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맨의 주인공 사이타마는 이미 완성형 주인공이라 성장이고 자시고가 없습니다.
때문에 자칫 심경 변화의 드라마가 밋밋해 지거나 독자와 시청자들이 공감할 핀트가 어긋날 수 도 있죠.
그부분의 완충제 역할을 바로 "제노스"라는 미완성 캐릭터가 해준단 점이 이 작품의 백미입니다.
1화.
첫 등장부터 상당히 기계적인 대사를 날려줍니다.
처음엔 컨셉인가 했는데[실제로도 사이보그] 이런 대사는 나중에는 나오질 않죠....
2화
제노스는 근본적으로 선량한 성격입니다.
모스키토녀의 파워업을 직감하고 서둘러 공격해야 함에도 사람 목소리가 들리자 황급히 공격을 멈추죠.
급박한 상황 하에서 화내지도 않고 차분히 설명도 해주고요.
나중에 사람이 소각에 휘말렸음을 깨달았을 때에도 당황했다가 멀쩡한 모습을 보고 눈에 띄게 동요합니다.
살아있어서 다행이란 건지, 황당하단 건지.....아마 전자겠죠.....둘 다인가??
하지만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서자마자 지체없이 자폭을 시도하는 것으로 15세에 가족과 고향을 잃은
19살 제노스가 그간 얼마나 외롭게 사투를 벌여왔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마지막 유언이 "크세노 박사님, 죄송합니다."라니.....이거, 달리 보면 자기 이기심과 영달에 별 미련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죠.
복수귀라는 설정인데 복수보다 자신을 살려준 사람한테 진 빚을 더 신경쓰고 있단 얘기니까요.....
제노스의 이 여유 없는 심경은 나중에도 조금씩 더 나옵니다.
그렇게 항상 홀로 싸워오던 제노스 앞에 "절대자"가 나타납니다.
비록 그의 힘의 비밀이 탐이나 던진 딜이었지만 이게 결국 구원의 길이었음이 배경의 하늘에서 암시되고 있군요.
좀 벽창호이긴 하지만 그래도 제법 똘똘한 녀석이.... 처음 보는 사람한테, 선인인지 악인인지도 모르면서,
지가 이용하려고 찾아간 주제에 자기 과거사를 주절주절 풀어냅니다..... 서툴구나, 너.[마카베 카즈키]
여기서도 대사에 나오죠. 남에게 빚진 목숨을 갚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 힘이 필요하다고.
항상 남을 지키고 악을 처단하기 위해 누구보다 먼저 선두에서 싸워왔을 녀석에게 이 장면은 참 신선했겠죠.
제노스는 이제 자기가 항상 희생하지 않아도 되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단게 무엇인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3화
든든한 버팀목.
그러나 아직은 힘에 대한 집착에 눈이 멀어있습니다.
아슈라 카부토와 지너스 박사처럼, 제노스도 사이타마가 평범한 트레이닝으로 강해졌단 사실을 믿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더이상 캐묻는 것을 그만 두는 것은,
사이타마 본인이 정말 아무런 배경도 없는 알짜배기 소시민이란 사실을 제노스가 이미 [스토킹으로]다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너스 박사도 그 점을 전단지로 깨닫고 의심을 거두게 되죠.
이렇게 또 한 사람이 가슴 속 응어리가 뻥 뜷리고[여러 의미로] 구원[??]을 받는군요.
4화
4화에서도 이어지는 제노스의 빚진 목숨 타령.... 합당한 트라우마에 사연있는 PTSD...??
잠깐,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건데?
"어이, 그 앞은 지옥이다."
이렇게 막다른 길에서 사투를 벌이던 제노스 앞에 나타난 절대자 사이타마....
그는 분명 제노스에게 그 힘의 비밀을 취하고 반드시 뛰어넘어야 할 거대한 벽이었을 터입니다.
그런데 사이타마를 더 잘 알게 되면서 그 시선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죠.
그 벽이 너무 소탈하고 의외의 허점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제노스 : "이 남자는......"
A : 뛰어넘어야 한다. >>>>> B : 챙겨줘야 한다.
어느 순간부터 마음의 무게추가 서서히 기울기 시작합니다.
5화.
허점 : 요령이 없다.
제노스 : 이 남자, 딱하다....!
한편 제노스도 히어로 허가증은 필요없다곤 했지만 내심 비합법적으로 혼자 활동하는데
부담을 느껴왔을지도 모릅니다.
이런말을 한걸 보면요.
뭐, 그래도 아직은 사이타마에 대해 친근감 보다는 힘에 대한 목적의식이 더 큰 제노스 입니다만.
하지만 몇번을 확인해도 돌아온 해답은 "넘사벽".
이 경우 배우려는 사람은 자칫 좌절감에 절망하거나 열등감을 가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이타마와 제노스 사이에는 그런 앙금의 여지가 없죠.
왜냐하면 그 넘사벽의 이런저런 인간적인 칠칠맞음이 제노스에게 머나먼 존재가 아닌
"잘 아는 동네 형"처럼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천애고아가 된 후로 그간 아는 사람이라곤 크세노 박사 뿐이었을 텐데 은인인데다 나이 차이도 있고,
무엇보다 몸을 새로 만들어주고 정비해주는 사람이니, 처음부터 동등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런 관계만 있던 제노스에게 한 번의 대련과 한 번의 식사로 사이타마에 대한 마음의 추가
"뛰어넘을 순 없어도 챙겨줘야 할 존재"로 기울게 됩니다.
그리고 아마이 마스크의 저 폴리시인지 뭔지는 이제 막 프로 히어로가 된 제노스에게 운좋게도 긍정적인 지침이 되죠.
사이타마라는 인간에게 힘의 경외감 외에도 인간적인 친근감을 느낀 제노스는 이제 그를
아예 "멘토"로 삼기로 작정합니다.
힘을 취하는 목적을 위해서가 아닌 진정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일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제노스의 심경에 대한 설명은 아마이 마스크의 참견이 복선으로 잘 작용되어 있습니다.
"히어로란 정의의 아름다운 심볼이어야만 한다."
6화.
스승이 대충 던진 말을 진심으로 따르겠다는 올바른 제자의 태도.
제노스가 순진한게 아니라 사이타마가 정말 운 좋게 적절한 코칭을 해준거.....
완성형 주인공인 그가 지금 시험을 받고 있습니다.
....시험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제노스는 진심으로 멘토의 인간적인 콤플렉스를 걱정하는 중입니다만.
근데 제노스 뿐 아니라 사이타마 입장에서도 누가 챙겨준다는 것은 아주 오래간만이거나, 새롭거나
둘 중 하나일테죠.
일방적이지 않게, 서로 어느정도 인간적인 면에서 대등하게 도울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좋은 일입니다.
이들은 점차 "잘 다치지만 유능하고 착한 동생"과 "뭔가 엉성하지만 듬직한 형"의 관계를 다져갑니다.
스승과 제자라지만 엄격함이나 격식과는 거리가 먼 두 사람입니다.
7화.
제노스는 5화에서의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7화에서 확인하게 됩니다.
그 앞에는 뒤에서 자신을 따르겠다는 착한 후배[동생]를 둔 선배[형]의 미소가 보입니다.
8화.
8화는 다른 히어로들의 지분이 대부분이라 사이타마와 제노스의 이야기는 별로 없군요.
그래도 멘토의 순위를 걱정해주는 제자의 꼼꼼한 배려와 살림 솜씨가 훈훈하네요.
9화.
위기일 때 언제나 의지가 되는 강인한 버팀목이자.
필요하다면 구정물을 뒤집어 쓰는걸 마다 않는 정의의 심볼.
그에게 감화된 사이보그가 이젠 이런 인간적인 표정도 지을 수 있게 되었군요.
정의에 집착하고 악을 증오했다던 사이보그가 사적인 일로 일반인에게 직접 찾아갈려고 까지 했다는게....
그리고 사이타마도, 둔탱이가 아닌 이상 편지에 격분하는 제노스를 배려해서 더더욱 시크하게 반응한 것
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입증된 비브라늄 멘탈이니 이런걸로 기스가 나진 않을테지만, 그래도 곁에서 자신을 위해
화를 내주는 사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클 겁니다.
10화.
확실히 사이타마의 존재로 인해 지금의 제노스는 마음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11화.
언제나 선두에 서야 했던 그가 여유가 생기다 못해 아예 철철 넘쳐흐를 지경이 되어
11화의 메르자르가르드 전에서 동제와 함께 후방에서 꿀빨고 있을 정도죠.
저거, 저 메르자르가르드에게 지금 가장 효과 있는 무기가 바로 제노스의 "소각포"일 텐데...?
안 보는 거냐, 못 보는거냐...???
12화.
....이놈 이거....
.......................
제노스의 변화는 본인 스스로가 "아마이 마스크"와의 비교를 통해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부분을 포함해
시청자에게 전달합니다.
어떤 과거의 트라우마에 쫒기며 옆을 돌아보지 않아 독선적으로 변질된 정의.
사이타마를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쯤 제노스의 멘토는 아마이 마스크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죠.
그리고 막화에 와서 이전에 했던 제노스의 다짐, " 선생님이 곤경에 처하면 제가 반드시...."는
결국 실현되었습니다.
"정의"가 아닌 "인간"을 생각하고 돕게 된 사이보그의 언행일치적 희생이 돋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추가: 잘 보니 소각포 조준이 내려가 있네요? 역시 착하군요, 제노스.
바로 이렇게요......
타츠마키의 힘을 확인한 제노스의 입장에선 제 딴엔 꽤 각오가 필요했을지도 모를 도발이었습니다.....
워낙 진지한 성격인지라.
위험을 알면서도 스승의 곤경을 구하려 제 한 몸 희생한 제노스에게 박수를 쳐 줍시다~~
원펀맨 애니메이션은 수준높은 작화 외에도 1화와 12화를 수미상관으로 연결시킴으로서 그 연출의 완성도에
있어서도 꽤 높은 수준을 자랑합니다.
....이런식으로 말입니다.
1화 사이타마의 나레이션을 막화에서 그 제자를 자처하는 자가 변주한 점.
그리고 보여줄 것 같지 않던 저런 부드러운 미소로 그간 제노스가 이룬 성장을 보여준 제작진의 오리지널
연출에 찬사를 보내는 바 입니다.
보로스가 사이타마에겐 점점 절망적으로 멀어지는 "인생 전투"를 이뤄내고 죽었다면,
사이타마는 보로스가 가지지 못한, 자신이 잃어버린 인간적인 뭔가를 이러한 인간 관계를 통해 충족할 수
있지 않을가 하는 기대를 가지며 부족한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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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무협물로 옳겨보면 나사빠진 절대고수를 만난 복수귀의 속세 다시둘러보기.. 사이타마도 사이타마지만 매화마다 한단계씩 배우고 깨닫는 제노스의 독백이나 발전을 지켜보는 맛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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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니 제노스라는 캐릭터를 잘 알아보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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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니 저쩌니 하면서 사이타마가 제노스를 만나고 실버팽.무면라이더.킹.후부키.차란코등 점점친구나 아는사람들이 늘어났죠 이러면서 점점 인간적인 부분을 충족할수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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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우:내가 바로 예언의 불길한 미래- 재해레벨 신이다. 제노스: "어이, 그 앞은 [사이타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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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스가 여자였으면 진짜 히로인 밸런스붕괴 일어났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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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니 저쩌니 하면서 사이타마가 제노스를 만나고 실버팽.무면라이더.킹.후부키.차란코등 점점친구나 아는사람들이 늘어났죠 이러면서 점점 인간적인 부분을 충족할수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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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우:내가 바로 예언의 불길한 미래- 재해레벨 신이다. 제노스: "어이, 그 앞은 [사이타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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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스가 여자였으면 진짜 히로인 밸런스붕괴 일어났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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