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게나 지나가는 바람

오늘도 그럴 줄 알았더니

다른 걸 실어 왔소

반가운 마음에 꽃향긴가 맡아 봤더니

눈물을 머금은 꽃이라

슬픔도 어찌 그리 커 끝도 없이 흘러

내 가슴이 다 젖어도 모를 만큼

흘러 넘친다오

아무렇게나 지나가는 바람

내일은 그러지 마시라 했거늘

같은 걸 실어 왔소

차가운 마음에 다를 것을 찾았으나

눈물만 더 가득하고

슬픔도 어찌 그리 커 끝도 없이 흘러

내 가슴이 젖고 또 젖었는데

마를 길이 없다오

누군가 말해주오 제발 말해주시오

아직은 그 꽃이 다 마르지 않았으니 누군가 주워 흔들어 주시오

그 꽃이 뿌릴 씨앗 눈물만은 아닐테고

이 땅에 채울 행복 남고 또 남았는데

어찌 아무도 모른단 말이오

무능한 이내 몸 병들어 가는 머리로 흘러들어온 내음

야속한 바람에 온 봄도 잊었지만

그 꽃이 가진 아름다움 내 잊지 않네 잊지 않을 글로

가슴에 새기고 내일에 새기려 하니

오늘 단 하루만 나도 그 꽃 따라 흘릴 테니 부디...

내일 다가올 바람은 오늘만큼 차갑지는 않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