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은 나쁜거죠. 그런 의미에서 저도 슬슬 사에카노 덕질을 줄이고 다른 작품들을 즐겨야 할텐데 손에 잡히는 작품이 없어서 걱정이네요.
아무튼 사에카노 애니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마지막으로 분석글을 한번 써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인 의견에 기초한 글이니 재미로만 보시길 바랍니다.
* 스포주의 *
* 참고용으로 다른 분들 글을 파란글씨로 링크해뒀으니 원할한 내용 이해를 위해 같이 읽으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찬양하라 갓토 메가미
오늘의 주인공은 아키 토모야와 함께 이 작품을 이끌어나가는 양대 주역이자 본작 최고의 인기 캐릭터인 카토 메구미양 입니다. 애니화 이후로 부쩍 인기가 늘어나면서 오늘도 수많은 갓토릭교 신자들을 양성하고 계시지만 이 캐릭터의 매력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에는 작중 임팩트도 부족하고 캐릭터성도 애매하죠.
카토 메구미는 전형적인 왕도계 히로인의 클리셰를 충실하게 따르면서도 무개성이란 요소를 첨가한 독특한 캐릭터 입니다. 깊은 배려심으로 묵묵히 주인공의 옆을 지키며 내조하는 현모양처 캐릭터를 어필하면서도, 모에 요소가 없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기존의 왕도계 히로인들과 차별화를 두고 있죠.
허나 카토를 그저 성격좋은 치유계열 캐릭터라고 단정짓기에는 걸리는 점이 몇군데 있습니다
미하루 "아까부터 전혀 우리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있었잖아. 너도 슬슬 본격적으로 입을 열어도 될 것 같은데~?"
메구리 "으, 으음~. 그래도 나는 본편 대사량이 많았잖아. 그러니까 이런 곳에서까지 이야기할 필요는……."
키라리 "그거! 메구리의 그런 점에 대해서 이야기하자구!"
메구리 "그, 그런 점?"
키라리 "평소 메구리는 수수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데다, 항상 좋은 사람인 척 하잖아. 하지만… 실은 남들을 내려다보는 경향이 있고, 은근슬쩍 독설을 하는데다… 속도 완전 새까매."
메구리 "……키라리?"
카호 "그래, 정말 새까맣지. …그보다 뭐랄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어."
메구리 "…히바리가오카 선배한테 그런 말을 듣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미하루 "어느새 세이와 러브러브한 사이가 됐잖아~. 이 블랙 포니테일은 가장 빈틈을 보이지 않는 상대라니깐."
메구리 "어? 어? 다들 나를 그렇게 생각했던 거야?"
에리리 "전에 로쿠텐바 몰에서 말이야. 메구미와 '우연히' 만난 적이 있어. 토모야… 가 아니라 누군가와 데이트하다 버려진 직후였던 것 같은데, 목소리와 말투는 평소와 똑같더라구. 그런데 표정은 엄청 무시무시하지 뭐야…. 그때 깨달았어. 메구미가 말과 생각이 다른 애라는 걸 말이야."
우타하 "이건 들은 이야기인데, 나와 윤리… 누구누구 씨의 인터뷰 음성을 문서화하는 작업을 할 때, 함께 작업하고 있던 누구누구 씨를 엄청 괴롭혔대. 아무래도 그 인터뷰에 참가했던 두 사람의 사이가 너무 좋아서 그랬던 것 같아.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인정사정없이 남을 괴롭히는 사람은 정말 무서워."
미치루 "카토는 나와 마찬가지로 일반인이잖아? 그런데도 오타쿠에게 관용적이랄까, 오타쿠를 이해하고 있다는 걸 항상 어필해. 그런 점이 토모… 가 아니라 오타쿠에게 잘 먹히는 것 같아. 이야, 정말 끝내주는 책략가라니깐~."
이즈미 "애초에 메구미 씨가 '눈에 띄지 않는다'든가 '캐릭터성이 없다' 같은 이유로 토모야 선… 어디 사는 선배에게 관심을 받는다는 게 납득이 안 돼요. 저보다 훨씬 눈에 띄면서!"
메구미 "어? 이즈미 양? 이즈미 양이 어째서 여기 나온 거야? 그것보다, 게임 본편에 나왔었어?"
이즈미 "나왔어요! 복도 배경 CG에서 왼쪽 편에 있잖아요~. …우엥, 역시 저는 눈에 안 띄는 애예요~. 그저 한낱 배경 캐릭터라고요오오~."
우타하 "역시 비아냥거림 하나는 시원스레 하는 히로인, 카토 양이네."
메구미 "미, 미안해……?"
원작 FD 266p 발췌
카토는 기본적으로 성격이 담백하며 오타쿠 친구들의 억지에 곤란하기는 커녕 제대로된 피드백도 주고 어울려 줄 정도로 이해심이 많은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무덤덤한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며 본심을 숨기고, 겉으로 잘 드러내진 않지만 속으로는 우타하 선배 특정인물을 껄끄러워 하는등 숨기는게 많은 캐릭터기도 합니다. 거기에 주변 상황이 카토에게 유리하게끔 너무 잘 짜여져 있기도 하고 이게 정말로 사람인가 싶을정도로 이해타산적 면모가 없는 캐릭터다 보니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카토의 진의를 의심해보게 됩니다.
심지어 원작자마저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어 카토의 이런 면모를 네타 소재로 쓸정도니 카토의 진심은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볼만한 가가 있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떡밥을 던졌으면 누구보다도 빨리 물어주는게 팬의 의무가 아닐까요?. 이번 글에서는 카토를 바로보는 2가지 시각을 분석해보며 과연 카토 메구미의 진심은 무엇인지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카토 메구미는 블랙이다?
(짤 선정에 신경쓰면 지는겁니다?)
카토를 보는 대표적인 시각중 한가지는 카토 메구미 Black설 입니다.
카토가 우연과 계산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중요 이벤트를 독점 할수 있었던건 다 사전에 계획된 작전 덕분이고 그녀가 하는 왠만한 행동에는 의미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죠.
쉽게 말해서 주인공과 독자들이 지금까지 그저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이벤트들은 사실 치밀한 계산한에 이루어진 작전일지도 모르며, 독자들이 상상하는것 이상으로 카토는 주인공에게 많은것을 숨기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카토 메구미가 복흑나 흑막 캐릭터라는건 아니고, 토모야와 카토가 이렇게까지 가까워진건 카토의 보이지 않는 노력 덕분이라고 추정해보는 의견입니다.
일단 카토는 태생적으로 복흑 의혹을 받을수 밖에 없는게 보살이란 칭호가 아깝지 않을정도로 성격이 좋지만 천연계열 캐릭터는 아니라는 모순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카토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본심을 최대한 숨길려고 하며 (필요하다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자신의 의도대로 유도할수 있을만큼 처세술이 뛰어난 인물입니다.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속이거나 이용해 먹을정도의 악인은 아니지만, 머리회전도 빠르고 자신이곤란한 상황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쉽게 빠져나갈수 있는 분이 유독 서클에 관련된 문제에서는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적인 자기희생 정신을 보여주니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건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수 밖에 없죠.
카토 Black설을 지지하는 또 다른 근거는 카토가 토모야에게 많은걸 숨긴다는 겁니다. 가장 대표적인게 작품 시작전 이 둘의 접점인데 카토가 작품 시작전부터 토모야를 알고 있었다는건 대놓고 나오는 사실이죠.
"아키 군은 우리 학교 전체를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유명인이잖아?"
"뭐....... 나. 그렇게 눈에 띄는 녀석이야?"
"아마 작년 문화제 때 개최했던 애니매이션 상영회 때문일 거야. 게릴라 이벤트 같은 느낌으로 개최했다면 아마 문제아로 좀 알려지는 선에서 끝났을 거야. 하지만 정식 허가를 받기 위해 매일같이 교무실에 쳐들어갔고, 교장 선생님과 말다툼까지 벌였을 뿐만 아니라, 보다 못한 교장 선생님이 중재했었다며?..... 그런 사람은 운동부에도 없을걸?"
".....운동부 녀석들은 애니메이션 상영회 같은 걸 하려고 하지 않겠지"
완전.....실수했군
나. 그렇게 눈에 띄었을 줄이야.......
"그러니 아키 토모야란 이름을 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리거나 인상을 찡그릴 거야. "그게 누구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걸?"
"전자와 후자의 비율은 어떻게 돼?"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아마 6 대 4 정도?"
원작 1권 69p 발췌
토모야는 에리리나 우타하와는 다르게 좀 부정적인 방향으로 학교에서 유명해진 케이스입니다. 토모야가 눈에 띄는 짓을 많이 했으니 카토가 토모야의 이름을 들어봤을 확율은 제법 되지만 토모야의 행적을 저렇게 자세하게 알고 있는건 뭔가 부자연스럽죠. 거기에 적과 아군의 비율을 안다는건 카토 본인이 빈번히 토모야를 화제에 올렸거나 화제가 나왔을때 유심이 들었다는 걸 암시합니다.
애초에 알고 지낸지 1주일밖에 안된 이성친구가 집에 초대하자 순순히 응하고, 거기에 한술 더 떠서 부모님께 오늘 늦어질지도 모른다고 미리 말하고 온걸 보면 이 둘이 제대로 대화를 시작하기 전부터 어느정도 개인적인 호감이나 신뢰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죠.
카토의 이런 면모는 애니메이션 1화에서 더욱 자세히 표현됩니다.
개학식때 따로 정해진 자리배치가 없다면 보통 어디에 앉을거라 보십니까? 보통 여고생이라면 1학년때부터 친했던 친구들 옆자리겠죠. 허나 카토는 친구들 대신 1학년 당시 접점도 거의 없고 학교내 평판도 결코 좋지 못한 십덕후 옆에 앉는걸 택합니다. 물론 이정도는 공기 속성을 어필하기 위한 제작진의 조그만한 장난으로 볼수있겠죠. 근데 수상한 점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참고로 1화는 선행 상영회를 위해 가장 먼저 완성되었던 에피소드였다
사에카노 애니메이션의 특징중 하나는 선택과 집중이 잘 되있다는 겁니다. 중요도가 낮은 장면들에 투자될 리소스를 아껴서 클라이맥스 씬이나 서비스씬에 투자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죠. 이런 작품에서 걷는 모습이 아닌 뛰는 모습을 연출하면서까지 프레임을 낭비하는건 뭔가 다른 의도가 있다고 밖에 볼수 없습니다.
방과후, 부활동이 없는 학생을 찾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교문 앞에서 기다리는 겁니다. 다른 볼일이 없는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곧장 교문으로 향할테니,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보면 언젠가 자신이 찾는 사람과 마주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원작에서 카토가 토모야를 발견한곳은 교문 앞이었고요.
허나 애니 제작진은 굳이 토모야의 빠른 걸음과 카토의 뜀박질을 대비시키며 카토가 교문이 아니라 다른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는걸 강조합니다. 누군가를 찾는 사람이 어딘가로 급히 뛰어 간다는건 자신이 찾는 사람의 위치와 이동시간을 알고 있다는걸테고. 이경우 토모야가 교실에 혼자 남아있단걸 알고 있던 카토가 급히 교실로 향하고 있었다는걸 암시하는 장면이라고 볼수 있죠. 그렇다면 카토는 어떻게 토모야가 교실에 있는걸 알았을까요? 어쩌면 카토는 평소에도 토모야를 신경쓰고 있어서 개학식날에도 토모야가 뭘하고 있는지 주의깊게 보고있던 건지도 모르죠.
애니의 설정변경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작에서 토모야가 카토의 존재를 인식한건 언덕위의 이벤트후 1달이나 지난 시점이었죠. 카토가 정말로 토모야를 알고 있었고 언덕위의 이벤트를 신경쓰고 있었다면 1달동안 아무말도 없다가 우연찮게 지나가는 어투로 감사를 전할리가 없습니다. 또한 원작에서 이 둘은 1학년 당시 반이 달랐기 때문에 둘 사이의 접점이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었습니다.
근데 애니 제작진은 애니 1화의 시간대를 개학식으로 변경시키면서 언더위의 이벤트와 재회 사이의 시간대를 1주일로 단축시켰고, 거기다가 1학년때부터 같은 반이었단 설정을 추가하면서까지 이 둘이 작품 시작전부터 접점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만들었습니다. 즉, 최소한 애니 기준으로 카토는 토모야를 전부터 알고 있었고 언덕위 이벤트를 신경쓰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거죠.
우연도 3번 겹치면 필연이 된다고 합니다. 직접적인 언급이 있는건 아니지만 이정도 정황 증거면 카토는 작품 시작전부터 토모야에게 관심이 있었고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할듯 싶습니다.
사실 이 장면이 없었다면 제가 이 글을 쓸 일도 없었을 겁니다
레스토랑 조우 이벤트는 카토 Black 설의 진가가 드러나는 대표적인 이벤트죠.
그도 그럴 것이, 이 장소는 주변 역들로부터 어중간하게 떨어진 곳에 있는 데다, 부지 문제 때문에 국도 옆에 있는 데도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했다. 내가 일기로도 1년 이상 버틴 가게가 없는, 그야말로 쉴 새 없이 새 가게가 들어섰다 망하고 또 새로운 가게각 들어서는 장소였다.
........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카토의 맞은편에 앉아 함께 식사를 한 후, 그녀를 차에 태우고 돌아간 남자!
연상에, 사촌에, 의대생! 게다가 차도 아우디였어!
........
"그럼 내가 대신 갈레! 카토와 같이 로쿠텐바 몰에 가겠어!"
"아키 군이? 흐음, 그것도 괜찮겠네. 알았어. 케이이치 군에게는 같이 못 가게 됐다고 메일로 연락해둘게."
"저, 정말!"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나는 카토의 (매사에 대충인) 성격을 얕본 것 같았다.
아무튼 나는 케이이치 씨를 안됐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오케이. 남친과 잘 갔다 와."라는 내용의 답장을 카토에게 보냈다.
원작 2권 1장
이 장면에서 주목할점은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상황 묘사들을 종합해보면 카토의 행적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을 발견할수 있다는겁니다.
작가는 접근성이 안좋은 덕분에 손님이 적어서 일하기 편하다는것을 어필하며 레스토랑에 주차장이 없는걸 묘사했고, 케이이치의 엄친아 속성을 자랑하면서 은근슬쩍 이 둘이 자가용을 타고 왔다는 사실을 독자에게 알립니다.
카토왈 때때로 이 부근을 지난다고 했으니 이 근처 지리도 알고 있을테고 카토의 평소 성격이라면 (주위에 다른 레스토랑이 없는게 아닌 이상) 자가용을 끌고 온 사촌을 배려해서 주차하기 편한 다른 레스토랑으로 안내했을수도 있을텐데 굳이 토모야가 일하고 있던 레스토랑에 방문한건 뭔가 수상한 점이 많죠.
물론 수상한점이 많긴 해도 여기까지만 본다면 사촌 조우 이벤트를 연출하고 싶어했던 작가의 편의주의라고 볼수 있습니다만....
애니에 오리지널 요소가 추가되기 시작하면서 카토 Black설의 점점 더 무게를 실어주게 됩니다.
우선 한달에 한번정도 레스토랑에 간다는 묘사가 추가되면서 토모야가 알바하는 곳이라는걸 알고 있었을 확률이 상당히 높아졌고
레스토랑 단골이라면 주차장이 없는걸 알고 있었을테니 다른 의도가 있는게 아닌 이상 절대 이쪽으로 안내할 이유가 없었을테고
방금 막 목욕을 끝내 피부가 뽀송뽀송한 상태에서 야리꾸리한 포즈를 잡는 장면 대신 밥순이 속성을 어필하는 장면을 추가하면서 카토가상당한 요리실력자란걸 어필합니다.
정리해보자면 레스토랑의 단골이어서 주차장이 없는것과 토모야가 그곳에서 근무하고 있는걸 알 가능성이 매우 높은 카토가, 충분히 집에서 요리를 해먹을 능력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겠다며 주차하기 힘든곳으로 자기 사촌을 안내했다는 소리가 되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카토의 발언은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지 않는게 좋다)
백보 양보해서 레스토랑 조우 이벤트가 정말 우연이라고 하더라도 이후에 이어지는 대화 이벤트에서 카토가 보여주는 행적들도 상당히 의미심장합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카토는 (그 우타하 선배마저 껄끄럽게 느낄정도로) 눈치가 빠르며 처세술이 매우 뛰어나죠. 근데 4화 후반부에서 토모야가 사촌 관련으로 발광하고 있을때, 가만히 있으면 넘어갈수 있는 상황에서 정직하게 모든 사실을 말하며 토모야를 더 발광시키도록 만듭니다.
카토처럼 눈치가 좋고 두뇌회전이 빠른 사람이 상대방이 자기 발언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른다는건 말이 안되죠. 오히려 토모야의 반응을 정확히 예측하고 필요한 떡밥들을 지속적으로 던져대며 자연스럽게 토모야에게서 데이트 신청을 이끌어냈다고 보는게 더 정확합니다.
애초에 토모야가 데이트 신청을 하자 한치의 망설임 없이 약속 취소 문자를 보내고 굳이 사촌오빠가 토모야를 남자친구라고 지칭하는 문자를 토모야에게 보여준걸 보면 이 모든게 카토의 치밀한 계산하에 이루어진 이벤트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것 같습니다.
2/ 카토 메구미는 White다?
카토는 테이블에 엎드린 채, 어느새 꽤나 자라 얀데레 루리처럼 흑발 롱헤어가 된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역시 다들 나를 이렇게 생각하는 거구나......"
"아니,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해. 이 시나리오를 쓴 누구씨를 제외하고 말이야."
우타하 선배, 혹시 카토와 요새 무슨 일 있었어요......?
"나, 그렇게 알기 힘든 애야?"
"카토......"
"그렇게 속마음이 보이지 않아? 그렇게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야?"
그 푸념 섞인 고백은 단순히 졸음과 피로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내일이 되면 전부 웃으면서 떨쳐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두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걸까....."
하지만.....
"확실히 나도 가끔 카토를 믿어도 되는 건지 확신이 서지 않을 떄가 있어."
"뭐~? 아키 군도 그래? 정말, 대체 왜......"
지금 카토의 고민이 아무리 바보 같아도, 어리석어 보여도, 단순한 푸념에 불과할지라도......
"그치만 넌 정말 이상한 애잖아. 너무 좋은 녀석이란 말이야."
".....좋은 녀석?"
"카토는 매사에 이해득실 같은 걸 거의 따지지 않잖아."
억지 메인 히로인에, 나 때문에 오타쿠에 물들고, 게임 제작을 돕게 된 데다, 서클 멤버들까지 추스르고 있다.
"그래서 다들 너한테 다른 깊은 꿍꿍이가 있는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고나 할까, 그런 식으로 생각하기 쉬운것 뿐이야."
원작 FD 272p
카토를 보는 또 다른 대표적인 시각은 카토 메구미 White설 입니다.
카토 메구미란 인물이 매력적인건 정말로 아무런 특성이 없는 평범한 여고생이기 때문이고 언덕에서의 만남 같은 이벤트는 정말로 우연의 산물이기 때문에 운명적인 만남이라는거죠.
즉 카토 White 설은 사전계획이나 치밀한 계산등의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고 카토에게 유리하게 작용되는 작중 장치들을 우연 혹은 작가의 편의주의로 해석하는 시각입니다.
카토 Black 설을 부정하는 대표적인 근거이자 White설의 알기쉬운 예가 바로 언덕위에서의 운명적인 만남입니다.
본 장면은 신문 배달을 하던 토모야가 탐정 언덕에서 카토를 마주치게 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을 본 몇몇 팬들은 신문 배달은 새벽에 시작하는데 저렇게 잘 차려입은 카토가 저 시간대에 탐정 언덕에 있는게 말이되냐며 이 장면을 일종의 복선이라고 생각했죠. 심지어 언덕위의 만남 자체가 카토의 연출일지도 모른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오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 장면은 복선도 뭣도 아닌 그냥 작가가 별 생각없이 쓴 평범한 조우 이벤트였고, 작가 본인도 작품 출간후 팬들에게 이점을 지적 당하고나서야 전개의 허술함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팬들이 작가를 너무 과대평가 해버린거죠.
위의 예시에서 볼수 있듯이 카토의 속이 검을지도 모른다는 시각으로 캐릭터를 해석할려고 하면 별 의미없는 행동이나 계획되지 않은 우연에도 일일히 의미를 부여하는 우물효과에 빠져들 위험이 있습니다. 즉 마루토 후미아키가 완벽초인이 아닌이상 카토 Black설은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카토 White 설을 지지하는 또 다른 근거는 애니메이션과 원작의 설정차이 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애니메이션에서 추가된 요소들은 카토 Black설을 지지할만한 근거로 보여지지만, 그 이상으로 애니메이션에서 생략된 요소들은 카토 White설을 뒷받침 할만한 근거가 되거든요.
예를 들어서 만약에 이 장면이 정말로 카토의 계산적인 면모에 대한 복선이었다면 애니에서도 파미르에 주차장이 없다는것과 이 둘이 자가용을 타고 왔다는 묘사가 나올 필요가 있었습니다. 내용면에서 볼때 4화가 그렇게까지 빡빡한 에피소드는 아니었으니 지나가는 컷으로 이 둘이 자동차를 타고 가는 모습과 주차장이 없는 레스토랑의 외견을 보여줬다면 복선에 대한 묘사가 충분히 가능했겠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애니 제작진은 굳이 이 둘이 그저 길을 걷다가 우연찮게 레스토랑에 들어온것 처럼 연출합니다. 이건 이 장면에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제작진의 의사표현이거나 시청자들이 이런식으로 해석하길 원치 않아서 묘사를 바꾼걸수도 있죠.
"뭐, 외박은 좀 그랬던 것 같아~. 밤늦게 집에 연락하긴 했지만, 그래도 엄마한테 꾸중 좀 들었어."
"그럴 만도 해."
꾸중을 뜯지 않았다면 가정 파탄이나 모녀간의 소통 단절을 의심해야 할 것이다.
"아, 솔직하게 말해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 조금 각색하기즌 해썽."
"뭐라고 말했는데?"
"사와무라 양이 「있는」 곳에서 묵었다고 말했어."
"......약간 궤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거짓말은 아니네."
"그리고 언덕 위에 있는 호화로운 저택이 사와무라 양의 집이라는 걸 가르쳐줬더니 깜짝 놀라시던걸?"
"...... 너, 의외로 나쁜 애구나."
서로 전혀 상관없는 사실을 알려줘서 상대가 절묘한 착각을 하게 만들다니.... 정말 대단하군.
"재판이라는 건 원래 그런 거잖아? 결국 마지막 판결은 재판장이 내리는 것 맞지?"
"그렇긴 한데..... 카토 양?"
"당신,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시선을 받은 피고인 측은 평소처럼 멍한 표정을 지은 채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의 내용은-.
"으음. 이 헤어스타일이 무죄인지 유죄인지는 말이야. 결국 어울리느냐, 어울리지 않느냐롤 갈릴 것 같은데?"
"아."
"아."
"아."
그 "아."에는 3인 2색의 리액션이 담겨 있었다.
"........"
그리고 카토는 그 말을 한 후, 멍한 표정으로 나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어,어이. 카토.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판결은 최종엊긍로 재판장의 주관에 따라 녀려진다. → 이 재판의 쟁점은 현재 헤어스타일이 어울리느냐, 어울리지 않느냐로 귀결된다. → 그러므로 재판장은 피고의 현재 헤어스타아일을 주관적으로 평가하면 된다. → 「아키 군. 이 헤어스타일, 나한테 어울려~?」
"그러고 보니 나도 얼마 전에 이 게임 했었어. 아키 군의 방에서 말이야."
"아, 그래요? 그럼 메구미 씨도 이제 리틀래퍼네요!"
"....... 리틀래퍼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1을 조금 해봤어"
"와~ 좋겠다..... 저는 아직 1을 해보지 못했어요~. 이 시리즈에 빠졌을 즈음에는 1이 돌아가는 하드를 손에 놓얼 수가 없더라고요."
"...... 뭐, 2세대 전의 게임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아키 군의 방이 이상한 걸지도 몰라."
(중략)
"글쎄? 아마 빡으로 나간 것 같기는 한데, 어디 간 건지는 모르겠어."
"신경 쓰이지 않으세요?"
"아키 군은 항상 나한테 무관심한걸 뭐. 그러니까 나도 무관심할 거야."
"아, 혹시 조금 화났어요?"
"걱정하지 마. 너라면 할 수 있어..... 얼마 전, 연상 히로인을 육체관계 없이 공략한 너라면 분명 해낼 수 있을 거야."
"제, 제발 부탁이니까, 그런 자학 농담 좀 하지 말라고요....."
내 가슴을 뜨끔거리게 만드는 농담을 한 우타하 선배는 나를 향해 천천히 얼굴을 내밀....
"휴우. 먼저 씻고 왔어요. 아, 카스미가오카 선배도 목욕하지 않겠어요? 지금 욕조 안의 물 온도가 딱 기분 좋을 정도에요."
"......실은 좀 전 부터 묻고 싶었던 건데 말이야. 카토 양은 왜 당연하다는 듯이 윤리군네 집에서 자고 가려고 하는 거야?"
하지만 카토가 목욕을 하고 돌아온 순간, 내 코앞까지 얼굴을 내밀었던 선배는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푹 숙였다.
(중략)
분명 내가 우타하 선배에게 모든 사실을 다 털어놓을 수 있도록, 내가 우타하 선배에게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복도 구석에서 기다려줬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녀가 방으로 돌아온 타이밍이 꽤나 미묘, 아니 졀묘했던 이유는 짐작이 되지 않지만.
"도, 도와줘, 카토.... 선배를, 선배를 말려!"
그렇다. 내가 믿을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도 멍한.... 아니, 평정을 유지하고 있는 카토 메구미뿐이다.
"저기 아키 군."
"으, 응?"
그리고 카토는 내 기대에 부응하듯 당황하지도, 흥분하지도 않은 채, 내 눈을 지그시 바라보면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동갑내기 사촌이라는 건 말이야. 무지막지하게 강력한 연인 플래그라고 생각하는데, 아키 군 생각은 어때?"
"카토오오오오오오오오~?!"
이녀석, 그때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거냐.......
"아하하, 그 정도까지 열심히 하는 건 무리지만, 서클 멤버들이 만든 원의 가장자리에라도 있고 싶어졌다고나 할까?"
"카토 양......."
"그리고.... 조금은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고나 할까, 괴롭혀주고 싶어졌다고나 할까?"
"그게 무슨 소리야?"
"저기, 사와무라 양...."
"응?"
"이 신에서는 역시 '메구리_미소1'로 가자."
원작 4권 138p
"원래부터 재능만은 인정했어. 마음가짐이 썩어빠진 음란 걸레라는 게 맘에 안 드는 것뿐이야."
"다른 하나는..... 진심으로 게임 제작에 임해주고 있는거지?"
"그건 내가 할말이야. 아마추어 여자애가 스크립트를 하겠다고 나서다니, 토모야에게 너무 물든 거 아냐?"
"겨울 코믹마켓이 정말 기다려져. 대체 어떤 게임으로 완성될까?"
"........"
"사와무라 양?"
"당신 말이양......."
"왜?"
원작 4권 227p
그 외에도 카토의 교묘한 화술이 처음으로 드러났던 숙박 이벤트부터 시작해서 3권의 역전재판 이벤트, 코미케에서 보여주었던 도발과 미묘한 짜증 그리고 에리리와의 대화 이벤트까지. 카토의 속내가 드러나는 이벤트 대부분이 애니에서 편집되었습니다. 덕분에 애니를 보고 원작을 접하게 되면 카토의 캐릭터성에 대해서 살짝 다른 느낌을 받을수가 있죠.
분량 문제상 어쩔수 없이 편집된 장면들도 있을테지만 상기된 장면들이 카토의 내면을 표현하는 중요 장면들이고 원작을 집필한 마루토 선생이 직접 각본에 참여했다는걸 고려했을때 그저 분량이 부족하단 이유만으로 캐릭터 해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 장면을 죄다 생략해버린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죠.
그렇다면 카토의 내면 묘사를 생략한 제작진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사에카노는 1권이 나온지 거의 3년이 다 되가는 작품 입니다. 3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일러스트의 작풍이 변했듯이 원작자도 지난 3년동안 글을 쓰면서 작품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바뀌었겠죠.
그런 의미에서 애니에서 새롭게 구성된 사에카노는 마루토 후미아키의 사에카노 최신 버전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즉 원작과 애니에서 카토의 캐릭터성이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 그건 원작자의 캐릭터 재해석이라고 볼수 있고, 현재 작가가 독자들에게 표현하고 싶은 카토 메구미는 우연과 계산의 경계에서 알짜배기를 독점하는 흑막 캐릭터가 아닌, 이해득실 같은걸 따지지 않고 진심으로 토모야를 도와주고 싶어하는 현모양처 스타일의 캐릭터라고 볼수 있겠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Black이 됐건 White가 됐건 양쪽다 시원찮은 구석이 많은 주장인지라 (블랙의 경우 세세한 디테일에 너무 신경쓴 나머지 전체적인 그림을 놓칠수가 있고 화이트는 중요한 복선을 그저 우연이나 작가의 편의주의로 해석해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무시해버릴 우려가 있죠) 둘다 카토 메구미의 인물상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될수 없습니다.
애초에 2d 모에 속성과 그 클리셰를 반박할려고 만든 안티테제 캐릭터를 이분법으로 구분할려는 접근법 자체가 틀렸던걸지도 모르죠. 그런 의미에서 메구미의 입체성을 설명할려면 양쪽 요소 모두를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던걸지도 모릅니다.
본인은 하라구로 네타를 부정하고 계시니 팬이라면 속아주는 척을 할 필요가 있을지도?
겉으로 보기에 누구보다 평범하고(???) 무덤덤한 메구미는 사실 머리회전도 빠르고 속내를 알기 힘든 캐릭터입니다. 숨기는 점도 많아서수상한 점이 한두개가 아니죠. 의외로 짖궂은 면도 있고 진지해질땐 누구보다도 계산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를 복흑 캐릭터라고 결론 짓기에는 걸리는 점이 많죠. 에리리와 절친이 된 이후로 애매한 스텐스를 취하시면서 본인의 속내를 거의 안드러내신지라 (7권 제외) 그녀의 진짜 속내를 파악할만한 근거도 부족하고 설령 진짜로 속이 검더라도 평소에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은 누구보다도 배려심 많고 마음이 넓은건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그녀가 작품 시작전부터 토모야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다만 개학식날 복도에서 토모야가 카토를 알아본건 어디까지나 우연이었죠. 레스토랑에서 토모야를 만난뒤 자연스럽게 데이트 약속을 받아낸건 카토의 의도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오타쿠 문화에 문외한이 사촌오빠 타이틀의 의미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은 없으니 처음부터 토모야의 질투를 유발하기 위해 사촌을 데리고 갔다기 보단 겸사겸사 토모야의 얼굴을 보러 갔다가 뜻 밖의 수확을 얻었다고 보는게 정확하겠죠.
결국 카토 메구미는 黑 과 白의 양면성을 가진 캐릭터라고 할수 있습니다. 뭐 정확히 어디까지가 카토의 의도고 어디까지가 작가의 편의주의 우연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지금까지 그녀와 토모야 사이에서 생긴 달콤 쌉싸름한 이벤트들은 카토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운명의 합작품이라고 볼수 있겠네요.
작중 토모야가 누누히 언급하듯이 카토의 캐릭터성은 애매합니다. 허나 이 애매한 캐릭터성 덕분에 그녀는 작중 등장인물들중 누구보다도 입체적이며, 생각할 거리가 많은 히로인이기도 하죠. 그녀의 이런 애매한 매력이, 기존에 볼수 없던 깊이 있는 캐릭터성이 우리가 카토 메구미란 캐릭터에게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찬양합니다 갓토 메가미
덧)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쓸수 있도록 많은 영감을 주신 중년십덕님과 사탕의혼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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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덕질인생중에 비슷한 캐릭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하면서도 평범한 '평범매력'의 극에 달해있는 캐릭터인것 같습니다. 오덕질 짧게 한것도 아닌데 레알 탑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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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리는 자폭했고 우타하선배는 검스로 융단폭격했지만 아직 버티는 덕들이 많이 있었으나 카토의 스텔스 정밀폭격앞에 모두 쓰러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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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모든것이 카토의 음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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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스텔스기 갓토 메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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