최종화인 519화에서 오공이 한 대사인데, 어째서인지 최근 발행된 풀컬러판에서는 이 대사를 볼 수 없다. 그 이전 판본인 완전판에도 빠져있다. 이 대사는 오직 연재 당시의 잡지와 일반판에만 수록되었다. 왜일까?
137화에서 피콜로 대마왕이 알을 낳으면서 외는 주문 “포코펜 포코펜 다레가 츠츠이타 포코펜”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
421화 표지 페이지에서 분명 거북선인이 “지금부터 주인공은 죽은 오공을 대신해 그의 성실한 아들 손오반이다!”라고 했는데, 왜 나는 후반부의 주인공 역시 오공으로 기억하고 있지?
야무차/야무치, 치치/찌찌, 사이야인/사이어인, 낫파/내퍼? 대체 어떤 표기가 맞는 거야?
이 캐릭터의 이름은 소바가 맞는 거야, 슈가 맞는 거야?
드래곤볼 30주년 기념 서적인 《드래곤볼 초사집》의 기념 축전에서 혼자만 컬러 원고를 실은 카츠라 마사카즈(대표작 《전영소녀》)는 도대체 토리야마 아키라와 어떤 관계야? 그가 토리야마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해서 탄생한 장면이 있다고?
오지랖 넓은 덕질인 번역가가 국내에 출간된 만화책만 봐서는 알 수 없었던 사항들에 대해 하나씩 꼼꼼하게 옮긴이 주를 달았고, 대한민국 최고의 드래곤볼 수집가이자 덕질인 한경수(테일러)가 제작에 참여해 퀄리티를 높였다.
또한 국내에 출간되지 않은 여러 서적(《드래곤볼 대전집》, 《드래곤볼 랜드마크》, 《드래곤볼 포에버》, 《만화뇌 단련법》 등)에서 원작자 토리야마 아키라가 한 인터뷰 등을 인용하고 있기에 사료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
당신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줄 책
최고의 지적 엔터테인먼트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눈으로만 읽지 말고 생각하라.”
과연 《드래곤볼》은 머리를 비운 채 신나게 액션을 즐기는 게 전부인 작품일까? 미야자키 하야오가 감독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이나 〈기동전사 건담〉 〈신세기 에반게리온〉 같은 작품은 지식인들이 기꺼이 평론이나 비평의 글을 발표하고는 한다. 하지만 《드래곤볼》은 한 수 아래라고 평가하기 때문인지 고려의 대상에도 오르지 않는데, 과연 《드래곤볼》은 해설이 필요 없는 ‘보면 아는’ 작품일까? 분명 표면적으로는 보면 아는 내용이지만, 조금 더 생각하지 않으면 심층의 구조는 알 수 없다. ‘머리를 비우고’ 읽으려는 것 자체가 이미 《드래곤볼》 읽는 법에 대한 지배적인 담론의 영향하에 있다는 뜻이다. 그 자장에서 벗어나려면 일부러 천천히, 차분히 읽을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드래곤볼》의 평범한 독자와 함께 ‘수련’하여 ‘깊이 읽기’의 달인이 되는 것을 목적으로 쓰였다.
한번 상상해보라. 《드래곤볼》을 문학적, 인문학적으로 깊게 파고든 이 책이 당신 앞에 놓여 있다. 두근두근하지 않나?
[책속으로 추가]
1978년 마지막 호의 〈점프〉에 〈원더 아일랜드〉가 실리면서 데뷔, 이듬해의 〈점프 증간호〉에 파트2가 실리지만 둘 다 독자에게 인기를 얻지 못합니다. 당시에 대해 토리야마는 “이후 1년간(500매 정도) 꽝이 쭈~욱 계속되었습니다”라고 회상합니다. 만화에 그다지 흥미 없어 보이던 토리야마가 왜 그렇게까지 만화가가 되려고 열정을 쏟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토리시마 편집자의 육성법이 능숙해서였을까요. 확실한 것은 토리야마는 취미의 연장으로 만화를 그리고 있던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만화를 그렸다는 점입니다. 최근의 인터뷰에서도 다음과 같이 만화에 거리를 두는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무렵을 제외하면 지금까지도 만화는 거의 읽지 않습니다.”“그림 그리기는 취미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일로 치면 최고입니다.”
“(당시는) 만화가라는 직업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만화뇌 단련법》)
토리야마에게 있어서 만화는 내적 창작욕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수입을 얻기 위한 방편이었음을 엿볼 수 있는 발언입니다. 《드래곤볼》 이후 눈에 띄는 창작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이제 충분한 수입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_〈인기 만화가의 탄생〉 69~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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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번역자입니다. 안녕하세요. 드래곤볼 깊이 읽기 저자가 머리말에 쓴 말들이 대부분 댓글에 나오고 있네요. 책이 대한민국에 나오고 10일 정도 지났는데, 덕질인들의 반응이 대부분 냉소에 가까워서 짧게 글 남깁니다. 드래곤볼은 빠른 스토리 전개가 일품인 작품입니다. 질질 끄는 부분이 단 한 군데도 없고, 설명충도 등장하지 않습니다.(만화판 기준. 애니는;;;;) 그래서 사람들이 머리를 비우고 액션을 즐기는 작품이라고들 말하는데, 이 드래곤볼에 진지하게 접근하면(읽어보면) 어떤 문화적 코드들을 읽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책입니다. 과연 드래곤볼이 에바나 건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에 비해서 가볍기만 한 작품인가 대해 논합니다. 영화 평론 읽어보신 적 있을실 겁니다. 이 책의 성격이 딱 그 쪽입니다. 24분 쯤의 시퀀스에서 자연광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오면 방 가운데 걸린 십자가를 비추는 데, 이는 47분 씬의 여주인공 목걸이 장면에 대한 복선으로... 이런 분석을 하는 책입니다. 일본 원래 제목이 드래곤볼의 만화학인데, 일본에서는 만화를 하나의 학문으로 접근하는 시도가 10년 이상 전부터 있어왔습니다. 만화학의 관점에서 본 드래곤볼이 이 책 일본어판의 성격에 가장 부합한 설명입니다. 작가론적 관점에서의 읽기 시도도 많이 들어가 있어서, 일본인의 문화 전통 중 어떤 부분이 드래곤볼에 녹아 있는지, 토리야마 아키라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며 성장했는지, 그게 작품 속에는 어떤 식으로 반영되었는지, 당시 이 작품에 열광하던 일본인들의 생활상은 어떠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도 다룹니다. 그런 부분을 국내에는 정식으로 번역된 적이 없는 토리야마 아키라의 다양한 인터뷰 등에서 추출해 설명하기 때문에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번역을 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일본인들에게는 당연한 상식인 부분을 한국인에게, 특히 20대 정도의 초급 레벨의 덕질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여러 역주를 달았습니다. 드래곤볼에 대한 해설서가 '드래곤볼 깊이 읽기'라면 '드래곤볼 깊이 읽기'에 대한 해설이 본문 하단에 있는 역주이고, 그 역주에 다 담지 못한 이미지(오바케의 Q타로라거나, 사자에상의 나미헤이라거나, 베지터의 후지산 이마라거나) 등에 대한 해설이 출판사 공식블로그의 역자 코멘터리입니다. 본문 미리보기 한번 보시면 어떤 의미인지 아실겁니다. 드래곤볼을 애정하지 않는 덕질인에게는 하등 의미없는 종이뭉치일뿐입니다. 하지만 집에 드래곤볼 전권 세트가 있는 덕질인이나, 서브컬처를 가지고 진지한 이야기하길 좋아하는 덕질인에게는 최고의 책이라고 자부합니다. 지금까지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서브컬처를 다룬 책은 제가 알기로는 대한민국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결의 책을 하나만 들자면 오카다 토시오의 '오타쿠'입니다. 지금은 절판된 책이지요. (진지ㅊ 등판했나요. 글이 왜 이렇게 길죠;;;) 한줄 요약 : 미리보기라도 한번 읽고 평해주시면, 2번째 책(역시 진지한 서브컬처 책)을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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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미은 존중하지만 남의 취미는 비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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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지 말라는게 아니라 나름대로의 분석을 한 책인거 아닌가... 왜 다들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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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읽는거보다 가볍게 보는게 더 매력적인 만화라고 생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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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본인이 그냥 쉽게 보라고 했는데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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