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원펀맨이 종료했습니다.
작화, 음악, 내용에 있어서 어디 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던 작품이었군요.
아직 채 흥분이 가시질 않습니다만, 한번 마지막화의 결전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겠습니다.
※ 어디까지나 작자 개인의 주관적인 시점과 감상일 뿐, 원작이나 애니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연출을 했다는 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수많은 감상의 하나로만 받아들여주세요.
<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p7GjzjYw3LU&index=4&list=RDwTNHa1ZnggE >
다크매터 편의 라스보스 보로스.
현재까지도 원펀맨 세계관 내에서 사이타마라는 규격외의 괴물을 제외하고는
최강클래스의 실력자이자, 사이타마를 제대로 평가하는 자라는 의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있는 캐릭터입니다.
보로스는 출발점이야 "히어로"와 "우주해적"이라는 차이점은 있었지만,
현 시점에서의 위치는 사이타마와 상당히 흡사합니다.
"더 이상 당할자가 없는 탓에, 큰 힘을 지니고도 답답함이라는 고통을 느끼고 있는 절대자"라는 입장이죠.
이 답답함은, 이를테면
"안마당에 묶인채로 전력질주를 할 수 없는 적토마"같은 기분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겁니다.
실재로 말들은 이렇게 마음껏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쌓이면 죽기도 합니다.
보로스는 '악당'이기에 적대할 '선'으로서,
사이타마는 '히어로'이기에 맞서싸워야 할 '악'으로서,
"이 힘을 부딪힐 상대"가 존재해야 비로소 의미를 갖기에,
이 스트레스는 그냥 우주를 향해서 전력의 파워를 방출하면 시원해지는 부류가 아니라,
자신이 최강인 이상은 결코 채워질 수 없는 갈망과도 같은 것이겠죠.
보로스는 힘에 있어서야 사이타마와 비견할 수 없었지만,
그 역시 사이타마를 만나기 전까지는 '우주최강'이었고, 무엇보다 인간보다 긴 수명을 가진 것처럼 보입니다.
굳이 '예언'같은 것 하나에 기대를 갖고 무려 20년이나 걸려서 지구로 찾아올 정도로.
'답답함'과 '고독'을 안고서 견뎌야 했던 세월은 사이타마에 비견할 바가 아닐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사이타마와 대치하는 순간, 그가 여지껏 없었던 강자라는 것을 꿰뚫어봤죠.
그리고 드디어 자신이 마음놓고 두들겨도 꺾이지 않는 사이타마를 상대로,
보로스는 새장에서 뛰쳐나온 새처럼 환희에 젖습니다.
(저 해맑은 미소...)
하지만 명색이 '우주최강'.
아마도 끝내는 자신이 이길 것이라는 어느정도의 '여유'가 본의아니게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실재로 이때까지는 '진심'이긴 해도, '전력'은 아니었으니까요.
사이타마의 한마디.
최초 사이타마를 목격하고 그를 평가했을 때 조차도 당황하지 않았던 보로스가,
이때 처음으로 잠시 망연해집니다.
예상을 뛰어넘은 상대의 강함.
그리고 여기서 찾아왔을 한가지 '예감'.
보로스는 여기서 여유를 남겨두는 '진심'이 아닌,
'전력'의 힘으로 사이타마에게 대항하기 시작합니다.
'우주최강'이라는 타이틀을 갖고있던 그가,
체면이고 뭐고 다 던져버리고, 눈앞의 대머리망토를 상대로 '전력'을 다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보로스의 전력이란, 자신의 수명을 깎아낼 정도의 리스크를 안고있습니다.
이쯤되면 진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상대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과연 이때 보로스는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폭력'과 '힘'에 기대어 살아왔을 '우주해적'의 인생에서,
그러나 자신의 '힘'을 마음껏 발휘할 수 없었던 그에게 있어,
생명이 깎여나가는 것도 마다않고 도전할 수 있는 벽이 나타났을 때.
여기서의 포효는, 어떤 의미로는 보로스의 '환희의 외침'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상대가 되지 않는 보로스.
보로스는 꽤 이지적인 타입입니다.
'힘'을 가졌음에도 경솔하지 않고,
전투중에 자신의 상정외의 사태가 일어나도, 침착함을 잃지 않을 정도의 이성을 갖고있습니다.
그런 그가, 여기까지 왔을때도 저 대사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압도적인 힘의 차이에도 보로스는 기세가 꺾이지 않습니다.
극한의 전투상태 속에서도, 어렷풋이 느끼고 있을 '최후의 싸움'속에서,
이미 그에게 멈춰서는 행동은 의미가 없습니다.
오로지 마지막까지 그토록 갈망했던 '전력'으로 달릴 뿐이죠.
사실상, 이 시점에서 보로스에게 '지구'라는 별은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요.
그에겐 이미 '사이타마'밖에 보이지 않을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 별까지 한꺼번에'라며 위협을 가한 건,
하다못해 최후에, 사이타마로부터도 진심의 힘을 끌어내려고 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과연 자신의 만족감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자신 이상의 힘'을 지닌 사이타마가, 조금이나마 이 싸움에서 팔다리를 뻗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는지...
싸움이 끝나고, 넝마가 된 보로스의 모습.
그러나 의외로 고통이나 굴욕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다 짜내고 남은 넝마와도 같은.
'넝마'가 될 때까지 혼신을 다한 뒤의 모습.
명백한 허세에도 불구하고, 사이타마는 묵묵히 맞장구를 쳐줍니다.
사이타마는 원래부터 악당을 해치우긴 해도, 악당 자체에게 증오나 감정을 느끼지는 않는 성격입니다.
그러나, 여기선 그 외에도, 보로스에게 어딘가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전에 없던 위협으로부터 지구를 지켜냈음에도 불구하고, 사이타마에게 희열이나 기쁨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현실을 입밖으로 내는 보로스.
사이타마의 표정은 무표정입니다.
그리고 보로스도 인정합니다.
"사이타마는 이 싸움에서 전혀 힘을 다하지 않았다"고.
염원했던 대로, 자신의 모든것을 짜내고, 그러고도 패배한 강자.
하지만 그에게 '고독'이나 '답답함'등은 이미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이타마에게 거는 마지막 말.
"넌 지나치게 강하다."
보로스는 현재의 사이타마가 느끼고 있을 고독과 지루함을 알고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해소될 날은, 아마도 앞으로 찾아오지 않을것이라는 예감도 함께.
승리했을 히어로는, 그러나 미소나 기쁨은 없이.
그리고 음악도 승리의 팡파레보다는 여운과, 어찌보면 약간의 쓸쓸함을 느끼게 합니다.
오히려 그림자에 물든 채 어두운 쪽으로 걸어가는 사이타마에 비해,
빛 속에서 드러누워 최후를 맞이하는 보로스쪽이
홀가분한 '구원'을 받은 것 처럼조차 느껴집니다.
어쩌면, 자신의 유일무이한 '이해자'를 쓰러뜨려야 했다는,
센티멘탈리즘 조차 느껴질 것 같네요.
(뭐, 이건 확대해석이겠습니다만)
결국 보로스란 존재는, 1기의 라스보스답게,
'지루함'이란 고통에 시달려온 절대강자이자,
최후에는 '사이타마가 얻지 못한' 충만감을 얻고서 가버린,
"또 하나의 사이타마"적인 포지션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원펀맨'이란 작품은, 얼핏 보기엔
'먼치킨 or 먼치킨'이 상쾌하게 악당들을 도륙하는
말초적인 카타르시스를 추구하는 듯이도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안에 세세한 심리묘사나 갈등을 담고있어 보입니다.
그런면이 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런지.
....써놓고 보니 낮뜨거워서 죽고싶네요.
뭐, 그만큼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원작자의 스피드와,
무라타씨의 리메이크 스피드를 볼 때.
2기가 나온다고 해도 2~3년은 턱도 없을 듯.
시청자들도 이제부터 무료함과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안고서 살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IP보기클릭).***.***
어릴적부터 보아온 선과 악의 대결(용자물이나 전대물, 혹은 가면라이더 시리즈나 선과 악의 대결을 다룬 작품들)은 하나같이 너무나 강력해서 과연 이 놈을 쓰러트릴수 있을까 생각되는 악을 선이 처절하게 이겨냄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데 원펀맨은 그걸 뒤집어 버린게 이 작품의 인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결국 강대한 악을 상대로 이긴 선의 히어로이지만 개인적으로 보면 이겼지만 자신의 모든걸 걸고서 싸울만한 적이 없을정도로 강력해 오히려 공허함을 느끼는 선과 비록 선에게 패했지만 자신의 존재가치를 걸고 싸울만한 선을 만나 만족스럽게 죽어간 악인이라는 구도는 본 적이 없으니까요
(IP보기클릭).***.***
지뢰찾기만하다가 처음으로 그래픽 개쩌는 게임 잡고 플레이하는 기분이니 져도 째지는 기분일듯(?)
(IP보기클릭).***.***
넌 내가 쓰러트린다! 할때 누가 악당인지 구분이...;;;
(IP보기클릭).***.***
이후로도 사이타마와 싸움을 성립시켰던 가로우도 보로스같은 강한 정신등이 없이 결국 "어중간한" 존재였던 점과, 이로 인해 사이타마의 적이라기 보다는 그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가르침을 받는 존재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결국 이 작품에서 아직까지 사이타마의 고독과 고뇌를 정말로 이해하고 있던 것은 보로스 뿐이었죠...
(IP보기클릭).***.***
"싸움은 이제 끝이냐?" 할 때 표정이 정말로 기대했던 것 미만의 좌절감이 담겨있었죠. "설마 정말 이것 밖에 안되? 결국 너도 날 만족시킬 순 없는거냐?" 라는 느낌..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싸움은 이제 끝이냐?" 할 때 표정이 정말로 기대했던 것 미만의 좌절감이 담겨있었죠. "설마 정말 이것 밖에 안되? 결국 너도 날 만족시킬 순 없는거냐?" 라는 느낌.. | 15.12.21 23:35 | |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지뢰찾기만하다가 처음으로 그래픽 개쩌는 게임 잡고 플레이하는 기분이니 져도 째지는 기분일듯(?) | 15.12.21 23:26 | |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이후로도 사이타마와 싸움을 성립시켰던 가로우도 보로스같은 강한 정신등이 없이 결국 "어중간한" 존재였던 점과, 이로 인해 사이타마의 적이라기 보다는 그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가르침을 받는 존재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결국 이 작품에서 아직까지 사이타마의 고독과 고뇌를 정말로 이해하고 있던 것은 보로스 뿐이었죠...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넌 내가 쓰러트린다! 할때 누가 악당인지 구분이...;;;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어릴적부터 보아온 선과 악의 대결(용자물이나 전대물, 혹은 가면라이더 시리즈나 선과 악의 대결을 다룬 작품들)은 하나같이 너무나 강력해서 과연 이 놈을 쓰러트릴수 있을까 생각되는 악을 선이 처절하게 이겨냄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데 원펀맨은 그걸 뒤집어 버린게 이 작품의 인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결국 강대한 악을 상대로 이긴 선의 히어로이지만 개인적으로 보면 이겼지만 자신의 모든걸 걸고서 싸울만한 적이 없을정도로 강력해 오히려 공허함을 느끼는 선과 비록 선에게 패했지만 자신의 존재가치를 걸고 싸울만한 선을 만나 만족스럽게 죽어간 악인이라는 구도는 본 적이 없으니까요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