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요리의 총본산 런던에서 어마어마한 소리를 하는 린.

<영국 음식 솜씨 없기로 유명, 각국 음식점 성업> 

【런던=김성열 특파원】 「유럽」에서 영국 요리라면 맛없기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영국의 상류층쯤 되면 주말에 가족동반으로 바다건너 「빠리」까지 「프랑스」 요리원정을 가기도 한다. 「런던」시내의 식당분포도를 보면 「빠리」에 본점을 둔 유명한 「프랑스」 레스토랑과 값싼 「마카로니」 「스파게티」로 중산층에 파고드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곳곳에 즐비하고 카레 요리의 인도와 중국음식점도 목하 성업 중. 그러나 일본식당은 겨우 넷, 한국식당은 그나마 하나도 없다. "영국요리란 게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국제적인 요리들이 활개치고 있기 때문에 「런던」은 앉아서 전 세계 음식 맛을 즐길 수 있는 「미각의 도시」라는 역설이 나올 만도 하다.

그래서 영국 요리사들은 「맛없는 영국 음식」에 자존심을 상하는 모양. 18세기 후반인 1798년에 개점하여 순영국식 요리의 오랜 전통을 자랑해온 「레소토랑 룰루스」를 찾아가 주방장 「제임즈」 영감의 비위를 건드려 보았다.

"영국 음식은 맛없는 게 특색이라는 소문인데…."

"맛없는 게 특색이라니. 우리 집 요리를 자셔보고 하는 말씀이요? 그런 말은 「피카딜리」 근처의 카푸테리아나 양을 찾는 「이탈리아」 「스파게티」에 맛들인 뜨내기 관광객들이 꾸며낸 소문이겠죠."

"이 집에서 게임 요리(사냥한 동물로 만든 음식) 외에 내세울 만한 영국식 요리가 있다면?"

"계절 따라 갖가지죠.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고기로는 로스트비프, 생선으론 「도버」 해협에서 잡히는 「도버 솔(혀가자미)」의 「무니엘」(버터구이), 그리고 「스카치 스모크 서먼」(연어증기찜)을 들 수 있죠. 영국 아니고선 「도버」 해협에서 나는 싱싱한 「도버솔」의 진미를 맛보긴 힘듭니다."

끝없는 자랑을 듣고 있자니 맛없기로 세계 제일인 영국 요리가 세계 최고의 음식 같은 착각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후략)

ㅡ 동아일보, 1971.03.20 기사. 

기철이가 패드립치던 시절인 1970년대 초의 한국은 정부에서 반강제적으로 혼분식을 시행할 정도로 일반인들의 식생활이 열악했습니다. 게다가 간단하게나마 '서양 요리'를 맛본다는 것 자체가 최상위 부유층이 아니면 1년에 한번 먹을까 말까 할 정도로 어려웠죠. 그것은 

검정고무신에서 생일날 케이크 사달라고 떼 쓰는 에피소드나 바나나 먹는 에피소드 보면 실감할 것입니다. 아니면, 부모님이나 할아버지 , 할머니께 묻거나.

그런 상황인데도 영국 요리를 까는 기사가 나오는 정도면, 차라리 굶어죽을 지언정 영국요리는 돈 줘도 안 먹는다는 소리임.

"올림픽에만 3번째로 참가하면서 선수촌 밥이[15] 맛없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ㅡ 2012 런던 올림픽에 참가한 대한민국 사격선수 진종오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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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선수촌에서 제공하는 음식은 우리에게 맞지 않는다. 먹을 수 있는 것이 적다."
ㅡ 2012 런던 올림픽에 참가한 일본 남자 체조 선수 다나카 가즈히토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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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배는 채우지만 음식 맛은 중국에서 먹던 것과 많이 다르다."
ㅡ 2012 런던 올림픽에 참가한 중국 선수

지금으로부터 불과 3년 전, 런던 올림픽 때, 한중일이 하나되어 깐 영국요리

물론 심슨에서도 깠습니다.

그리고 이 영국에서 그나마 먹을 만한 것이 뭔지 알려주는 유명한 말들

영국에서 제대로 얻어먹는 길은 아침 식사를 3번 하는 거라는 걸 아는지 모르겠군.
ㅡ 앨프리드 히치콕의 영화 《프렌지》 중

영국에서 맛있게 음식 먹으려면 3끼를 아침 요리만 먹어라.
ㅡ 서머싯 몸

참고로 프렌지에서 저 대사를 말한 것은 영국 경찰 간부인 경감인데, 부인이 요리학원을 다니면서 매일 해 주는 음식들을 못 견뎌서 식사하는 척하고 안 한 다음 경찰서로 출근해서 베이컨과 소시지, 계란프라이를 먹는다. 영화에서 부인이 해 준 요리 중 가장 역겨운 요리는 생선수프인데, 생선조각들의 비쥬얼이 끔찍해서 그 음식의 냄새를 맡지 못하는 관객 입장에서도 그저 보는 것만으로 토사물이 연상되는 요리(?)죠. 부인의 대사를 보면 그 수프에는 빙어, 대구, 장어, 뱅어 등이 모두 들어가 있다고 한다.억지로 먹으려고 시도하다가 도저히 못 먹겠어서 포기한 뒤, 부인이 부엌에서 일할때 몰래 자기그릇에 담긴 수프를 냄비에 도로 붓고 이미 먹은 척을 하면서 와인만 퍼마시는 경감의 모습은 매우 웃기면서도 슬프다. 그 다음으로 나온 메추라기 통구이는 나이프로 썰어도 전혀 썰리지 않는다. 며칠 뒤 해 준 족발요리는 뼈만 있고 살점이 별로 없어서 뼈덩어리를 입에 넣어 우물거리다가 부인이 부엌으로 갔을 때 몰래 뱉어 버립니다. 참고로 알프레드 히치콕은 꽤 유명한 공포영화 감독이고 이 영화 역시 무서운 사이코패스 범죄 스릴러 영화이며, 위와 같은 요리를 만드는 경감 부인은 범인이 아니라 평범한 영국 주부입니다.

요약하자면, 이 끔찍한 영국서 유일하게 먹을만한 뭔가가 나오는 아침을 포기하겠다는 토오사카 린.

진짜 배부른 소리 하네.