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를 맞아 신작 애니메이션들이 속속 방영을 시작했고, 연출도 볼거리도 풍부한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화계에서도 1분기, 특히 1월이면 아카데미를 노리는 수준높은 다양성영화들이 대거 개봉하는 시즌이죠.
그런 1분기 신작들 중에서도 제 눈에 유독 들어오는 작품은 '재와 환상의 그림갈' 입니다.
사실 아무 정보도 없이 우연히 보게 된 스크린샷 몇장을 통해 접하게 되었는데, 배경미술이 참 마음에 들더군요.
배경에 3DCG를 도입하는 작품도 날이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고, 실사 배경의 트레이싱을 통한 사실적인 배경 표현으로 접근해오는 작품도 만만찮게 많은데, 과감하게 셀 애니메이션 시절에 자주 봤을 법 한 수채화풍의 배경 묘사를 도입했습니다.
가지런히 정리되지 않고 삐뚤삐뚤한 선과, 선으로 나뉘어지는 공간에 크게 여의치 않는 자유로운 채색이 돋보입니다.
일반적인 맑은 날의 낮 풍경 외에도 이런 노을 지는 석양의 풍경도 따스한 색감으로 잘 잡아 내고요.
특히나 노을빛에 번지는 경관을 표현하듯 일반적인 배경 보다 더욱 정리가 덜 되어 있고 데포르메된 선들이 인상적입니다.
뭐 이런 푸르스름한 빛깔의 새벽녘의 풍경도 빼 놓을 수 없겠죠.
이런 훌륭한 배경을 담당하신 미술 감독 분은 카네코 히데토시(金子 英俊) 씨 입니다.
TVA에서 주로 활동하시며 경력도 긴 분이시죠.
대표작으로는 은하 영웅 전설, 더 파이팅, 파이브 스타 스토리, 로도스도 전기, 잔향의 테러, 망량의 상자, 아이우라, 블랙 라군, 트라이건등이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다들 아실 쟁쟁한 작품들입니다.
이런저런 작품들이 섞이긴 했는데 모두 카네코 히데토시씨의 작품들 입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앞서 말씀드린 그림갈에서 볼 수 있는 특징들을 엿볼 수 있죠.
그림갈 의 배경은 굉장히 수려합니다만, 배경 미술 뿐 아니라 배경의 설계 와 배경을 다루어내는 카메라 워크 또한 상당히 훌륭합니다.
우선 위 장면들 처럼 숲 속 장면에선 인물의 명암을 나뭇잎 사이사이로 비춰 들어오는 빛을 토대로 설정하여 날카롭고 얇은 선의 인물 작화와 배경 작화간의 어색함을 최소화 하고 있죠.
위 장면들의 물레방아나 뚜껑 같이 배경 곳곳에 어색하지 않게 3D오브젝트 들을 배치하여 제법 효율적인 일 처리도 보여주고요.
하지만 역시 가장 감탄스러웠던건 카메라가 패닝(좌우 움직임),혹은 틸트(상하 움직임) 상황에 있을 때, 다중 레이어를 통한 원근감의 표현 입니다.
위 장면들을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사실 영상으로 보시는게 더 좋습니다.)
첫번째 장면에서 시계탑과 그 밑의 건물들이 서로 다른 레이어로 이루어져 있는데, 카메라가 밑으로 내려가면서 상대적으로 시계탑이 화면의 상단으로 올라오게 됩니다.
보통 다른 높이에서 한 대상을 보게 될 때 그 높낮이에 따라 무언가 드러날 수 도 있고 가려질 수 도 있죠.
배경을 3DCG로 만든다면야 카메라만 움직여 주면 해결될 일이지만
그림갈과 같은 손그림 배경에서 원근감에따른 변화를 주기 위해 레이어를 2중,3중으로 겹쳐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게 만들어 원근감을 표현해 냈습니다.
사실 특별한 기술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다른 애니메이션에서도 수두룩하게 사용되고 있는 기법이고요.
다만 이런 애니메이션 특유의 연출에선 카메라의 이동에 따른 각 레이어별 속도의 차이를 조절하는게 관건인데,
그림갈은 유달리 그런 요소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잘 해냈다는 거죠.
사실 굳이 레이어별로 나눌 필요 없이 통짜 그림에 카메라의 틸트만으로도 보통 지금과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달라지거나 하진 않습니다.
레이어간의 속도 조절을 잘 못 할 경우 다소 조잡해보이는 연출이 될 가능성도 크고요.
그런 세세한 요소에 집중해 준 나카무라 료스케 감독과 이가라시 신이치 촬영 감독의 공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장면의 경우엔 1초도 안 되는 짧은 장면 이지만 광각 렌즈로 담아낸 둥글게 왜곡된 풍경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카메라가 틸트 다운 할 때에 맞춰 마을 뒷편의 산맥 레이어를 순간적으로 위 아래로 눌러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감각적인 연출이 자연스럽게 툭툭 튀어나오니 놀라울 따름이네요.
뭐 이런게 노하우겠죠.
그림갈 3화에서 짧게 지나가는 이 장면의 경우엔 무려 레이어가 세단계나 됩니다.
솔직히 이쯤 되면 왜 저렇게 꼼꼼한 건지, 왜 저런 사소한 부분에 집중하는건지 궁금해 졌는데..
그 뒤에 이어지는 장면 들이 보통 보기 드문 부감 쇼트 등을 이용한 입체적인 구도의 장면들이기 때문이더군요. -_-
일반적인 구도의 배경 설정 쇼트에서 갑작스레 저런 입체적인 구도로 바뀌게 되는데, 미리 자잘하게 보여주는 레이어를 통한 원근감,즉 입체감이 서로 판이하게 다른 구도의 두 컷 간의 연결을 좀 더 유기적으로 만들어준달까요.
한편, 2D 배경을 여러가지 기교를 통해 입체화 하고 있지만 꼭 필요할땐 3D도 거리낌없이 씁니다.
'벽을 등지고 잠든 고블린'이라는 단편적인 정보를 보다 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배경을 통째로 3D 모델링 하여 인물의 시점에서 벽을 끼고 돌아가는 시선을 그려내었죠.
전투 자체 보단 인물간의 심리와 군상 묘사에 더 초점을 맞춘(듯한) 작품이니 만큼, 이런 세밀한 부분에 신경 써 주는 점은 팬이시라면 정말 감사할 일이 아닐까 싶네요.
'그림갈'이 모든 연출 면에서 특출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중요한 대목에서 다소 긴장감이 평이한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하지만 위와 같은 배경 연출에 있어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써 준다는건 아직 그 만큼의 역량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물론 작품 후반에 가서 힘에 부칠 때가 온다면, 배경 연출과 내러티브의 전달 중엔 당연히 후자를 택해야 할 것입니다.
그정도 선택도 못 할 감독이라고 생각되진 않지만요. :)
PS.감독 나카무라 료스케씨와 미술감독 카네코 히데토시씨가 호흡을 맞춘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더군요. 이미 기존에 몇번씩이고 작품활동을 함께 한 경력이 있었습니다. 아마 서로 마음이 잘 맞기에 계속 함께 하며 저런 연출도 보여 줄 수 있는 것이겠죠.
PS2. 혹시나 틀린 정보가 있다면 꼭 말씀해 주세요.
PS3.기억해주시는분이 계실까 싶지만 원펀맨 원화가별 담당 파트 정리 #3은 기약없이 미뤄질 것 같습니다. 귀찮거든요
마지막으로..
유메땅 귀여워!
(IP보기클릭).***.***
우와 잘 봤습니다... 이렇게 회화적인 느낌의 BG는 자칫하면 완성도가 떨어져 보일 수도 있어 오히려 더 디테일하고 정교한 BG보다 어려울수도 있는데 대단하네요... 느낌도 너무 좋습니다. 기회가 되면 영상으로 전부다 찾아서 보고 싶네요!
(IP보기클릭).***.***
파이브 스타 덕분에알게된 분이었는데... 트라이건도 맡아서 해주셨었군요 허허..
(IP보기클릭).***.***
왜 굉장한지 이제 알겠네요.
(IP보기클릭).***.***
공들인 배경 채색이 캐릭터들을 압도하지 않게 한 점이 좋았어요. 덕분에 캐릭터 없는 장면은 편안히 풍경 감상하다 캐릭터에 집중하고. 이야기 자체가 수수하니까 이에 잘 맞춘 듯 해요.
(IP보기클릭).***.***
오오 크리에이터, 오오.....;;;;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우와 잘 봤습니다... 이렇게 회화적인 느낌의 BG는 자칫하면 완성도가 떨어져 보일 수도 있어 오히려 더 디테일하고 정교한 BG보다 어려울수도 있는데 대단하네요... 느낌도 너무 좋습니다. 기회가 되면 영상으로 전부다 찾아서 보고 싶네요!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공들인 배경 채색이 캐릭터들을 압도하지 않게 한 점이 좋았어요. 덕분에 캐릭터 없는 장면은 편안히 풍경 감상하다 캐릭터에 집중하고. 이야기 자체가 수수하니까 이에 잘 맞춘 듯 해요.
(IP보기클릭).***.***
왜 굉장한지 이제 알겠네요.
(IP보기클릭).***.***
파이브 스타 덕분에알게된 분이었는데... 트라이건도 맡아서 해주셨었군요 허허..
(IP보기클릭).***.***
오오 크리에이터, 오오.....;;;;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