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Berlioz - Symphonie Fantastique, Op14 - Marche au supplice
(베를리오즈 - 환상교향곡, Op14, 단두대로의 행진)
01. 환상교향곡?
환상교향곡의 작곡자, 초기 낭만음악파의 표제 음악 제창자,
베를리오즈는 온갖 사랑에 대한 기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림 01. 엑토르 베를리오즈
그 중에서도 환상교향곡은 그의 사랑의 정점에 해당하는 음악인데요, 이유는 이러합니다.
베를리오즈는 그 당시에 모든 작곡자의 꿈이던 로마 대상을 따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번번히 실패합니다.
(온갖 형식 파괴로 유명했던 베를리오즈가 쉽게 인정 받기는 어려웠죠.)
그 와중에 그가 살던 파리에 영국의 한 극단이 와서 셰익스피어 햄릿을 연극했는데
그 여주인공 오필리아 역의 배우, 헤어릿 스미슨에게 뿅 갑니다.
사랑에 빠진 그는 열렬한 구애를 하지만
편지를 보내도 번번히 답장이 없고, 반응이 없었기에, 속앓이 하던 그는 작품 하나를 남깁니다.
그게 바로 환상교향곡인데요.
곡이 탄생한 과정 - 결국 결혼까지 함 - 만큼이나 곡 자체가 비범하기 짝이 없습니다.
왜냐??
곡의 스토리를 만들어두었거든요.
요즘에야 스토리 있는 음악이 꽤나 있는 편이지만,
작곡자가 '내 곡은 이런 스토리다!'라고 대놓고 표현하는 표제음악의 시초였죠.
게다가 선배 작곡가였던 베토벤이 적당히 제목으로 스토리를 표현하려 했던 것과는 달리,
베를리오즈는 악장 별로 3,4줄은 거뜬히 되는 구구절절한 스토리 설명을 했습니다.
그야말로 형식의 파괴였죠.
서론이 길었습니다.
무튼 환상 교향곡이 가진 대강의 줄거리는
어느 젊은 예술가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고통받다가 아편을 과다 복용해 ■■을 기도하는데,
양이 치사량보다 살짝 적었던 탓에
혼수 상태 속에서 자신이 짝사랑하던 여인과 관련된 온갖 환각을 경험한다.
이런 교향곡입니다. 중2병이냐
그야말로 자신의 사랑에 대한 괴로움을 표현했죠.
굳이 따지자면...당대 연예인에게 반해서 쓴 팬픽? 문제는 너무 잘써서 결혼까지 골인했지만.
무튼 반역의 이야기 주인공 호 모씨에게 이보다 잘 어울리는 음악이 있을까 싶긴 합니다.
물론 저는 각본가나 감독이 이러한 의도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여러가지 비교되는 부분이 있고, 충분한 재미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었기에 이렇게 구구절절 분석글을 남기는 겁니다.
02. 어디가 그렇게 비교되는가?
사실 별 다른 부분은 약간의 끼워맞추기 식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브금으로 깔아둔 4악장의 경우에는 반역의 이야기와 비교할만한 이야깃거리가 상당수 포진되어 있습니다.
제가 사실 환상교향곡을 반역과 연관시킨 가장 큰 키워드는 바로
단두대 였습니다.
단두대하면 사실 떠오르는 것들은 프랑스 대혁명, 마리 앙투아네뜨 혹은 사형기구 정도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온갖 몽환적 분위기와 해당 상황에 대한 심리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 마마마 반역의 이야기 연출에서
단두대라는 이질적인 연상을 일으키는 물체가 괜히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단두대에 처형된 최초의 여성 운동가, 단두대 창시자, 단두대에 처형된 여러 인물, 단두대를 메인으로 부각시킨 작품들을 뒤졌습니다.
반역 시청 다음 날부터 거의 한달동안 뒤졌던가 무튼 그랬죠.
거의 포기하던 시점에 발견한 게 바로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4악장의 제목이 단두대로의 행진이었죠.
그리고 베를리오즈가 4악장에 붙인 스토리 전문은 이러합니다.
그의 사랑이 거절되었음을 확실히 안 작곡가는 아편으로 음독■■을 기도한다.
그러나 치사량에 이르지 못하여, 그는 무서운 환상을 수반한 깊은 잠에 떨어진다.
그는 애인을 죽이고, 사형을 선고 받고, 단두대에 연행되어 자신의 처형을 보는 꿈을 꾼다.
행렬을 , 때로는 음울하고 거칠며, 때로는 당당하고 밝은 행진곡의 소리에 맞추어 행진하고, 무거운 발걸음이 굉장한 시끄러움을 타고 계속된다. 행진 끝에 고정악상을 나타내는 4개의 소절이 사랑의 마지막 추억처럼 다시 나타나는데 오케스트라의 결정적인 일격으로 지워져 버리고 만다.
굉장히 반역의 스토리와 큰 연관점, 혹은 유사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림 02. 단두대로의 행진
호무라는 사랑에 실패했으며, 마도카를 위해서 ■■을 기도한다.
그러나 죽기 직전에, 호무라는 무서운 환상을 수반한 결계 속에 갇힌다.
호무라는 그 속에서 반역을 계획하고, 사형을 선고 받으며, 단두대에 연행되어 자신을 죽이는 모습을 본다.
행렬은, 때로 음울하고 거칠며, 때로는 당당하고 밝게 행진한다. 무거운 발걸음이 굉장한 시끄러움을 타고 계속된다. 행진 끝에 다가오는 아름다운 음률이 그녀의 사랑을 추억처럼 다시 떠오르게 한다. 그러나 반역을 통해 사라지고 만다.
그림 03. 반역
그럭저럭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만약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과 반역의 관계를 긍정한다고 한다면,
호무라가 사라지기 직전에 큐베에게 관측되어 결계에 갇히는 것 자체부터가 반역의 계획이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여기서 의문이 드실 수 있습니다.
"어라? 주인공은 오케스트라의 일격에 의해 사랑이 사라지게 되는 수동의 입장인데, 호무라는 자기 손으로 반역했잖아요?"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베를리오즈는 환상교향곡을 자신에게 대입해서 쓴 것입니다.
워낙 해석이 분분하지만, 내용의 주인공도 자신과, 오케스트라를 작곡한 자신 모두를 긍정했다는 해석도 꽤나 비중이 큰 편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긍정했기 때문에, 이 모든 반역이 호무라의 음악이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반역의 계획도 자신의 것이고,
그 속에서 죽어가는 자신도 자신의 것이라는 거죠.
물론 이 부분은 반역 후속편이 나오면 부정당할 가능성도 충분한 해석입니다.
호무라의 반역 계획이 언제부터였냐는 떡밥만으로 둘 수 있지만,
환상교향곡과의 연관을 믿는다면 이런 해석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03. 스토리는 그렇다 치고, 음악적 요소와의 유사성은?
안타깝게도....반역 브금이 나온 것이 없어서 오마쥬라던가, 음악 전개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확인할 바가 없습니다.
이 부분은 반역 BD나 OST 발매 이후 구입해서 들어보며 알아볼 작정입니다.
다만, 환상교향곡에 대한 음악적 전개는 한번쯤 봄직하기 때문에 달아둡니다.
팀파니스트 두 명이 나무채로 조용히 연주하는 리듬과 호른의 단편적인 악구가 교차되면서 시작되는데, 팀파니의 리듬이 서서히 커지면서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다소 근엄하고 단호한 느낌의 주제를 제시한다. 여기에 바순이 댓구를 달고 바이올린이 장조로 성격을 바꾸어 재현하는 등 변화를 거치다가 금관악기가 주도하는 새로운 행진곡 주제가 나온다. 다시 저음 현의 주제가 나오면서 베이스드럼과 심벌즈가 더해져 곡에 긴장감을 더하는데, 후반부에서는 갑자기 행진 리듬이 잦아든 뒤 클라리넷이 뜬금 없이 고정 악상을 연주해 예술가가 처형되기 직전 자신이 죽인 여인의 환상을 보게 되는 모습을 연출한다. 하지만 이 악상이 채 맺어지기도 전에 관현악의 강한 화음으로 단두대의 칼날이 떨어지는 장면을 묘사-이 부분은 해석 나름. 단두대의 칼날보다도 깨지는 환상에 대한 표현이라고도 함.-하고, 팀파니스트 세 명과 스네어드럼 주자의 요란한 트레몰로 속에서 연주되는 화음의 연속으로 끝난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죽음으로 향하는 단두대로의 행진임에도 굉장히 화려하다는 것입니다.
처음의 웅장한 단조와는 달리 거대한 조성 변화가 굉장히 많고, 후반으로 갈수록 광기와 혼돈이 가득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첫 부분을 행진이라고 묘사하는 것도 호무라의 호두까기 인형들에 대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고,
후반에 다다를수록 미쳐가는 묘사는 반역 후반 전투씬을 연상케 하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나타나는 사랑의 음율은 마도카, 그것을 깨트리는 오케스트라는 바로 호무라가 되겠죠.
작곡자는 훌륭하게 4악장을 완성했습니다. 또한, 연주자로 훌륭한 연주를 했군요.
04. 그렇다면 5악장, 반역 후속작은?
사실 교향곡에서 5악장은 매우 드문 케이스입니다.
대게는 4악장으로 완료되는데, 반역의 이야기 위치를 생각하면 참 의미심장하죠.
무튼 그런 작품 외적인 요소를 떠나서 5악장의 내용을 살핍시다.
5악장의 제목은 마녀들의 밤축제 꿈입니다.
독일의 마녀들의 축제를 바로 발푸르기스의 밤이라고 하죠.
그림 04. 아니 이게 아니라...
그는 그를 매장하기 위해서 모인 무서운 유령, 마술사, 마녀, 그밖에 갖가지 요괴들의 일단이
한 가운데에 있는 그를 본다.
야릇한 소리, 신음, 오싹하는 웃음, 그리고 멀리서 들리는 고함소리에 다른 고함소리가 호응하는 듯하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선율이 다시 나타나는데 그것은 그 고귀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잃어버리고 있다.
그것은 이제 야비한 선율에 불고하고, 보잘 것 없는 그로테스크한 것으로 변해 버렸다.
그녀가 이 밤의 향연에 찾아온다.
그녀가 도착하자 환희하는 요괴들의 떠들음....그녀는 악마적인 밤의 향연에 낀다.
... 장례의 종은 "분노의 눈"의 익살광대의 풍자다.
밤의 향연의 윤무. 윤무는 "분노의 눈"과 결합한다.
사실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진행되면 재미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스포일러라는 설레발에 걱정도 됩니다.
05.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
작품 분석은 사실 정확한 작품 내부 자료들과 해석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하지만,
이 분석은 정말 재미로 해봤습니다.
왜요 재밌잖아요??
1800년대의 파격적인 표제음악의 시초와
2000년대 마법소녀들의 이야기가
이렇게 연관될수도 있다는 점이 재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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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스 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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