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타마코 시리즈의 토키와 미도리에 대한 고찰 글입니다.
TVA 타마코 마켓과 극장판 타마코 러브 스토리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극장판과 TVA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니 아직 감상하지 않으신 분들은 스포 조심하세요~
공식 설정과 본작 떡밥들을 개인적인 관점으로 해석한 리뷰이니 잘못된 정보나 정정해야할 부분이 보이면 둥글게 지적 부탁드려요.
* 긴 글을 읽기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요약하면
01. 미도리 캐릭터의 이해를 위해선 TVA를 반드시 봐야합니다.
> 타마코와 모치조 중심으로 둘의 관계만 보고 싶으신 분은 미도리를 모르고 봐도 되고 둘의 이야기만으로도 타마코 러브 스토리는 예쁜 사랑이야기이긴 합니다만, TVA를 보지 않고 극장판을 보게 되면 미도리 캐릭터에 대해 오해(모치조를 좋아한다는)를 하기 십상입니다.
02. 미도리가 특별한 감정(어떤 종류든)을 가지고 있는 대상은 타마코. 그거슨 공식 설정입니다.
> 모치조에게 애정적인 마음을 품고 있다는 생각은 오해이며 오히려 둘은 상관점이 많은 라이벌(연적?) 관계입니다.
03. 미도리가 타마코에게 갖는 감정은 단순한 우정이 아닙니다.
그 마음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나뉠 수 있는 부분은 '우정 이상 사랑 이하의 감정'인지, '동성애적 사랑의 시작' 인지라고 생각합니다.
> 그냥 TVA를 제대로 미도리 시점에서 대사와 내레이션, 주변 상황, 사물 등을 자세히 보셨으면 아실 겁니다.
정말 미도리를 제대로 보셨는지요? 단순한 우정인 캐릭터에게 그런 행동과 대사, 내레이션 등이 나오면 캐릭터와 연출이 이상해집니다.
친구한테 집착하고 오지랖 쩌는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성격 나쁜 애가 돼요.
그런 '비호감' 캐릭터를 TVA에서부터 은유적으로 신경써서 표현하고 극장판까지 끌고 올까요?
그저 미도리의 감정을 우정으로'만' 보시는 분들은 그런 '비호감'적이었던 애가 극장판에서 타마코를 모치조에게 밀어줬다고
갑자기 '좋은 애였네~' 하는 거... 안 이상한가요?
관심 없는 캐릭터를 깊은 탐구 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이 나뉘는 캐릭터에 대해
'이런 캐릭이다.' 라고 확실하게 주장을 하려면 작품 속 캐릭터를 자세히 보신 후에 이야기 해주셨으면 좋겠어서 글을 써봅니다.
* 흥미가 돋으시면 계속 읽어주세요.
TVA '타마코 마켓'은 타마코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상점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고
극장판 '타마코 러브 스토리'는 타마코를 중심으로 제목 그대로 '사랑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개인적으론 극장판을 보고 미도리도 이 이야기의 숨은 주인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타마코 러브 스토리가 타마코와 모치조 두 사람의 사랑의 성공과 동시에 미도리의 사랑의 실패(실연)도 그렸다고 느꼈거든요.
(주연에 타마코, 모치조, 미도리 세명의 이름이 있기도 합니다.)
극장판 뿐 아니라 TVA도 포함(TVA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이므로.)하여 타마코 시리즈는 세 사람의 청춘연애물이면서 자아성장물이기도 한 짜임새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TVA에서부터 준비해온 세 캐릭터간의 설정이 극장판에서 완결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어느 캐릭터를 중심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느끼는 것이 다른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타마코 마켓/ 타마코 러브 스토리에서 타마코를 '좋아하는' 사람은 두 명입니다.
타마코의 떡집 친구인 '오오지 모치조'와 타마코의 소꿉 친구인 '토키와 미도리'.
상점가 모든 사람들이 타마코를 좋아하지만 이 둘의 좋아함은 가족과 친구에 대한 사랑만이 아닙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마음이 '같음'이 여러 번 작중에서 표현됩니다.
TVA를 보지 않고 극장판만을 본 사람들은 미도리를 타마코와 모치조의 사랑에 질투하다가 마지막엔 마음을 접고 둘을 밀어 주는
타마코의 좋은 친구 정도로만 보는 것 같습니다. (그 질투를 느끼는 이유가 미도리가 모치조를 좋아해서고요..... ?)
TVA를 보신 분들은 인물 관계를 파악하고 극장판을 보셔서 혼동이 없으셨을테지만 극장판으로 미도리를 처음 접하신 분들은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도리에 대한 연출은 TVA에서부터도 그랬고 극장판에서도 모두가 한눈에 알 수 있도록이 아니라
그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어 자세히 봐야 알 수 있게끔 은유적이고 간접적으로 표현됐으니까요.
미도리는 공식 설정으로 '타마코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타마코 러브 스토리 일본 현지 유료 팜플렛에 그렇게 적혀 있다고 여러 리뷰에 언급되어 있고, TVA 방영 전에 퍼졌던
스태프 네타 글에도 '타마코를 좋아하는 미도리와 모치조.' 라고 언급되어 있었고요.
TVA에서도 미도리의 마음은 간접적으로 계속 표현되었습니다.
한 화 내내 표현되거나
> 2화 '발렌타인 데이' 에피소드 내내 미도리가 고민하는 모습.
타마코가 하는 스킨십에 눈빛이 떨리는 장면(소꿉 친구사이에 머리카락 좀 만진다고 그런 반응을 보이는게 정녕 친구로만 느끼는 것 일지..). 칸나의 말 '누가 누구를 좋아하게 되어도 괜찮은 거야.' 와 미도리를 배경으로 깔리는 미도리 테마곡과 데라의 내레이션 '형형색색의 꽃 가운데 조용히 남몰래 피어나는 꽃도 있다. 어떤 마음도 꽃은 꽃. 마음에 피어나기에 사랑스럽다.'.
타마코를 러브러브하는 모치조와 비교되어 표현되거나
> 5화 데라 왈 모치조에게 '러브인가? 알기 쉽군.' 이라고 한 후 모치조와 미도리를 가리켜 '너희에게서 같은 향기가 난 걸 느꼈다. 지금은 조금 분란이 일고 있지만 후에 아름답고 투명하게 비칠 것이다.(이 말이 극장판에서 완결 된 것 같습니다.)', 11~12화 타마코의 왕비 후보 드립에 절망해가는 모치조와 조마조마해하는 미도리, 왕비 후보는 착각이었다는 말에 크게 안심하며 마주 보는 두 사람.
사물에 빗대어 표현됩니다.
> 10화 바통 시작 전 자신의 소중한 것을 외치자며 미도리가 외치는 '곰', 11화에 타마코가 왕비 후보라는 소리에 자신의 '곰인형'을 빼앗기는 기분이라고 언급.
그리고 미도리의 노래.
2화에서 미도리가 발렌타인 데이 CM을 찍다 말고 레코드카페에 와서 고민에 잠길 때 마스터가 배경 음악으로 틀어주는 곡이 있습니다.
'Un Lieu de Rencontre'. 이 곡은 제작사에서 만든 오리지널 삽입곡입니다.
가사의 내용은 사랑에 빠졌으나 가슴앓이하는, 짝사랑을 하는 모습을 표현합니다.
똑같은 곡에 가사가 다른 일본어 버전 노래가 미도리의 캐릭터송 'Girlfriend' 입니다.
고민하는 미도리의 마음이 어떤 것 인지 간접적으로 표현한 연출이죠.
타마코 시리즈에서 해설자와 조언자의 역할을 하는 인물이 둘 있습니다. 초월적 존재인 '데라'와 레코드카페 '마스터' 아저씨.
둘이 하는 대사는 의미심장한 것들이 많으며 미도리와 관련한 대사들도 주의깊게 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누가 봐도 타마코에게 푹 빠져있구나 한눈에 보이는 모치조와는 달리
이런식으로 미도리의 복잡한 마음은 은유적으로만 표현됩니다.
왜 그럴까요? 분석잼을 느끼며 재밌으라고?
아니. 애초에 왜 상점가 이야기에 이런식으로 표현해가며 미도리라는 캐릭터를 넣은 걸까요?
애니에서 흔하게 나오는 서비스식 백합캐릭처럼 대충 백합캐릭 하나 껴넣어서 관심 끌어 보려고?
미도리를 관심있게 보신 분들은 그런 간단한 캐릭터가 아닌 걸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극장판까지 보신 분이라면 더더욱 마음이 복잡해지셨을 겁니다.
미도리의 감정은 숨겨야하는 감정입니다. 작중에서도 그렇고 캐릭터 표현 역시 그렇습니다.
그것은 타마코 러브 스토리의 캐릭터 일러스트에서도 표현되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아무것도 숨기지 않은 솔직한 본래의 모습을 보이 듯이 맨 어깨를 드러내고 얼굴만 보이고 있는 출연 캐릭터들의 일러스트.
그 중에 미도리 혼자만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습니다.
입을 가리는 행동엔 거절, 경계 등 여러가지 의미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숨긴다.'는 의미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미도리는 무엇을 숨기는 캐릭터일까요.
지나친 과대 해석일까요? 그냥 호리구치씨가 미도리만 편애해서 다른 포즈로 그렸을까요?
주인공도 아닌 그저 이야기의 비중도 없는 조연이기만 한 애를? 그게 아니기 때문은 아닐까요?
미도리 시점에서 서술한 극장판 소설의 캐릭터 문구가 '언제까지나 사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나 뿐.' 입니다.
소설을 아직 보지 못해서 문구의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지만 TVA와 극장판을 보고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미도리는 자신의 마음에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스스로도 아직 자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이지 못하는 미도리에게 극장판에서 갑작스럽게 변화한 타마코의 사랑은
미도리의 그 마음을 서둘러 끝내야하는 계기가 되어버렸고 그것을 앞당긴 것이 미도리 본인이라는 것..
개인적으로 그 점이 굉장히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미도리의 감정을 왜 조심히 표현해야 하는가와
미도리는 왜 자신의 감정에 갈등하며 변하는 것을 두려워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현대사회에서 동성의 사랑은 남녀의 사랑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말이 아니라 경우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남녀가 사랑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잖아요?
어릴적부터 이성과 동성은 다르다고 여기고 배우며 자라는 사회 풍토에서
친구로 수년간 지내온 동성 친구에게 어느날 문득 사랑을 느낀다고 해서
그것이 '사랑'이고 곧바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 이라고 마음에 결론을 확실히 내려 쉽게 받아들일 수 있고,
또 그 친구에게 사랑의 감정만을 느끼고 대할 수 있을까요?
타마코만 봐도 친구였던 모치조를 갑자기 이성으로 느끼느라 엄청나게 혼란스러워하는데 말이에요.
미도리는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 스스로 결론 내리지 못하고 고민합니다.
그것은 미도리의 캐릭터송 'Girlfriend' 에서도 나오고요.
미도리의 감정엔 우정과 사랑이 공존하고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아닐까요?
그렇기 때문에 미도리의 마음은 간단하게 우정이다, 사랑이다. 로만 딱 나누어 생각할 수 없는
미도리에게 타마코는 첫사랑입니다.
첫사랑의 기준은 개인 마다 다를테지만 저는 처음 '시작'하는 사랑을 첫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처음은 누구나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것을 마주하게 되어 고민도 많죠.
TVA 방영 당시 미도리가 타마코를 생각하는 것이 사랑이 맞다, 아니다. 의견이 나뉘었습니다.
과한 우정이다, 사춘기 시절 한 때의 감정이다, 동성애다.
네, 뭐 어떻게 판단하든 보는 사람 맘이긴 합니다만..
일단 저는 과한 우정은 아닌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과한 우정이 되어버리면 미도리 캐릭터가 이상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친구한테 집착하고 오지랖 쩌는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애가 되어버리죠.
그런 비호감 캐릭터를 TVA 몇화를 통해 은유적으로 무언갈 표현하려 하고 극장판까지 끌고올 리가 없다 싶었어요.
과잉 연출이 되니까요.
TVA를 보며 미도리가 모치조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죠.
아마.. 미도리를 중심으로 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도리 중심으로 미도리의 주변과 대사, 사물을 관찰했다면
다른 쪽으로 의견(미도리의 감정은 어떤 종류냐)은 나뉘어지더라도 '모치조를 좋아한다'는 생각은 할 수가 없을 거예요.
타마코가 갑작스레 모치조에게 빠져드는 걸 보면서 '사랑이 아닌 뭔가 있다.' 라고 생각하신 분 있나요?
모치조가 타마코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신 분 있는지요.
물론 얘네들은 대놓고 마구 표현이 됩니다. 대놓고 표현해도 되는 일반적인 형태의 사랑을 하는 애들이니까요.
그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관객들은 없을거예요.
미도리의 연출이 직접적이지 않은 것은 그런 당연한 편견 속에서 미도리의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 표현해야하니까요.
애니메이션에서 이런 캐릭터를 이렇게 진지하고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신기한 맘에 크게 주목도 안 되는 캐릭터에 빠져서 이렇게 분석하고 앉아 있고요ㅋㅋ...
쓰면서도 이거 다 읽어 줄 미도리 팬이 있을 지도 의심스럽네요.
극장판에서 타마코가 모치조에게 빠져들어 가는 것이 한 시간 내내 사랑스럽고 예쁘게 표현됩니다.
그와 대비되어 미도리는 타마코가 사랑을 깨달아 갈 수록 안타까워져 가고요.
미도리와 모치조. 이 둘의 관계와 연출이 재미있습니다.
TVA에서는 미도리가 모치조에게 이겼습니다. 타마코 의 친구로서 미도리가 모치조 보다 더 위에 위치했거든요(5화).
하지만 극장판에 와서 미도리는 모치조에게 졌습니다. 방심하다가 완전히 역전 당했죠. 타마코는 모치조를 '사랑'하게 되었으니까요.
변하지 않길 바라는 미도리와 변해가려고 하는 모치조.
두 사람은 어릴때부터 타마코의 곁에 있었습니다. 모치조는 태어날 때부터, 미도리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부터.
그리고 둘 다 타마코의 어머니 장례식에서 타마코를 보고 있었습니다.
타마코가 모치조의 고백의 일로 미도리에게 상담할 때에 '항상 곁에 있었는데..' 하는 타마코의 말에 미도리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타마코의 어머니 장례식에서 타마코를 보고 있는 미도리가 나옵니다. 미도리 역시 모치조처럼 타마코의 곁에서 타마코를 보고 있었지만 타마코는 곁에 있는 미도리는 눈치채지 못하며 떠나갈 모치조만을 안절부절하며 신경 쓰고 있습니다.
타마코에게 자극이 된 것은 모치조의 고백이 가장 크지만 그 고백에 힘을 실어준 것은 아마 항상 '곁에 있던 사람이 떠나간다' 는 것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타마코는 변화를 생각해본 적이 없는 아이였으니까요.
평소와 달랐던 모치조에게 당황하며 도쿄에 갈 생각을 하는 모치조를 '대단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타마코의 이야기를 듣는 미도리의 표정이 계속해서 좋지 않습니다.
타마코가 모치조의 창문이 계속 닫혀 있다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자 미도리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네가 고민하니 내 기분도 별로다.' 라고 합니다.
변해가려고 하는 모치조와 변하고 싶지 않아하는 미도리가 부딪혀 이어진 상황이 변함없었던 타마코를 변하게 했습니다.
변하지 않길 바랐던 미도리는 타마코가 변해가는 것을 곁에서 지켜 보게 됩니다.
미도리와 모치조는 타마코를 둘러싸고 견원지간처럼 싸웁니다. (시작은 늘 미도리..ㅋㅋ)
TVA에서부터 미도리는 모치조를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5화에서 모치조를 연적(?)으로 신경쓸 때는 타마코에게 고백하는 것을 막았는데
타마코의 마음을 떠본 후 모치조를 안심해도 될 존재라고 느낀 뒤에는 모치조한테 타마코에게 고백해 보라고 '권유'까지 했죠.
(여기서 미도리가 모치조에 대해 애정이 있다면 고백을 권유할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을 질투해야 정상.=모치조를 좋아하는 것이 아님.)
이게 극장판에 와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화장실 앞에서의 대화는 모치조에게 용기내 고백해 보라고 밀어 준 게 아니라
어차피 고백하지 못할 녀석(...)이라고 생각하고 모치조에게 심술을 부린 것이고(나중에 모치조에게 널 다시 봤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끼며 자신이 싫다고 말한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처지와도 비슷하면서 다르기 때문에 그런 비겁한 행동을 한 것에 더욱 자기 혐오를 느낀 것으로 보였고요.
모치조의 어떤 면이 미도리의 처지와 비슷하면서 다를까요?
화장실 앞 모치조와의 대화에서 미도리의 표정과 몸짓이 모치조를 좋아해서 모치조가 떠나서 동요한다는 해석도 나오는 것 같은데..
저는 그 표정과 몸짓은 미도리가 처해있는 상황 때문에 나오는 행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미도리가 모치조에게 타마코를 '엄청나게 보고 있네. 하지만 보기만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넌 계속해서 타마코 곁을 맴돌겠지.' 하면서 분위기 이상하게 양팔을 감싸죠. (타마코 곁에서 맴돌며 떠날 마음을 먹지 못하는 미도리 자신의 모습과 같다.) 미도리의 말과 연출이 자조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타마코에게 고백하지 못할 녀석이고 해도 차일거라고 생각하고 모치조를 괴롭힌 거.
왜 미도리가 타마코의 곁에서 떠나지 못하고 변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다고 생각했는지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졸업 후의 진로를 정한 친구들 사이에서 미도리 혼자만 구체적으로 진로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칸나는 목수일을 하려고 건축과에 갈 것이고, 시오리는 영어 공부를 위해 유학을 고민하며 타마코는 가업(떡집)을 이을 생각을 하죠.
하지만 미도리는 가업(장난감 가게)을 잇진 않겠지만 진학을 하긴 할 거고 학교는 이곳(어릴적부터 지내온 익숙한 상점가, 타마코가 있는 곳)에서 계속 다닐 거라고 합니다.
미도리는 변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익숙한 것(타마코)이 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TVA에서부터 이어집니다.
> 11화 타마코가 왕비 후보로 지정되어 떠나갈 위기가 찾아왔을 때 미도리는 '이렇게 갑자기'라며 당황해합니다.
곰인형을 붙잡고 어두운 방안 침대에 앉아 침울해합니다. 배경으로 깔리는 데라의 내레이션은 '변하고 싶지 않다, 변하고 싶다. 사람의 마음은 겉과 속이 다르며 상반되는 마음을 가지고 힘차게 내일을 살아나간다.' 입니다. 이 내레이션은 모두에게 포함되며 미도리에게도 해당되어 극장판까지 이어져 완결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미도리는 타마코를 곰인형처럼 자신의 '소중한 것'으로 여기며 빼앗기고 싶지 않아 하고 늘 자신의 곁에 두고 함께 있고 싶어합니다.
4화에서 타마코에게 '그정도로 둔하면 안심이다.'는 말도 했었고 타마코에게 호감을 가진 누군가(이성)가 다가오면 싫어하죠.(동성이 다가오는 것은 경계하지 않습니다. 시오리가 타마코와 친해져갈 때에도 즐겁게 함께 섞이죠.) 모치조가 다가오면 으르렁거리고 타마코가 왕자의 비가 되어 떠나갈 것처럼 상황이 흘러 가자 우울해합니다. 내것을 빼앗기는 기분을 느끼면서요.
근데 타마코는 미도리의 것이 아니죠. 언젠가 떠날 것임을 미도리도 알긴 합니다.(미도리 캐릭터송 '언젠가는 어른이 되겠지만 언제까지고 지켜 줄게.') 다만 그게 가까운 시일이 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거죠.
극장판에서 그런 갑작스러운 상황이 자신의 실수로 인해서 시작됩니다. 모치조에게 빠져들어가는 타마코를 보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미도리는 점점 망가져 갑니다. 시오리가 타마코에게 모치조를 좋아하는 것을 일깨워주고 (이때 미도리는 무릎을 감싸안으며 고개를 숙여 괴로워합니다.) 하루 내내 친구들이 타마코를 떠밀어 고백하게끔 만들었던 날, 미도리는 모치조에게 '널 다시 봤다. 그 뿐이다.'고 말합니다. '절대 말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모치조를 무시하고 우를 범한 것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바로 타마코의 집으로 들어 온 미도리는 이상한 행동을 보입니다.
타마코 할아버지가 떡이 목에 걸려 위험했었는데 타마코 앞에서 그걸 흉내 내죠. 기이한 장면입니다.
미도리는 그 장난 뒤에 '괜찮다'고 말하며 웃습니다. 사실 '괜찮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때 이상한 미도리를 알아채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칸나입니다.
칸나는 TVA에서부터 유일하게 미도리의 기분을 알아차려 주고 위로해주는 친구입니다.
2화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미도리에게 '누가 누굴 좋아하게 돼도 괜찮은 거야.' 라며 미도리를 위로해 줬었죠.
극장판에서도 칸나는 타마코 앞에서 이상한 행동(떡 걸리기 흉내.)을 하는 미도리를 손가락으로 네모?모양해서 손액자를 만들어서 미도리의 얼굴을 봅니다. (TVA에서 칸나는 그 포즈를 무언가를 자세히 살필 때에 하죠.)
그리고 후에 미도리가 타마코를 모치조에게 보낸 뒤 칸나는 교실에 나타납니다. 거짓말을 해서 타마코를 모치조에게 달려가게 만들었다고 하는 미도리에게 손으로 액자모양을 만들어 미도리의 얼굴을 보며 '지금 꽤 좋은 얼굴'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갑작스런 상황 변화에 엉망이었던 미도리가 달라졌다는 암시.) 미도리는 칸나의 말에 밝게 웃으며 고맙다고 합니다. TVA에서 칸나에게 자신의 마음을 위로받고 웃었을 때처럼.
능청스럽게 위로해 주는 칸나의 행동들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미도리는 겉으론 어른스러워 보이지만 속은 아이인 소녀였습니다.
패션에 관심이 많아 교복도 남다르게 끝이 뾰족한 카라의 블라우스를 입으며 어른스럽게 꾸미고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리더십을 보이려 하는 등 '어른스러움을 보이는' 소녀지만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상황에 직면하면 당황하고 망가지는(TVA 10화. 극장판 떡 걸림 흉내.) 아직 곰인형을 놓지 못하는 '아이'인 미도리입니다. (어른도 곰인형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미도리네 가게가 장난감 가게인 것과 아이하면 따라 붙은 것이 인형이고 미도리가 곰인형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는 타마코를 보내며 '성장'을 이룬 듯이 표현했다는 것에 그렇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도리는 타마코가 모치조 때문에 고민하는 것에 타마코를 위해서, 그리고 자신도 변하기 위해 마음에 결단을 내립니다.
굳이 미도리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도 타마코는 모치조에게 고백을 했을 겁니다. 이미 타마코는 고백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였으니까요.
미도리도 타마코가 모치조에게 고백하는 것은 시간 문제인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굳이 모치조가 떠난다는 거짓말을 해서 당장 타마코를 모치조에게 달려가게 만든 것은 타마코가 모치조를 좋아하는 것을 미도리가 완전히 받아들이고, 타마코가 행복해지길 바람과 동시에 자신의 마음에도 종지부를 찍기 위해 스스로를 다그친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미도리는 타마코를 보내며 자신의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타마코를 보낸 뒤 미도리는 타마코의 책상 위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모치조에게 달려가는 타마코를 지켜보고 있었겠죠.
변하는 것을 두려워했던 미도리는 변해 가는 타마코를 밀어 주며 자신도 나아가려 합니다.
미도리 혼자 남은 교실에 나타난 칸나는 자신의 극복해야할 점이었던 고소공포증을 미도리의 도움을 받아 나무 위에 올라가 이겨냅니다.
칸나와 비교해, 미도리도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좌절하지 않고 한발 나아갔다는 연출을 한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변하고 싶지 않아했던 '아이'였던 미도리는 실연을 겪고 '어른'이 되어 갑니다. 사랑을 깨달아 변해가는 타마코와 비교하면 조금 슬펐지만 미도리는 웃었으니 된 거겠죠..
모치조는 타마코에게 고백 후 타마코가 멀어져 가자 후회하며 괴로움에 크게 소리를 지르고
미도리는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며 크게 소리지릅니다. (마음 정리 후 운동장을 뛰며 웃는 미도리의 모습을 보고 2화에서 마음을 깨닫고 뛰어가며 웃던 미도리가 떠올라 기분이 묘했습니다. 깔리는 배경음악도 똑같이 미도리의 테마곡이고.)
그리고 타마코는 사랑을 전하기 위해 모치조를 큰소리로 불러 멈춰 세우죠.
셋이 소리지르는 장면들이 각각 느낌이 달라 인상적이었습니다.
미도리의 마음은
사춘기 시절 여자아이가 동성 친구에게 느끼는 유사연애에 가까운 친구이상 연인이하의 묘한 감정일 수도 있고 동성애적 감정의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각자의 관점으로 미도리 캐릭터를 보는 관객 몫이겠죠? (감독이 확실하게 언급한 적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미도리의 마음을 단순히 우정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는 말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작사에서도 미도리라는 캐릭터에게 이토록 신경을 쓴 것이 아닐까 싶고요.
미도리는 사춘기 시절의 복잡한 감성을 가진 10대 소녀입니다. 정말 잘 만든 캐릭터 같아요.
일본 현지 극장판 팜플렛에 후일담? 일러스트 부분에 거울을 보며 립스틱을 꺼내 들고 있는 미도리가 있습니다.
아이는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일까요.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고 미도리는 성숙해졌겠죠? 그랬기를 바랍니다.
쓰다보니 너무 긴 것 같아서 줄이고 줄였는데도 더럽게 기네요..
두서 없이 긴 글 다 읽어주신 분들 고생하셨습니다.
* 제가 잘못 알고 있는 정보가 있거나 다른 덧붙일 의견이 있다면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IP보기클릭).***.***
사실 너무 현실적이고 가슴 아픈 이런 느낌의 동성애코드는 안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미도리라는 캐릭터가 실제 청소년 시기에 동성애적인 감정을 느낀 분들의 모습을 현실감있게 표현해준거 같아서 인상이 깊었습니다
(IP보기클릭).***.***
솔찍히 극장판보고 굉장히 놀란게 그냥 백합정도로 끝날 수 있는 설정을 나름 애절하게 담아내서 정말 놀랐습니다. 뒤에서 보는 여자분들이나 티비판을 안보신 분들은 미도리가 모치조를 좋아한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았고 저도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지만 극중 마지막에 결국 타마코의 등을 떠밀어주는 장면에서 이 영화는 타마코와 모치조뿐 아니라 미도리의 러브스토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P보기클릭).***.***
너무 잘만든 캐릭터들이라서 극장판으로 끝나질 않길 바랐는데 너무 시원하게 끝나서 너무 슬퍼요 ㅠ
(IP보기클릭).***.***
귀엽고 예쁜미도리...
(IP보기클릭).***.***
국내에 개봉해 준 것만으로도 감사할 작품이지요. TVA를 완주하고 나서 그 후일담이 나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그래서인지 내심 TVA로 속편이 나오기를 바랬었습니다.
(IP보기클릭).***.***
귀엽고 예쁜미도리...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국내에 개봉해 준 것만으로도 감사할 작품이지요. TVA를 완주하고 나서 그 후일담이 나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그래서인지 내심 TVA로 속편이 나오기를 바랬었습니다.
(IP보기클릭).***.***
너무 잘만든 캐릭터들이라서 극장판으로 끝나질 않길 바랐는데 너무 시원하게 끝나서 너무 슬퍼요 ㅠ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사실 너무 현실적이고 가슴 아픈 이런 느낌의 동성애코드는 안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미도리라는 캐릭터가 실제 청소년 시기에 동성애적인 감정을 느낀 분들의 모습을 현실감있게 표현해준거 같아서 인상이 깊었습니다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솔찍히 극장판보고 굉장히 놀란게 그냥 백합정도로 끝날 수 있는 설정을 나름 애절하게 담아내서 정말 놀랐습니다. 뒤에서 보는 여자분들이나 티비판을 안보신 분들은 미도리가 모치조를 좋아한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았고 저도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지만 극중 마지막에 결국 타마코의 등을 떠밀어주는 장면에서 이 영화는 타마코와 모치조뿐 아니라 미도리의 러브스토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61.102.***.***
(IP보기클릭)1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