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급적 원본영상을 보시길 강력히 권합니다.
소녀이야기 영문자막판
소녀이야기 일문자막판
피해자 할머니'들'이라고 나오지만 정작 본편에는 정서운 할머니 이야기밖에 없습니다.
원래는 두 분의 이야기가 실릴 예정이었는데 어떤 이유로 정서운 할머니 이야기만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제목
어릴 적 비교적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정서운 할머니.
때는 일제강점기.
일제의 수탈이 점점 거세지는 가운데 주재소에서 집안의 놋그릇을 내놓으라고 찾아옵니다.
하지만 민족의식이 투철했던 아버지는 이를 거부하고 놋그릇을 모두 논에다 묻어버립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이를 밀고해 버렸고 결국 아버지는 주재소에 잡혀갑니다.
소녀 정서운은 주재소로 면회를 가지만 다시는 오지 말라는 호통만 듣고 다시 나와야 했습니다.
하루는 이장이 센닌바리(千人針, 일본에서 군인들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흰 천에 붉은 실로 수놓은 일종의 부적)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게 되면 아버지를 풀려나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 줍니다.
센닌바리 실물
그 말을 철석같이 믿은 소녀 정서운은 공장에 가겠다고 자원합니다.
그러나…
끌려온 곳은 일본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스마랑에 있는 일본군 진지였습니다.
그날 밤…
같이 끌려온 사람들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렸던 정서운.
……
그러나 자꾸만 거부하는 정서운에게 일본군이 아편 주사를 놓고 결국 아편중독자로 만들어 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수없이 많은 일본군을 받아내야 했습니다.
어쩌다가 사람이 죽으면 아무 곳에다 묻어버렸다고 합니다.
인간 이하의 생활을 참을 수 없었던 정서운은 자살하기 위해 한국인 군의관을 통해 몰래 금계랍(염산키니네, 말라리아 치료약)을 모아서 한꺼번에 먹습니다.
하지만 정서운은 살아남습니다.
간간이 외부의 병원으로 진찰을 받으러 갈 일이 있었는데 가는 길에 스쳐지나가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슬펐던 부분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점점 전황이 일본군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하고…
어느 날 일본군은 살아남은 10명의 위안부 중 서너 명을 방공호에서 총살해버립니다.
이후 부대에 근무하던 한국인이 부대로 빨래감을 가지러 오던 인도네시아 사람을 통해 연합군에 편지를 전달하면서 주둔지가 연합군에게 점령당하고 정서운을 포함한 생존자들은 모두 자유를 되찾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어머니도 이미 돌아가시고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 있습니다.
"인자 난주에는 오래 되니께 고만 목숨만 부지하자, 목숨만 살면
내 몸은 뺏아가도 내 마음만은 안 뺏아간다. 이런 정신으로 내가 살았지."
故 정서운 할머니
아마도 수요집회에서 찍은 사진인가 봅니다.
지난해 어떤 계기로 김준기 감독님에게 원본 영상을 직접 제공받아 본 이후로 벼르고 벼르다 얼마 전 소녀이야기가 인터넷에 공개되어 드디어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 일본군 성노예 생활을 했던 정서운 할머니의 지옥과도 같은 경험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작품을 다 보고 나면 수십년 전 피해자 할머니들께서 느끼셨을 고통을 작게나마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ㅁㅁ 장면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그것은 일본군성노예에 관해 기술한 문장을 수업 시간에 교과서에서 읽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입니다. 두 경우 모두 우리는 분노하지만 후자가 단지 머리로 알고 그러한 것이라면 이 작품을 보는 것은 적게나마 가슴으로 공감하여 분노할 수 있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애니메이션이 환상과 꿈을 이야기하는 데 좋은 콘텐츠라고들 많이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현실적이거나 사실적인 작품은 애니메이션에 맞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소녀이야기를 보면서, 과연 그것에 옳은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현실과 달리 단순화를 하는 애니메이션이 그 특성상 오히려 현실의 본질적인 부분만 쏙 뽑아서 전달해주고, 그래서 오히려 영화나 드라마보다 당사자의 느낌을 더 현실적으로 전달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또한 비현실을 주로 이야기하는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으로 현실을 이야기했을 때 그 역설로 인해 시청자가 받게 될 충격을 생각해 봐도 그러하구요.
그럼으로서 소녀이야기는 우리에게 결코 작지 않은 것을 일깨워 줍니다. 나라를 빼앗긴 현실과 전쟁의 광풍 아래서 한 개인이 어떻게 파괴될 수 있는지를 말입니다. 다시는 우리 역사에 이런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또한 많은 선량한 일본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여 극우주의자들의 경거망동에 휘말리지 않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저 할머니들께서 모두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여담으로, 영상의 퀄리티나 이런 부분에서도 단편애니메이션답지 않게, 거의 상업 애니메이션 수준으로 매우 훌륭합니다. 다만 작품 제작에 사용된 인터뷰가 작품 제작을 위해 따로 녹음한 것이 아닌, 이미 녹음되어 있던 것을 가지고 활용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인터뷰 내용을 따라가느라 내용전개나 연출 사용이 효과적이지 않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소재(누군가가 당연히 했어야 했지만 적어도 애니메이션에서는 아무도 하지 않고 있던 소재)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 작품의 가치는 대단히 높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을 찾아보다 보니 이 작품의 내용에 관해서 역사적 진위에 대한 반박도 있었습니다. '센닌바리 공장'이라는 것이 실제로 없었으며 정서운 할머니가 끌려가셨다는 1937년에는 인도네시아에 일본군이 없었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을 만드신 김준기 감독님의 다음 작품은
조선인 가미카제 조종사와 야스쿠니 신사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까지 잘 안 하던 작업들이 많아서 그런지 감독님께서 도움이 필요하신가봅니다.
혹시 3D 이펙트나 FX 관련한 직업 종사자나 전문가분이 계시다면 이 글(http://blog.naver.com/herstory2011/180267541) 을 읽고 김준기 감독님께 연락해 보시기 바랍니다.
SV-001/R의 극장용/독립단편애니메이션/기타 애니메이션 글
> 초음이의 풀잎학교 3, 4화 - 민지야 학교 가자 / 우리들의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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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마의 단백질 커피 - WANTED / 무림일검의 사생활 / 사랑은 단백질 (BGM)
> SBS 애니갤러리 제 162회 - 아빠가 필요해 / 천년기린
> SBS 애니갤러리 제 163회 - 그들의 바다 / 절연주의사항
> SBS 애니갤러리 제 164회 - 우측통행 / 볼록이 이야기
> SBS 애니갤러리 제 186회 - 순수한 기쁨
> SBS 애니갤러리 제 232회 - 오목어 / Ideal / White Day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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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또 한가지 더. 올 초 KBS 독립영화관을 통해 이 애니메이션이 처음으로 지상파 방송을 통해 소개가 되었는데, 정작 한국 독립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는 방송이라고 자처하는 SBS 애니갤러리에서는 이 작품이 방송불가 판정을 받고 방영이 좌절되었습니다. 물론 독립영화관은 새벽에 하는 프로그램이고 애니갤러리는 오후 4시에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작용했겠지만 수위가 좀 높다고 해도 역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작품에 방송불가 판정을 먹일 거였으면 애초에 왜 감독님에게 방영시켜줄것처럼 이야길 했던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아니 그보다도, 독립 애니메이션을 대중에게 소개하겠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 오후에 방영함으로서 접근성도 낮아지고, 민감한 문제를 다룬 작품이나 수위가 높은 독립애니메이션은 절대 방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독립 애니메이션을 방영한다는 건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겠다는 것인데, 그 시간대 때문에 오히려 다양성을 해치고 있는 것입니다. 오후 4시 시간대에 과연 연상호 감독님의 지옥이나 JM애니메이션의 인터섹션 같은 작품을 방영할 수 있을까요? 2년쯤 전에 스튜디오 고인돌의 '데미안'이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다는 이야길 들었을 때는 정말 어리둥절했습니다. 아무튼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SBS 애니갤러리에 실망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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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종군위안부의 증언이 있었조 한일본인 위생병이 양심선언을 했습니다. 위안부를 군이 관리 안했다고 증언하는 일본 우익 자민당은 거짓말쟁이입니다. 그들의 아버지 할아버지가 A급 전범이기 때문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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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장이 무너져 내린다는 표현이 내 가슴깊이 파고든다. 이 새벽에 옆방에서 고이잠든 집사람과 딸생각에 그냥 중간에 눈물이 주르륵...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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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선인 가미카제다' 라는 책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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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알렸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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