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이글루스에 올린 글인데, 한 번 여기다가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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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대세는 미오 극딜이라는데 말이죠.
그 중에서 유독 보이는게
"저딴게 어디를 봐서 뉴제네 리더냐"
더군요.
그 말에 빡친 본인 이하 미오 팬들의 반응은 일단 익스큐즈하고 사실 작중에서 보면 그나마 리더 시키기 좋은 애가 미오란 말이죠.
미소가 참 보기 좋은 미오.
그래서 한번 그 문제의 7화까지를 쭉 돌려보니, 일단 TVA에서 왜 제작진이 미오를 리더로 잡아놨는지는 대강 알겠더군요. 그리고 그걸 어떻게 표현했는지도. 그래서 정말 루리웹에는 처음으로 리뷰 들어갑니다.
1. 나머지 둘로 하면 안되나?
사실 인기로 보면 뉴제네 리더는 당연히 제3대 신데렐라 걸에 빛나고 장기집권 이야기도 슬슬 나오는 시부린이겠죠. 아니면 765의 전통을 이어서 초기엔 진짜 하루카 짭 소리도 들었던 멘탈갑 시마무가 하던가.
그런데 (최소한 TVA만 보더라도) 리더로 붙이려면 요 둘은 좀 문제가 이래저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나이 문제도 들 수도 있겠습니다만 애당초 가장 연장자인 시마무가 가장 나잇값 못하고 동생처럼 보이고, 가장 어른스럽게 보이는 린이 가장 어리고, 더군다나 셋 다 흉금없이 지내는 사이니 이건 빼죠.
대충 나눠보면....
시부린: 비주얼이나 재능에 있어서는 탑클래스인데, 애가 무뚝뚝해서 은근히 할 말 잘 못 하는 편인데다가 생각외로 다혈질이라서 빡치면 수습이 안 됨.
얘도 은근 치하야 과라서 열받으면 그대로 얼굴에 죄다 나오는 게 문제.
시마무: 정말 천사같은 애긴 한데 일단 (아직까지는) 실력 문제도 좀 있는데다가 하루각하처럼 환각도 아직 못 쓰고 애가 너무 순둥이라서 할 말 정말 못 함. 이런 치유계도 아주 좋스니다만 누굴 끌고 나가기에는 좀 그렇죠. 지금까지 묘사로 보면 심지어 얘는 꼬마애인 미리아보다도 자기 목표가 더 흐리멍텅한 상태. 이렇게 까서 그렇지 제 신데마스 최애입니다 경배하라 우즈키엘님
천사같은 아이지만 리더가 되려면 그 이상이 있어야죠.
여하간 이러다 보니 결국 미오가 남긴 합니다. 그러면 제작진이 어떻게 미오를 묘사했나를 한 번 봐봅시다.
2. 그러면 왜 미오가 - 신데마스 TVA 연출 상에서의 미오
(1) 남 챙겨주기
리더가 되려면 애들을 챙겨줄 줄도 알아야 합니다.
6화에서 흔히 치느님을 배신한 죄로 말아먹었다고 하는 그 문제의 장면을 한 번 봐보죠.
"나갈 때 신호 정해두자! 생햄 멜론, 어때?"
"거북해."
"그래? 저기, 시마무는-"
-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6화 中
저기서 왜 생햄 멜론이 나왔을까요? 앞으로 조금 점프해서 3화로 가봅시다.
"나갈 때 구호는 정해두셨나요?"
"구, 구호요?"
"있는 편이 좋아요!"
"좋아하는 음식은 어떤가요? 저는 따끈! 따끈! 밥! 이에요!"
"초, 초콜렛!"
"생햄 멜론!"
"프라이드 치킨!"
-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3화 中
네. 짱미오 얘, 3화 당시 그 정신없는 상황에서 듣고도 그걸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저번에는 자기 구호로 가봤으니, 이번에는 언니 구호로도 한번 가보자는 거죠. 요런 모습이 한 번만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좋아. 다시 한 번!"
"시마무!"
"미오, 린..."
"혼자 연습하고 있었구나."
"왜? 같이 하면 더 좋잖아-"
"아, 저, 항시 같은 부분을 지적당해서, 다음에는 실수하지 않으려고요..."
"그-러-니-까 같이 연습하자! 셋이서 하는게 더 빠를거야! 그래서 역시 돌 때?"
"맞아요-"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6화 中
리더 자질이 없었다면 이렇게 챙겨주지도 못했겠죠. 시마무한테 차라리 짜증을 냈으면 냈지. 실제로 라이브 직전까지만 해도 시마무가 가장 심각한 구멍이었고, 다들 잘 몰라서 그렇지 어차피 미오만 나오면 까느라 바쁘니까 미오가 댄스 실력은 뉴제네 3인방 중 가장 발군이거든요. 정말 여담이지만 셋중 성적도 가장 좋습니다(...) 참고로 흉부도 가장 큽니다 B의 미오 W의 린 H의 우즈키
2. 리더로서의 책임감
네. 드디어 왔습니다. 오늘의 뜨거운 감자. 잠재적인 핵폭탄 발사스위치. 6화~7화에서 가장 심각하게 문제가 되었던 그 거죠.
아마 미오가 평생 안고 가야 할 짐이 아닐까 하는 생각.
사실 여기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기는 합니다.
1. 혼다 미오, 16살.
- 자꾸 요즘 애들이 16살의 육체와 시간에 26살의 멘탈을 탑재하는 경향이 강해서 그렇지, 얘 겨우 고1입니다.(...) 고1 여고생이 탑재할 수 있는 아주 표준적인 멘탈이에요. 이것도 사실 길게 이야기하면 글 하나 나오지만, 그렇게 됐다간 고개숙인 남자 드립(심지어 이건 BBC도 이런 드립을 친 적이 있음)부터 시작해서 벼라별 인화성 물질들이 드글대는 글이 될 것이 뻔하니 이건 나-_-중에.
2. A와 B는 공존할 수 있다.
- 흔히 저지르는 오류인데, A와 B가 아무리 모순적으로 보여도 한 사람의 머릿 속에서는 충분히 공존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의 머릿속은 오묘해서. A와 B 사이에 칼같이 경계가 세워져 있다기보단 그 둘이 뒤섞이는 회색지대가 넓직하게 펼쳐진 경우가 더 많고, 대부분은 그 회색지대에서 좌우로 편차가 있는 정도라고 보는게 더 좋습니다. 리더로서의 책임감과 어린아이의 도피심리도 매한가지입니다. 그룹의 리더로서 책임감도 있지만 동시에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리면 본능적으로 방어기재가 작동하죠. 특히나 앞에서도 강조했듯이 16살 어린애, 그것도 겨우 (아무리 길게 잡아야) 두 달도 안 돼서 뭐 배운 것도 딱히 없는데 대충 기술적으로만 이것저것 배우고 데뷔까지 하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심지어 성인들을 징집하는 군대에서도 두 달이면 아직 후반기 훈련중이라고요.
리더로서 미오가 어떻게 느끼는가는, 오히려 6화의 그 문제의 장면에서 볼 수 있기도 합니다.
"당연? 너무해. 어째서? 내가, 내가 리더였기 때문에?!"
-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6화 中
여기서 다들 미오가 미카 라이브랑 자기 라이브랑 착각했다느니 하면서들 엄청나게 까시는데 말입니다. 조금만 앞으로 돌아가보죠.
"레슨 제대로 하니?"
"훗훗훗, 완벽히!"
"헤에, 긴장한줄 알았는데 의외로 여유롭네?"
"아, 아니에요-"
"걱정마 시마무, 아무튼 미카 언니 백댄서로 굉장한 무대를 체험했잖아!"
-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6화 中
사람의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라지만, 그 사람의 말을 보면 본인의 생각을 알 수 있는 법. 대사를 보면 분명히 미오 본인도 미카의 "백댄서"로 무대를 "체험"했다고 합니다. 최소한 일부에서 나온 말처럼 미카의 무대를 자기 무대라고 착각하는 헛짓은 안 한 셈이죠.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습니다. 뉴제네 3인방 중 아무도 미카같은 탑 티어의 무대에 한 번 보조로 선 것 외에는 "무대"가 뭔지를 모릅니다. 심지어 그건 신데렐라 프로젝트 전원이 죄다 그렇죠. 다들 나이가 고만고만하다보니 허황된 무대 꿈이 아주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가죠. 5화 버프 덕인지 "아이돌에 대해 현실적으로 꿈을 꾼다"는 소리를 듣는(전 대체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미쿠조차도 본인이 꿈꾸는 무대를 보면 깨나 허황된 판입니다. 미나미야 대학생이니 그나마 좀 얌전한 거고, 아나스타샤도 꽤 차분한 성격인데다가 얘는 외국인이라서 좀 벙-한게 있긴 합니다. 이 상황에서 프로듀서가 김이라도 좀 빼줬다면 상황이 낫긴 했을 겁니만 아시다시피 6화까지만 해도 타케P는 커뮤 고자니, "아이돌 보는" 게임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아이 돌보는" 게임인 아이마스 세계관에서는 잠재적 핵폭탄 뇌관이죠.
이런 상황에서 미오는 이것저것 리더로서 해야 할 일을 (나름대로나마) 합니다. 인터뷰에서도 항시 주도적이고, 새 구호라던가 다음 인터뷰 때 준비할 멘트라던가에 대해 의견도 가장 많이 내주죠. 뒤떨어지는 애가 있으면 토닥거려주기도 하고. 사실 이것만 봐도 3화에서 바짝 얼어서 어버버대던 것 보단 장족의 발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보면, 뭔가 묘한게 보입니다. 미오가 애들을 주도하긴 하는데, 시마무나 시부린이나 둘 다 미오가 하자는 대로만 하고 자기 의견이 안 나옵니다. 전부 미오에게 위임된 뭐 그런 느낌이죠. (나중에 따로 다루겠지만) 미오도 그런 압력을 충분히 받는 모습이 나오고, 6화 후반부 내내 조금씩 경고등이 들어오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무대의 초라함이 한 번 강펀치를 날리고, 그 다음에 자괴감에 투정부리는 미오한테 타케P가 넌씨눈을 시전하면서(사실 미오 본인도 아차 하고서 자괴감으로 들어간 터라 거기서 토닥거려줬으면 큰 일 없었을 겁니다) 핵ㅋ폭ㅋ발.
뭔가 말이 꽤 길어졌는데, 그러면 미오의 폭발 로직을 한 번 봐보죠.
(미카가 리드했던) 저번 무대에서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환호성과 사이리움의 바다를 보고 감격함
↓
이번에는 자신이 리더가 되었으니 또 한번 그런 환호성을 재현하고자 함
↓
자기가 리더다보니 슬슬 압박이 들어오는데 다른 멤버들이나 타케P나 딱히 뭐 해준게 없음
↓
무대 반응이 자신들의 예상과는 달리 호응이 심각하게 없었음(이라고 느낌)
↓
프로듀서에게 투정부림
↓
순간 투덜거렸다가 아차 싶어서 내가 뭔 소리 한거지 하면서 현자타임 옴
↓
"당연한 결과입니다"
↓
미카가 리드했던 저번 무대는 대박이었는데 자신이 리드한 이번 무대는 개판남
↓
더군다나 지금 자기가 던졌던 말 때문에 비참해진 상황임
↓
프로듀서의 발언과 종합한 결과: 너같은게 리더니 무대가 당연히 이렇지. 뭘 바란거임?
↓
BOOOOOOOM
이렇게 보면 꽤 간결하죠.(...)
"겨우 그것 뿐?"
애도 헛바람이 들기는 했는데, (그나마 7화부터 각성했기에 망정이지) 6화까지 타케P의 커뮤 스킬은 정말 괴멸적.
그리고 7화를 보면, 여전히 미오는 리더로서 자기에 대해서 자괴감이 꽤나 심하다는 연출이 계속 나옵니다.
7화 초반, 미오의 Fetal position.
흔히 저렇게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영어로는 Fetal position이라고 하는데, 문자 그대로 자궁 속 태아처럼 웅크리고 있는 겁니다. 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취하는 자세죠. 머리를 보호하기에 좋은 자세라고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가장 편안했던 태아 시절로 무의식적으로 회귀하는 현상이라고도 합니다. 여하간 저러고 있다는 건 스트레스가 심각하다는 뜻입니다. 그 다음을 봅시다.
"잠시면 됩니다. 이야기를 좀..."
"그러니까 만나고 싶지 않다고. 돌아가."
"다들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건 당신 혼자만의 문제가-"
"그건 나도 알아!"
-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7화 中
저런 반응은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는 경우에 주로 나옵니다. 내가 잘못한 건 아는데, 그걸 인정하기가 힘든 거죠. 더군다나 저런 식으로 너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공격해 들어가면 열이면 아홉은 저런 식으로 반응이 나옵니다. 아픈 데를 너무 정통으로 찔러버린 거죠. 딱히 좋은 모습이 아니라는 건 동의하지만, 정말 기초적인 방어기재 101.
"미안해 시마무. 리더 실격이야."
방금 전은 그나마 좀 Fetal Position 치고는 다리가 풀어져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웅크러들었죠. 완벽한 Fetal Position입니다.
프로듀서에게 화내고 시마무가 계속 보내는 문자도 씹을 정도로 피폐해진 상황이고, 역설적으로 그걸 너무 잘 알다보니 저렇게 사람이 뭉그러지는 그런 상황.
"어째서? 그런 말을 했는데...."
자기도 자기가 못된 말 했다는 건 잘 알고 있죠. 더군다나 그 직후에 타케P가 누가 암살자 아니랄까봐 경비원한테 잡힐 거 같으니 기겁을 하고 내려가는 거 보면 천성은 착한 애입니다. 아니었으면 P가 비를 맞건 경비원한테 끌려가건 냅뒀겠죠.
"뭐야 이거. 나 전혀 안 웃었잖아."
"어딜 봐서? 관객도 전혀-"
"박수 받았는데, 글렀네 나."
"난 말이야, 관객 수만 봤어. 그래. 실패가 아니었구나-"
"으으! 그러면 더더욱 글러먹었잖아! 내 착각으로 모두의 무대를 망쳤어. 나 도망쳐버렸어. 리더인데 완전 글러먹었잖아!"
"어떤 표정으로 만나면 돼? 모두에게 폐를 끼쳤는데."
-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7화 中
제대로 커뮤 찍는 법을 탑재한 타케P와 미오와의 대화. 자세히 보시면 내가 리더인데 깽판쳐서 망했다는 걸 자기 입으로도 말합니다. 어느 정도 책임의식은 탑재가 되어 있었다는 증거. 그리고 자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인식도 보이죠. 16살짜리 어린아이한테 저런 압력이 쌓이고 쌓이다가 기여코 6화에서 터졌던 겁니다. 사실 7화에서도 중반 이상 지나야 원래부터 호감도 MAX였던 우즈키엘님 빼면 뉴제네 상대로 간신히 제대로 커뮤를 찍기 시작한지라, 당장 미오를 찾아가기 직전에도 미쿠 등 다른 애들이 참다못해 몰려와서 난리치는 등 패닉 일보직전까지 가죠. 이 경우에는 타케P가 제대로 된 커뮤를 찍어서 진정시키긴 했습니다만.
여하간 점차 저런 식으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나가면서 미오도 잘못한 점을 깨닫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계속 Fetal Position 비슷하게 쭈그려 앉고 있다가, 다시 죄책감이 밀려올 때는 몸을 더욱 구부려 Fetal Position으로 돌입했다가 타케P가 달래주고 자신도 반성할 때마다 허리가 점차 펴지죠. 죄책감이라는 스트레스가 풀리는 겁니다.
자. 이제 자기가 수습되었으니 덩달아 부부싸움 말리러 도망간 시부린도 잡아와야 하겠습니다. 이번엔 타케P와 미오가 같이 가죠.
"시부린, 나...."
솔직히, 내가 잘못했다는 걸 아는 것과 그걸 입으로 직접 말하기 사이에는 생각 외로 큰 간격이 있습니다. 잘못을 깨닫기는 생각 외로 쉽지만, 그걸 입으로 말하기 위해서는 더 큰 용기를 필요로 하죠. 배우실대로 배우신 고관대작 나으리들을 봅시다. 청문회에서 그 한마디만 해도 정승, 판서자리와 그에 딸려오는 부귀영화가 내 손에 들어오는데 겨우 그 한 두 마디를 못해 박살나는 분들이 허다하지 않습니까?
"미안해! 나 그만둔다고 해서, 리더인데 도망치고, 폐 끼쳐서 미안해!"
"하지만 나, 이렇게 끝내고 싶지는 않아! 아이돌 활동, 같이 계속해 줬으면 해!"
-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7화 中
드디어 자기 잘못을 깨닫고 사과합니다. 저렇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애들은 웬만해선 다시는 저런 실수 안 하는 법이죠. 그리고 시부린에게 나도 튀어봐서 아는데 다시 같이 돌아가자고 하죠. 하지만 시부린은 여태까지 타케P의 커뮤 실력 좋아진 것을 아직 모르는데다 우물쭈물함에 화난 전적이 한두번이 아니라 여전히 안 가려 합니다.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믿음을 얻기 위해서."
여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손을 잡으려다 다시 움츠러드는 시부린. 아직 신뢰가 그리 깊지는 않다는 반증입니다. 이럴 때 리더가 나서야죠.
"시부린!"
네. 이렇게 간신히 수습시킵니다. 사실 저걸 미오가 억지로 쥐어준 거라는 거 보면 후반부 폭탄 예고기도 한데...일단 봉합이라도 시켜놔야죠. 내상 치유는 이후의 문제.
"미안해!"
네. 이렇게 다시 돌아왔습니다. 결국 돌아올 수 밖에 없는 전개긴 하지만, 그래도 돌아왔으니 다행이죠. 솔직히 제3대 신데렐라 걸께서도 도망가서는 안 돌아간다고 난리가 났는데 이 정도면 양호하죠
우즈키가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달려와서 안아주자 덩달아 우는 미오와 미안하다는 표정이 한가득한 린. 둘 다 심성은 착한 애들이에요.
"저기 프로듀서. 시험으로 말 안 놓아볼래?"
어디 도망갔다 기어 들어와서 저렇게 개드립이냐고 까는 사람들도 많은데, 아니 뭐 그럼 돌아와서도 질질 짜고 그러면 분위기 깬다고 또 까려고요? -_-;;; 그리고 저 대사는 사실 다른 의미로도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공과 사를 딱 나누어서 기술관료처럼 일했던 타케P와 신데렐라들 간에 처음으로 "친근함"이 싹트기 시작했다는 증거니까요. 1화의 타케P였다면 우물쭈물대면서 거절했을 겁니다.
3. 접으면서 - 불의 세례식
영어권에는 불의 세례식(Baptism by fire)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병사는 정말 목숨을 걸고 전장의 화염을 살아남아야만 세례받은 자, 즉 진정한 병사가 된다는 거죠. 혼다 미오가 불의 세례식을 통과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작중에서는 성공적으로 살아남아 뉴제네의 리더가 되었고, 뉴제네 역시 첫번째 불의 세례식을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소비자들에게 있어서 혼다 미오라는 캐릭터가 여전히 짜증나는 애새퀴 A에서 벗어나 리더가 되었는가는 아직 의문점이거든요. 애당초 이건 제작진이 대놓고 오해사게 만들었다고도 하고, 미오 P들 중 다수는 "만만한게 미오냐"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하죠.
하지만 앞으로도 화수는 많이 남아 있습니다. 2쿨짜리 작품의 장점은 캐릭터가 웬만큼 많아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해볼만큼 판이 넓다는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린이 한 번 더 터질 가능성도 농후하고, 가장 강철멘탈인 우즈키는 정말 후반부에 전략핵 투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그리고 그럴 때, 이제 먼저 당해보면서 더 단단해져 있을 미오가 필요할 겁니다. 결국 <아이돌마스터> 1탄에서는 텐션 게이지를 끊임없이 관리하면서 프로듀서와 아이돌 간의 "신뢰"를 쌓는 것이 필수적이었지만, 뒤로 넘어갈수록 곡 제목도 있듯이 아이돌 간의 "단결" 역시 중요하니까요.
"다음 무대, 기대되네요!"
"우즈키는 한결같네."
"그런 점이 좀 멋져."
"좋아. 그럼 다시!"
"후라! 이드! 치킨!"
이렇게 다시 한번 발 맞추어서, 쓰라린 기억이 있던 무대에서 다시 단결을 다집니다. 앞으로 나갈 길은 신만이, 그리고 제작자들만이 알 것입니다만, 해피엔딩일 겁니다. 모름지기 21세기의 신데렐라라면 남이 바치는 구두 따위는 쳐다보지도 않는 법입니다. 그건 너무 구식이죠. 자기 구두는 자기가 직접 쟁취해야죠 :)
원래는 옛 본진이던 이글루스에 쓴 글인데, 한 번 루리웹에도 올려봤습니다. 이글루스보다는 편집툴이 훨씬 깔끔하고 좋네요. 마이피 설정도 처음으로 해보고...사실 고백하자면 접속일은 네자릿수인데 글은 오늘 처음 씁니다. (사실 예전에 치탄다 가 관련으로 장문의 리플을 쓴 적은 있습니다만 마이피 활성 전이라 카운트는 안되는 모양입니다).
아마 다음 글 역시 신데마스 리뷰, 그 중에서도 6화와 7화를 올릴 거 같습니다. 각각 (NGC에서 방영하는 <사상 최악의 참사> 원제 맞습니다), 그리고 <텐션과 단결>(이거는 아직 가제입니다). 뭔가 처음에는 미오 까는 사람들 내러티브에서 비판점 모아서 정리를 해보려 했는데, 갑자기 현타가 오더니만 어느새 보니 글을 전부 갈아엎고 다시 쓰고선 마지막 사진을 올리고 있더군요-_-;;;
뭐라고 해야하나. 전 요즘따라 사람 냄새 나는 애들이 좋습니다.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고뇌도 하고 사고도 치고 그러면서 살아야죠. 반듯하게만 살면 그게 사람이겠습니까? 성인이지. 그러다보니 이렇게 횡설수설 쓰게 되었습니다. 길기만 하고 내용 없는 글쪼가리 읽어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ps1. 사실 미오 까는 글들 중(여기랑 다른 사이트들 다 합쳐서) 가장 죽여줬던 건 무려 "안즈랑 키라리가 가장 입체적 캐릭터"라는 거였습니다. 걔네 둘이 귀여운 커플인건 인정하는데, 딱히 입체적이라고 할만한 묘사가 있었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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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보는" 게임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아이 돌보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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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어린 글 잘 읽었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시청자가 글쓰신 분처럼 자세히 보진 않는다는 거겠죠. 흐름따라 자연스럽게 본 시청자들이 미오에게 반감을 느낀다면, 그건 그대로 연출에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고요. 즉, 의도도 나쁘지 않았고 흐름도 의도대로 였지만, 6화에서의 연출은 강도가 너무 세게 표현되었기 때문에 좋은 점들이 싹 묻혀 버린 거죠. 생각할 꺼리를 주지 않고 강렬한 이미지가 다 가려버린거죠. 6화는 너무 과했습니다. 알드노아 제로의 1쿨 마지막 슬레인처럼요. 필요이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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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시청 후 반응이 좀 저급한 경우가 많더군요.. 이렇게 차근차근 짚어주는 글이 있어도 금방 또 흥미본위로 까는 글 올라오고, 거기에 반박하는 사람도 생기고 생산성 없는 논쟁은 지속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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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과했다가 정답이라고 봅니다. 사실 전에 무슨 기법관련해서 신데마스 글 올라왔을때도 몇분들이 애니 그냥보면 안되겠네라는 댓글다신거보면 애당초 애니메이션 보는 분들중에 여기같은데 글 올리시는 분 아니면 그냥 보는 데 그렇게 깊숙한거 일일히 기억하면서 보시지 않거든요. 결국 이런 과함이 미오붐사태로 연결된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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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입니다. 요즘 애니가 아무리 생각없이 봐도 되는 컨텐츠라고 하지만 최소한의 '감상'을 한다면 쉽게 나올수 없는 반응이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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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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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보는" 게임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아이 돌보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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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어린 글 잘 읽었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시청자가 글쓰신 분처럼 자세히 보진 않는다는 거겠죠. 흐름따라 자연스럽게 본 시청자들이 미오에게 반감을 느낀다면, 그건 그대로 연출에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고요. 즉, 의도도 나쁘지 않았고 흐름도 의도대로 였지만, 6화에서의 연출은 강도가 너무 세게 표현되었기 때문에 좋은 점들이 싹 묻혀 버린 거죠. 생각할 꺼리를 주지 않고 강렬한 이미지가 다 가려버린거죠. 6화는 너무 과했습니다. 알드노아 제로의 1쿨 마지막 슬레인처럼요. 필요이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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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과했다가 정답이라고 봅니다. 사실 전에 무슨 기법관련해서 신데마스 글 올라왔을때도 몇분들이 애니 그냥보면 안되겠네라는 댓글다신거보면 애당초 애니메이션 보는 분들중에 여기같은데 글 올리시는 분 아니면 그냥 보는 데 그렇게 깊숙한거 일일히 기억하면서 보시지 않거든요. 결국 이런 과함이 미오붐사태로 연결된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 15.02.23 20: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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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시청 후 반응이 좀 저급한 경우가 많더군요.. 이렇게 차근차근 짚어주는 글이 있어도 금방 또 흥미본위로 까는 글 올라오고, 거기에 반박하는 사람도 생기고 생산성 없는 논쟁은 지속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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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입니다. 요즘 애니가 아무리 생각없이 봐도 되는 컨텐츠라고 하지만 최소한의 '감상'을 한다면 쉽게 나올수 없는 반응이 많더군요. | 15.02.23 22: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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