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페이트가 득세하던 시절 일본과 우리나라 양쪽에서 벌어진 큰 논쟁이 있었죠. 페스나 = 문학 드립
뭐 결론은 페스나 = 미연시 이지만...페스나란 작품 자체가 미연시인 만큼 주인공 시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히로인들입니다.
페스나에는 평균 플레이 타임 50~60 시간이란 무시무시한 볼륨치고는 굉장히 적은 3명의 히로인이 등장합니다.
적은 히로인 만큼이나 19금 씬의 시간도 적고 연출도 별로라 페스나는 미연시가 아니란 주장이 성행한 원인이 되기도 했지요.
어쨋든 주인공 시로 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3대 히로인이 상징하는 여성상에 대해 끄적여 보려 합니다.
1. 세이버
가장 먼저 등장하는 히로인이며 페스나 최강, 아니 타입문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대표 히로인이 바로 세이버입니다.
공의 경계 애니화 이후 잠깐 료우기 시키에게 밀리기도 했지만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달리는 히로인이죠.
세이버가 보여주는 여성상은 바로 "꿈속의 이상형" 입니다.
페이트/스테이 나이트라는 이야기의 주요 골자는 간단히 말하자면 시로의 성장기라고 표현할수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인 페이트 루트의 시로는 꿈을 가지고 이상을 키워가는 어린 소년의 상태입니다.
그런 소년이 꿈꿀만한 이상형의 여인이 바로 세이버 입니다.
겉보기엔 한없이 연약해보이고 아름답지만 굳센 의지와 자신을 능가하는 엄청난 능력으로 자신의 이상실현을 도와주는
강력한 조력자 ( 그런 의미에서 존재 자체가 서번트라는 설정이죠.) 여린 외모지만 성격이나 행동은 누님같이 듬직하고
시로를 따른다기 보다 시로를 이끌어가는 듯한 이미지의 이상적인 여성, 그것이 페이트 루트의 세이버입니다.
페이트 루트의 시로는 말 그대로 애송이 마술사이며 정의의 사자가 되겠다는 꿈은 있으나 그 꿈을 이룰 방법도 모르고
이리 저리 휘둘려 다니기만 합니다. 세이버의 소환도 우연이었고 성배전쟁이 무엇인지 알게 된것도 린의 반 억지에
가까운 휘둘림 탓이었고 이후 전개에서도 세이버와 린에게 이리 저리 휘둘려다니며 인질 신세까지 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시로는 자신의 꿈과 이상에 확신을 가지고 자신을 이끌어오던 세이버의 이상과 정면
충돌까지 하면서 결국 세이버라는 이상의 여인의 동조를 얻어내고 사랑까지 쟁취합니다. 그리고 도저히 이길수 없을것
같던 거대한 적을 두사람의 힘으로 쓰러뜨리고 이상을 실현하지만.....세이버와의 인연은 거기서 끝이 납니다.
바로 세이버가 "꿈속의 이상형" 이기 때문이죠. 소년의 꿈은 꿈으로 끝날뿐 그게 미래로 이어지지는 않으니까요.
소년 시절 꿈속에서 바라본 이상형과의 가슴아픈 첫사랑... 유일하게 엔딩이 하나밖에 없는 세이버는 결국 꿈속으로
돌아가며 이야기의 끝을 맺습니다. 어린시절 꿈속에서 바라던 담임선생님과의 첫사랑 같은 이미지가 바로 세이버의
이미지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2. 토오사카 린
세이버가 소년의 꿈속의 이상형이라면 린은 사춘기의 "사랑하는 동반자" 입니다.
물론 린이 시로보다 훨씬 유능한 마술사임엔 분명하지만 마지막에 가장 큰 장애물을 해치우는건 시로의 몫입니다.
어설픈 애송이 시로를 이끌어가던 세이버와는 달리 린은 시로와 같은 마술사로서 서로 돕고 힘을 합쳐 강대한 적에
맞서나갑니다. 거기서 배신도 당하고 좌절도 겪고 의외의 인물에게 도움도 받아가면서 결국 멋지게 승리를 이끌어내죠.
아름답지만 별난 성격에 유능하지만 실수도 하는 린의 모습은 세이버같은 초월자의 이미지가 아닌 동등한 위치의
"동반자" 에 가깝습니다. 동급생이며 서로 싸우고 충돌하고 부대끼며 정을 키워나가는...그야말로 그림으로 그린듯한
단짝 캐릭터. 점점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시로에게 있어서 꿈에 그릴만한 완벽한 배우자죠.
그래서 그런지 UBW 루트는 페스나 전체를 통틀어 가장 밝고 활기차게 진행되고 엔딩도 두가지 모두 만족스럽게 그려집니다.
이중 굿 엔딩은 이후 설정을 바탕으로 한 동인소설 페이트 인 브리튼마저 엄청난 인기를 모을 정도로 호평받은 엔딩이었습니다.
꿈으로 지나간 세이버와 달리 현실에서 시로와 함께 장애에 맞서가는 이상적인 배우자...그래서 그런지 나스도 린을 굉장히
좋아하는 느낌입니다. 세이버에 비해 취급이 좋은 느낌.... 그래봐야 페스나 최고 인기캐릭터는 세이버라구 !!
3. 사쿠라
페스나 원작이 날리던 시절 가장 인기없던 히로인 사쿠라...하지만 제로가 방영된 후 상당히 인기가 올라서 한때 서번트보다도
밀리던 인기순위도 많이 올라가 다행인 캐릭터죠. 헤븐즈 필 극장판 발표때 성우분이 울었다고 하던데 이제야 빛을 보려나요.
사쿠라는 나스의 초기 작품에서 빠지지 않는 능욕계 포지션을 맡고 있습니다. 가장 어둡고 무거운 스토리인 헤븐즈 필의 히로인
을 맡고 있죠. 페이트나 UBW 루트의 모습에선 전혀 느낄수 없는 모습....바로 현실속의 "지켜야 할 자신의 반려자" 입니다.
나스가 현실을 어떤 이미지로 생각하고 있는진 몰라도 헤븐즈 필의 시로는 현실을 깨닫고 어른이 된 남자입니다. 착한 동생으로만
알고있던 사쿠라는 누구보다도 아픈 현실을 살고 있었고 꿈속의 이상형은 조기에 탈락 - 세이버의 조기 퇴장은 정의의 사자가
되겠다는 시로의 이상의 붕괴로 봅니다. 서번트를 잃은 마스터는 사실상 성배전쟁을 해 나갈수가 없으니 이상을 실현할 방법도
없는거죠 - 린은 협조자로서 여전히 자기를 돕지만 그들을 가로막는 현실의 벽은 절망스럽기까지 합니다.
헤븐즈 필에선 라이더를 재외하면 서번트들의 취급이 정말 지독할 정도로 나쁩니다. 이상속의 강력한 조력자였던 서번트들은
이세상 모든 악에 의해 제대로 힘도 못써보고 스러지며 사쿠라조차 그 악에 먹혀 최종 보스 모드로 탈바꿈됩니다.
이런 상황에 시로는 자신의 몸을 불살라서라도 사쿠라를 구한다는 선택을 합니다. UBW 까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겠다고
외치던 시로의 이상은 여기서 부서지고 오로지 자기 손에 닿는 단 한사람을 지킨다는 것으로 변모합니다.
헤븐즈 필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현실의 벽에 꿈을 꺾은 시로를 비난하고 대량 학살자인 사쿠라를 욕하지만 현실 속에서 자신의
반쪽을 지키기 위해 이상까지 포기한 시로를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도 꽤 많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꿈과 이상의 세계에서 살던
시로가 결국 현실을 깨닫고 어른으로 성장해 나온거죠.
어른이 된 댓가로 노멀 엔딩에선 결국 시로는 죽음을 맞지만 사쿠라는 살아남고 시로를 기다리며 여생을 마칩니다. 최소한
사쿠라라는 사랑하는 여성은 지켜낸거죠. 그래도 그 결말은 제 3자 - 게임을 플래이 하고있는 유저의 입장에선 가슴아픕니다.
사쿠라가 어떤 심정으로 시로를 사랑했는지 지켜본 유저들은 그 사랑의 결실이 맺어지지 못한게 너무나 안타까울수밖에 없죠.
하지만 현실속의 가슴아픈 사랑은 대부분 끝이 안타까운 법...지독하리만치 매정한 사쿠라의 노멀엔딩은 이뤄지지 못한 현실의
사랑이라고 봅니다. 결국 트루 엔딩에서 사쿠라는 시로라는 사랑하는 연인과 관계가 회복된 진짜 언니와 큰언니같은 조력자
라이더와 함께 행복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게 되죠. 죽어라 고생한 시로에게도 가장 행복한 결말로 보입니다.
꿈속의 이야기 페이트, 이상의 실현인 UBW , 꿈도 이상도 잃었지만 현실의 행복을 가진 헤븐즈 필 -
이 3개의 루트로 나스는 시로라는 주인공을 통해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한남자의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미연시의 주된 플래이어가 거의 남자라는 점에서 이 잘 짜여진 이야기는 훌륭한 스크립트로 짜여진 이펙트와 더불어 대성공을
이뤄냈죠. 이 대성공에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준 3명의 히로인이 혁혁한 공을 세운건 뭐 당연한 사실이구요.
이번 리메이크에선 정말 3명의 히로인 모두 제각각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는 느낌입니다. 세이버의 누님같은 자상한 매력과
린의 활기발랄한 깜찍함, 사쿠라의 새색시같은 순종적인 매력까지 각기 자신들의 매력을 뽐내는데 주저함이 없더군요.
앞으로 또 어떤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개인적으로 진짜 강력하게 굿 엔딩을 희망하고 있지만
나스도 그렇고 유포테이블도 그렇고 왠지 세이버 취급이 참 험한 편이라 어떻게 될지....힘좀 써주세요 타케우치 사장님
P.S 헤븐즈필에서 마음껏 발휘될 사쿠라의 또 다른 매력도 참으로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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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세이버 : 밥비 린 : 보석값 사쿠라 : 잘못하면 세계멸망 ........ 키리츠구 :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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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헤븐즈 필이 이렇게 재평가 받는 날이 오다니 감회가 새롭네요. 정말 시간이 약인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헤븐즈 필 루트를 거들떠도 안보는 사람이 많았는데 말이죠. 저도 헤븐즈필 루트의 시로를 ubw루트와 동급으로 좋아합니다. 다만 사쿠라만의 아군이 아니라 이리야의 아군이 되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지... 개인적으로 사쿠라는 별로더군요. 이리야가 훨씬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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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W 의 시로는 좋았고, HF의 시로는 멋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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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F가 정말로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느끼게된건 시로의 정체성 상실이었죠. 그리고 그것을 알게 된 사쿠라도 현실에 타협하고 행복하다고 한 점. 실제 연인들도 오래 사귀거나 결혼을 하게 되면 처음 상대를 보고 반했던 점들이 자신의 착각이었거나 점점 변해간다는걸 느끼게 되는데 그것을 이해하고 내가 생각했던것과 다른 연인을 받아들이는게 진정한 성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쿠라가 좋아했던 시로도 사실은 정의의 사도가 되고싶어하며 남들을 돕는 시로였지만 HF의 영향으로 키리츠구도 자신의 꿈이 무었이었는지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겠죠. 아마 정의의 사도는커녕 비겁한 짓을 하고다니게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쿠라는 그것을 전부 이해하고 시로라는 사람의 한가지 모습뿐만이 아닌, 그 자체를 사랑하게되었기 때문에 지독히도 현실적인 성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루트라는 생각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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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청년-어른 이렇게 성장하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솔직히 다들 그랬을거 아니예요? 꿈도 있고 이상도 있었겠지만 어느새 어른이 되고 나니까 그저 현실에 타협하게 되는... 물론 그 꿈과 이상을 가지고 끝까지 가는 소수도 있지만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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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F가 정말로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느끼게된건 시로의 정체성 상실이었죠. 그리고 그것을 알게 된 사쿠라도 현실에 타협하고 행복하다고 한 점. 실제 연인들도 오래 사귀거나 결혼을 하게 되면 처음 상대를 보고 반했던 점들이 자신의 착각이었거나 점점 변해간다는걸 느끼게 되는데 그것을 이해하고 내가 생각했던것과 다른 연인을 받아들이는게 진정한 성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쿠라가 좋아했던 시로도 사실은 정의의 사도가 되고싶어하며 남들을 돕는 시로였지만 HF의 영향으로 키리츠구도 자신의 꿈이 무었이었는지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겠죠. 아마 정의의 사도는커녕 비겁한 짓을 하고다니게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쿠라는 그것을 전부 이해하고 시로라는 사람의 한가지 모습뿐만이 아닌, 그 자체를 사랑하게되었기 때문에 지독히도 현실적인 성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루트라는 생각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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